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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이 적자, 퇴출 압박까지…자산운용업계에도 부는 칼바람

전체 자산운용사 절반 이상 적자 늪
운용자산과 당기순익은 증가…양극화 심화
ETF시장 소형운용사 진입 장벽 높아

국내 자산운용사들 간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송재민 기자] 국내 자산운용사들 간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당국이 부실 운용사에 대한 구조조정을 예고한 가운데 수익을 내기 어려운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의 생존 전략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3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분기보다 12% 넘게 뛰었지만 적자회사 비율은 53.5%에 달했다. 이는 전분기보다 3.3%포인트 높은 수치다. 전체 465개 회사 중 216개 사가 흑자를 기록했지만 249개사는 적자였다. 자본잠식회사 비율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2022년부터 29.9%였던 자본잠식회사 비율은 올해 3월 34.6%까지 치솟았다. 

반면 자산운용사들의 운용자산은 올해 들어 증가세를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1401조1000억원이었던 운용자산은 지난 6월 말 1443조4000억원, 올 9월 말 1465조3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전체 당기순이익도 마찬가지다.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은 4319억원으로 전분기(3839억원) 대비 480억원 증가했고 전년동기(3616억원) 대비 703억원 늘었다. 

자산운용사들의 운용자산과 당기순이익은 늘고 있지만 동시에 적자에 빠지거나 자본잠식 위기에 놓인 회사들도 많아진 셈이다. 지난해 대비 시장 상황이 개선됐음에도 적자를 기록한 운용사도 여전히 절반에 달한다.

금감원도 해당 보고서를 통해 “적자 및 자본잠식회사 비율도 계속해서 증가하는 등 자산운용산업의 전반적인 업황이 개선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해석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부실 자산운용사를 대거 퇴출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말 기준 207곳은 영업손실, 209곳은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자기자본 기준에도 미달한 곳도 9곳이나 됐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23개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와 간담회 자리를 갖고 관련 시장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이 원장은 “자산운용사 부실 회사 적시 퇴출을 통해 자질 있는 회사 위주의 경쟁적 시장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이와 같은 회사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경쟁적 시장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관련 법안에 따라 부실 자산운용사 퇴출 기준을 적용해 등록 취소, 직권 말소 등을 추진해 대대적인 관리에 들어갈 것이란 방침이다

그러나 중소 자산운용사들은 이미 경쟁이 치열한 시장 상황에서 대형 운용사들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수익을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자산운용업계의 주도권을 잡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거나 다양한 테마 상품을 내놓는 등 경쟁에 돌입하는 운용사들도 보인다. 다만 삼성과 미래에셋 양강구도가 공고하고 파이가 작아 큰 수익을 내지는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업계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특히 신규 진입한 운용사들은 생존율이 낮은 상황”이라며 “ETF 시장은 이미 대형사들의 점유율이 높아 수익성이 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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