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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바이오 투자 행사…국내 기업 빅딜 성사될까

매년 1월 美 샌프란서 개최…전 세계 바이오 투자자들 주목
삼바·셀트리온·유한양행 등 참가…서진석 첫 공식 행사 나서
바이오 기업 기술이전 논의 사활…“하루에만 10건 이상 미팅”
국내 기업 빅딜 터질까…행사 앞두고 J&J·MSD 등 M&A 발표

8일(현지시각)부터 11일까지 나흘간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가 열린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웨스틴 세인트 프란시스 호텔 전경. [사진 선모은 기자]
[샌프란시스코(미국)=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 바이오 분야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가 8일(현지시각)부터 11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다. 주최 측에 따르면 올해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는 600개 이상 기업이 참여해 자사의 사업 방향과 기술을 발표했다. 노바티스와 암젠, 존슨앤드존슨(J&J) 등 굵직한 빅파마는 물론 비만 치료제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도 행사의 메인 무대인 웨스틴 세인트 프란시스 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자사의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8000여 명에 달하는 기업 관계자와 투자자도 행사장을 찾아 유망한 기술과 투자할 기업을 살폈다.

국내 기업들도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가 열리는 장소 곳곳을 돌며 협력 기업을 찾았다. 이들은 행사가 진행되는 나흘간 많게는 하루에 10여 건에 달하는 미팅을 소화하며 자사의 기술력을 해외 기업에 소개했다.

이병건 지아이이노베이션 대표는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빅파마와 하루 서너건의 깊이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고 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도 “행사 첫날부터 많은 기업을 만나 사업 관련 미팅을 했다”며 “백신은 물론 다른 치료 접근 방법(모달리티) 관련 기업 등을 다양하게 만났다”고 했다. 유한양행은 사업개발(BD) 부문은 물론 약품사업 부문 담당 임직원도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현장을 방문했다. 올해 처음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초청받은 카카오헬스케어는 10여 건의 사업 미팅을 진행하며 협력 기회를 찾았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매년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제약 바이오 분야의 최대 규모 투자 행사다. 매년 수천명의 제약 바이오업계 관계자가 행사장을 찾아 유망한 기술과 투자할 기업을 찾는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가 유독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이곳에서 속도감 있게 주요한 거래를 진행할 수 있어서다. 빅파마와 바이오 기업, 투자사 관계자나 이들 기업 기관의 의사결정권자가 한 자리에 모인 만큼 보다 빠르게 ‘빅딜’을 진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를 전후로 빅파마와 기술 기업 간 딜 발표가 쏟아지기도 한다. 올해 행사 직전에도 J&J는 신약 개발사 앰브릭스를 20억 달러(약 2조641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머크(MSD)도 신약 개발사 하푼 테라퓨틱스를 6억8000만 달러(약 8979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8일(현지시각)부터 11일까지 나흘간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가 열린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웨스틴 세인트 프란시스 호텔 내부. [사진 JP모건]
모든 기업이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주최 측은 기업의 역량과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일부 기업만 행사에 초청한다. 올해 행사에 공식 초청받은 국내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유한양행, SK바이오팜, 롯데바이오로직스, 카카오헬스케어다. 한미약품과 SK바이오사이언스, 지아이이노베이션도 공식 초청을 받았지만, 발표는 진행하지 않는다.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행사인 만큼 참가 기회를 살려 빅파마 또는 유망 기업과 협력을 추진하려는 수요는 높다. 실제 웨스틴 세인트 프란시스 호텔 곳곳에서는 사업 협력과 기술이전, 인수합병(M&A)과 관련한 대화를 쉽게 엿들을 수 있었다. 발표를 마친 각 기업 최고경영자(CEO)에게 명함을 건네는 바이오 기업, 투자자의 모습은 일상적이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기업의 발표가 진행되는 매리어트 마르퀴스 호텔은 더 붐볐다. 행사장 곳곳에 누구나 앉을 수 있는 좌석이 마련돼 있었지만, 모두 만석이었다. 이야기를 나눌 공간을 찾지 못한 사람들 중 일부는 행사장 바닥에 앉아 자사를 소개했다.

올해 달굴 키워드는 ‘GLP-1’…뜨거운 비만 시장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제약 바이오 업계의 한해를 점쳐볼 수 있는 행사이기도 하다. 기업들의 눈이 쏠리는 분야에 자금과 인력이 투입될 것이기 때문이다.

올 한해를 뜨겁게 달굴 키워드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일 것으로 전망된다. GLP-1은 비만 치료제에 쓰이는 호르몬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려는 기업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의 발표 장소는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1000여 개의 좌석이 마련된 메인 트랙 그랜드 볼룸은 이들 기업의 발표를 들으려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다른 기업의 발표에서도 ‘GLP-1’과 관련한 질문이 끊이지 않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한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의 CEO들도 발표장에서 “GLP-1 관련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마이크 가이토 JP모건 헬스케어 투자 금융 글로벌 총괄이 지난 8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사진 JP모건]
올해 금융투자 시장을 바라보는 제약 바이오 시장 관계자들의 시선도 긍정적이었다. 마이크 가이토 JP모건 헬스케어 투자 금융 글로벌 총괄은 개회사에서 “금리가 낮아지고 시장이 안정화되는 해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당뇨병과 비만, 자가면역질환, 중추신경계(CNS) 등 분야에서 놀라운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 만큼 이들 분야에서 M&A가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의료기술(메드테크) 분야도 M&A 측면에서는 활발하게 움직인 만큼 올해도 비슷한 모습일 것”이라고 했다. 라르스 프루에르가르드 예르겐센 노보 노디스크 CEO는 메인 트랙 발표를 통해 “(비만 치료제와 관련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시장이 열리고 있다”며 “(노보 노디스크는) 이제 시작”이라고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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