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에 23만원어치 팔렸다...신세계百 강남점, 연매출 3조원 첫 돌파
연매출 3조원…단일점포 최초
강남권 VIP 고객 유치 성과
내년 국내 최대 식품관 완성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국내 백화점 단일 점포 가운데 최초로 연 매출 3조원을 넘어선 곳이 나왔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이달 20일까지 누적 매출 3조원을 돌파하면서 '3조원 클럽'에 입성했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신세계 강남점 매출은 20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약 5% 증가해 3조원을 돌파했다. 강남점은 2000년 개점한 이후 10년 만에 당시 기준 최단 기간 연 매출 1조원을 넘었다. 2019년엔 국내 최초로 2조원을 넘어섰고, 올해 4년 만에 다시 3조원의 벽을 뛰어넘었다.
회사에 따르면 연 매출 3조원은 하루 영업시간 10시간을 기준으로 1초에 23만원씩 판매해야 달성할 수 있다. 강남점 영업면적 3.3㎡(1평)당 매출은 1억800만원에 달한다. 단일 점포 연 매출 3조원은 해외에서도 드문 사례다. 영국 해러즈 런던(2022년 약 3조6400억원), 일본 이세탄 신주쿠점(2022년 약 3조1600억원) 등 소수 점포만 매출 3조원을 달성했다.
경기 둔화에도 최고 매출을 거둔 데는 VIP 고객의 힘이 컸다. 올해 강남점 구매 고객 중 VIP 비중은 절반(49.9%)에 육박했다. 신세계 다른 점포 평균(35.3%) 대비 월등히 높은 수치다. 고소득 가구가 밀집한 강남 지역을 끼고 있다는 점도 VIP 확보에 한몫한다. 서초 반포와 강남 개포 등 강남권 신규 아파트 입주에 힘입어 올해 강남점에서 리빙 카테고리는 35.7% 성장했다. 특히 2030세대를 주요 고객으로 끌어들인 점이 올해 매출 신장에 주효했다. 올해 강남점을 찾은 고객을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30대 이하가 40%였고, 20대가 10%를 차지했다. 올해 신규 고객 매출 가운데 절반은 20·30대가 차지한 셈이다.
올해 신규 고객 절반 ‘2030’...내년 국내 최대 식품관 연다
강남점이 이처럼 2030 세대로 고객층 확장에 성공한 것은 스트리트 패션과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대거 들여오면서다. 강남점은 지난해 뉴컨템포러리 전문관을 시작으로 올해 남성 컨템포러리 전문관, 프리미엄 스포츠 · 아웃도어 전문관 등을 이른바 ‘MZ 브랜드’ 중심으로 새단장해, 수년간 온라인에 집중됐던 영패션 수요를 오프라인으로 끌어오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스트리트 캐주얼(94.6%), 스포츠·아웃도어(51.6%) 카테고리가 젊은 고객들 중심으로 크게 신장하며 3조원을 달성하는 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K팝 그룹 세븐틴의 팝업 스토어(9월)와 헬로키티 팝업(11월) 등 한정판 굿즈와 체험형 전시 중심의 새로운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소개한 것도 젊은 고객들을 사로잡는 데 주효했다.
독보적인 MD와 차별화된 콘텐츠는 중국 싼커(散客) 등 20~30대 젊은 개인 관광객 중심으로 재편된 여행 트렌드에도 맞아 떨어졌다. 올해 해외 100여개국 외국인이 신세계 강남점을 찾으며 외국인 매출은 지난해보다 587% 증가했고, 멤버십 가입 외국 고객 역시 372% 늘었다.
강남점은 내년에 국내 최대 규모의 식품관을 선보일 계획이다. 15년 만에 새롭게 단장하고 있는 강남점 식품관은 내년에 1만9800㎡(약 6000평) 규모로 모습을 드러낸다. 스위트 파크와 프리미엄 푸드홀이 들어설 예정이며, 업계 최초로 위스키·샴페인 모노샵도 도입한다. 인기 버거 프랜차이즈인 파이브가이즈 3호점도 이 곳에 입점한다.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강남점의 국내 최초 단일 점포 3조원 달성은 과감한 투자와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얻어낸 귀중한 결실”이라며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백화점으로서, 신세계는 고객의 삶에 쇼핑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또 한 걸음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국내 5대 백화점 70개 점포 중 연 매출 2조원을 넘은 곳은 신세계 강남점, 신세계 센텀시티점, 롯데 잠실점, 롯데 본점 등 4곳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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