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AI 시대 도래…‘반도체 강국’ 한국엔 기회다[순화동필]
AI용 반도체 시장 급성장…HBM 수요 폭발적 증가
삼성·SK하이닉스 반도체 호국쌍룡, 올해 승천하길
[김형준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사업단장] 지난 2년간의 반도체 불황이 수출과 경제에 미친 영향은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서서히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데, 이는 약 1년여 전에 등장한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확산이 큰 역할을 했다.
생성형 AI는 이제까지 등장한 어느 기술보다도 확산 속도가 빠르다. 2022년 말에 소개된 챗GPT의 경우에 단 5일 만에 구독자 100만명을 확보한 바 있다. 따라서 인터넷이나 스마트폰보다 혁신적으로 인류의 삶을 바꿔 놓을 기술로 관심이 집중된다.
2017년 이후로 개발된 AI 모델들은 약 2년간 275배의 연산 능력 향상을 요구한다. 이미지 인식의 획기적인 모델인 알렉스넷(AlexNet)의 창시자이자 AI 분야의 개척자로 알려진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제프리 힌튼 교수는 AI 시대 구현을 위해서는 하드웨어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즉 ‘뉴 AI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반도체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반도체 제조 강국인 한국에 큰 기회가 찾아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생성형 AI 프로세서 수요 증대는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를 가져왔고 올해도 그 수요가 더욱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연산 능력의 고도화에는 맞춤형 메모리 수요가 많아지고 메모리 강국인 한국에는 큰 기회다.
HBM으로 시작된 대용량‧고대역폭의 메모리 수요는 더욱 확대되고, 컴퓨터 익스프레스 링크(CXL), 프로세서 인 메모리(PIM) 등의 새로운 메모리들도 연속적으로 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예상돼 새로운 메모리 수요가 창출될 전망이다.
또한 최근 국내 신경망 처리장치(NPU) 개발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업체)들이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대체하는 우수한 성능의 NPU를 개발하고 있어, 이 분야에서도 한국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지난해 연말 AI반도체 기업 사피온은 X330 NPU 프로세서를 출시, K-클라우드 사업을 통해 이를 검증하고 있다. NHN과의 협업을 통해 엔비디아 GPU 대비, 저전력으로 구동되는 클라우드 구축을 시도하는 것이다.
퓨리오사 AI도 NPU 프로세서인 워보이(Warboy) 모델을 출시한 바 있으며 올해 업그레이드된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리벨리온도 KT와 클라우드 구축에 필요한 NPU 개발에 나선 상태다.
시스템 반도체 점유율 끌어올릴 기회
이 외에도 반도체 설계 전문회사 딥엑스는 엣지향의 NPU 개발을 통해 국내 수요처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일련의 연구개발 사업들이 성공을 거두면 늘 약점으로 지목돼 오던 한국의 시스템 반도체 세계 점유율이 확대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지난해 12월 초 미국 반도체기업 AMD 최고경영자(CEO) 리사 수(Lisa Sue)가 GPU 신제품 MI300X를 출시하면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생성형 AI를 위한 반도체 수요 증가를 체감할 수 있다.
이 자료는 “2023년 데이터 센터용 AI 반도체 매출이 300억 달러가 되고 2027년 1500억 달러가 된다”라고 예상했는데, 2023년 말 실제 매출은 450억 달러에 이르고 2027년에는 400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측한다. 2022년 전 세계 반도체 매출액이 6000억 달러를 넘었던 것과 비교해 보면 이 수치가 엄청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수치는 물론 과대 예측된 점도 있지만, AI 반도체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텔의 CEO인 팻 갤싱어는 자사의 GPU인 가우디3의 시제품 발표에서 ‘어디서나 인공지능’(AI everywhere)이란 화두로 연설했다. “현재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5%가 디지털에서 나오는데 2030년에는 25%로 증대될 것이고, 이런 성장의 33%가 AI에 의해서 달성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2028년에는 전 세계 PC의 80%가 AI를 탑재하게 돼 세계를 변화시키는 기술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AI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폰을 올해 출시할 예정이라, 현재 반도체 메모리 수요를 견인하고 있는 3대 수요처인 모바일, PC, 데이터센터 연산기에는 모두 AI 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AI는 우리의 삶 속에 스며들고 있고 이는 반도체의 폭발적인 수요를 창출하리라 기대한다.
