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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협력 확대에 ‘눈길’ 정기선 HD현대 부회장[금주의 CEO]

HD현대 사우디 정부와 협력 관계 지속

불확실성의 시대입니다. 기업의 생존은 선택과 집중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CEO(최고경영자)의 역량이 기업의 희비와 직결되는 이유입니다. CEO의 결정은 기업을 살리는 약이 될 수도 기업을 죽이는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한 주간 국내 CEO들의 선택을 들여다보고, 이목이 집중된 CEO를 소개합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반다르 이브라힘 알코라이예프 사우디아라비아 산업광물자원부 장관과 13일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 HD현대]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꾸준히 중동 시장에 공을 들여온 경영인이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오랜 협력 관계를 계승‧발전시켜 중동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모습이죠. 이를 두고 재계에선 “할아버지인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의 이른바 ‘사우디 신화’를 손자가 이어가고 있다”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최근 국내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산업광물자원부 장관과 만나 주목을 받은 인물입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주인공입니다. 

재계 등에 따르면 정기선 부회장은 지난 13일 울산 HD현대중공업 본사에서 반다르 이브라힘 알코라이예프 산업광물자원부 장관을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산업개발기금(SIDF) 최고경영자(CEO)인 술탄 빈 칼리드 알사우드 왕자와 주영민 HD현대오일뱅크 사장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정기선 부회장이 한국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 방문했을 당시 알코라이예프 장관에게 방한을 요청했고, 알코라이예프 장관이 이에 응하면서 이번 만남이 성사됐다는 후문입니다. 

이번 만남에서 정기선 부회장은 알코라이예프 장관 일행과 합작 조선소(IMI), 합작 엔진회사(마킨)를 비롯해 수소‧암모니아 프로젝트 등에 관한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고 합니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의 미래 신도시 프로젝트인 네옴시티 등에 대한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 등에 대한 의견도 나눈 것으로 전해집니다. HD현대그룹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 기업(아람코) 등과 협력해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 합작 조선사와 엔진회사 설립을 추진하는 등 폭넓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정기선 부회장은 이번 만남에서 알코라이예프 장관 일행에게 직접 HD현대중공업의 선박 건조 현장을 소개했다고 합니다. HD현대일렉트릭의 변압기 공장 소개도 직접 챙겼다고 하는데요. HD현대일렉트릭이 최근 네옴시티와 관련해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서 대규모 수주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 부회장이 일종의 ‘세일즈’ 활동을 한 셈입니다. 

정기선 부회장은 “HD현대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오랜 기간 다져온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조선 사업뿐만 아니라 친환경 에너지 사업 등 협력의 범위를 확대해 왔다”라며 “현재 진행 중인 협력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동시에 향후 공동 발전의 기회를 지속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HD현대는 국내 기업 중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끈끈한 협력 관계를 이어온 기업으로 꼽히는데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대규모 사업 기회가 있는 만큼, 그간의 협력 관계를 발판 삼아 기회를 선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지난 11월 단행된 HD현대 사장단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정 부회장의 어깨는 무거울 겁니다. 장기간 불황의 고리를 끊은 조선 사업 등으로 실적 개선을 이어가고 있지만,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지적입니다. 조선뿐 아니라, 정유, 건설기계 등의 고른 성장을 이끌어야 하고, 수소와 인공지능(AI) 등 미래 사업을 빠르게 육성해야 합니다. 정 부회장의 행보에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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