반도체 미세공정에서 한국과 경쟁하는 대만은 TSMC를 호국신산(護國神山)으로 떠받들고 있다. TSMC는 전 세계 반도체 회사 중에서 매출액 기준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만의 국내총생산(GDP)와 안보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에는 국가의 수출, 경제 및 안보의 큰 역할을 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호국쌍룡(護國雙龍)이 있다. 반도체 산업은 결국 이 3개의 회사와 미국 인텔이 경쟁하게 돼 있고, 앞으로 세계 시장을 나눠 가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해 청룡의 해를 맞아 두 회사가 하늘 높이 승천해 우리 경제의 주름살을 쫙 펴줬으면 하는 바람을 해 본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생성형 AI는 이제까지 등장한 어느 기술보다도 확산 속도가 빠르다. 2022년 말에 소개된 챗GPT의 경우에 단 5일 만에 구독자 100만명을 확보한 바 있다. 따라서 인터넷이나 스마트폰보다 혁신적으로 인류의 삶을 바꿔 놓을 기술로 관심이 집중된다.
2017년 이후로 개발된 AI 모델들은 약 2년간 275배의 연산 능력 향상을 요구한다. 이미지 인식의 획기적인 모델인 알렉스넷(AlexNet)의 창시자이자 AI 분야의 개척자로 알려진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제프리 힌튼 교수는 AI 시대 구현을 위해서는 하드웨어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즉 ‘뉴 AI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반도체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반도체 제조 강국인 한국에 큰 기회가 찾아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생성형 AI 프로세서 수요 증대는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를 가져왔고 올해도 그 수요가 더욱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연산 능력의 고도화에는 맞춤형 메모리 수요가 많아지고 메모리 강국인 한국에는 큰 기회다.
HBM으로 시작된 대용량‧고대역폭의 메모리 수요는 더욱 확대되고, 컴퓨터 익스프레스 링크(CXL), 프로세서 인 메모리(PIM) 등의 새로운 메모리들도 연속적으로 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예상돼 새로운 메모리 수요가 창출될 전망이다.
또한 최근 국내 신경망 처리장치(NPU) 개발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업체)들이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대체하는 우수한 성능의 NPU를 개발하고 있어, 이 분야에서도 한국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지난해 연말 AI반도체 기업 사피온은 X330 NPU 프로세서를 출시, K-클라우드 사업을 통해 이를 검증하고 있다. NHN과의 협업을 통해 엔비디아 GPU 대비, 저전력으로 구동되는 클라우드 구축을 시도하는 것이다.
퓨리오사 AI도 NPU 프로세서인 워보이(Warboy) 모델을 출시한 바 있으며 올해 업그레이드된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리벨리온도 KT와 클라우드 구축에 필요한 NPU 개발에 나선 상태다.
시스템 반도체 점유율 끌어올릴 기회
이 외에도 반도체 설계 전문회사 딥엑스는 엣지향의 NPU 개발을 통해 국내 수요처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일련의 연구개발 사업들이 성공을 거두면 늘 약점으로 지목돼 오던 한국의 시스템 반도체 세계 점유율이 확대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지난해 12월 초 미국 반도체기업 AMD 최고경영자(CEO) 리사 수(Lisa Sue)가 GPU 신제품 MI300X를 출시하면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생성형 AI를 위한 반도체 수요 증가를 체감할 수 있다.
이 자료는 “2023년 데이터 센터용 AI 반도체 매출이 300억 달러가 되고 2027년 1500억 달러가 된다”라고 예상했는데, 2023년 말 실제 매출은 450억 달러에 이르고 2027년에는 400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측한다. 2022년 전 세계 반도체 매출액이 6000억 달러를 넘었던 것과 비교해 보면 이 수치가 엄청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수치는 물론 과대 예측된 점도 있지만, AI 반도체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텔의 CEO인 팻 갤싱어는 자사의 GPU인 가우디3의 시제품 발표에서 ‘어디서나 인공지능’(AI everywhere)이란 화두로 연설했다. “현재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5%가 디지털에서 나오는데 2030년에는 25%로 증대될 것이고, 이런 성장의 33%가 AI에 의해서 달성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2028년에는 전 세계 PC의 80%가 AI를 탑재하게 돼 세계를 변화시키는 기술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AI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폰을 올해 출시할 예정이라, 현재 반도체 메모리 수요를 견인하고 있는 3대 수요처인 모바일, PC, 데이터센터 연산기에는 모두 AI 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AI는 우리의 삶 속에 스며들고 있고 이는 반도체의 폭발적인 수요를 창출하리라 기대한다.
반도체 미세공정에서 한국과 경쟁하는 대만은 TSMC를 호국신산(護國神山)으로 떠받들고 있다. TSMC는 전 세계 반도체 회사 중에서 매출액 기준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만의 국내총생산(GDP)와 안보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에는 국가의 수출, 경제 및 안보의 큰 역할을 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호국쌍룡(護國雙龍)이 있다. 반도체 산업은 결국 이 3개의 회사와 미국 인텔이 경쟁하게 돼 있고, 앞으로 세계 시장을 나눠 가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해 청룡의 해를 맞아 두 회사가 하늘 높이 승천해 우리 경제의 주름살을 쫙 펴줬으면 하는 바람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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