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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외면받는다고?…초저가 ‘대공습’

[‘中 초저가 공습’ 韓 이커머스 지각변동] ①
‘인력에 물류까지’…알리, 현지화 ‘속도’
테무, 무료배송에 90일 이내 무료반품 ‘파격’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대표가 지난해 12월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와 테무로 대표되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중 처음으로 국내에 진출한 알리는 다양한 분야에서 인력 채용에 나서며 한국 내 조직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 물류센터 건립도 추진하는 등 국내 시장 안착을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또 다른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인 테무의 경우 알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국내 시장 공략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확정하지 않은 분위기다. 하지만 워낙 국내에서 이용자가 늘고 있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테무의 국내 시장 투자 확대도 시간 문제로 보고 있다. 

中 전자상거래 업체의 이유 있는 ‘공습’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는 중국 내 생산자와 국내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방식으로 판매를 진행한다.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처럼 초저가 중국산 공산품을 다량 구매해 국내로 들여온 후 국내 소비자에게 되파는 방식이 아니다. 중간 과정이 줄어 이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국내 업체와 비교해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국내 대형 이커머스에서 핸디형 청소기는 브랜드별 3만~4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알리나 테무에서 핸디형 청소기는 1만원대면 구입이 가능하다. 다른 생필용품들의 가격도 국내 업체 대비 30~70% 저렴하다. 또 가입 초기 무료배송, 무료반품 등의 혜택도 무더기로 제공 중이다. 이같은 초저가 전략을 바탕으로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 셈이다.

물론 이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서비스의 경우 가품(假品) 논란이 생기는 등 소비자 불만도 많은 편이다. 하지만 워낙 가격 경쟁력이 높아 한국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모바일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알리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700만명을 넘어섰다. 국내 전자상거래 부동의 1위인 쿠팡의 MAU(약 2900만명)와 비교하면 위협적인 수치는 아니지만, 2위인 11번가와의 격차가 약 50만명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성장세가 매섭다. 

또한 중국의 온라인 해외 직구액은 다른 주요국 대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중국의 온라인 해외 직구액은 2022년 3분기 3969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8193억원으로 106.4%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은 4752억원에서 4532억원으로 -4.6%, 유럽연합+영국은 2625억원에서 1882억원으로  -28.5% 감소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같은 품질의 중국산 공산품을 보다 싼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라, 배송이나 반품 등의 문제에도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의 배송 지연 등의 문제는 여전하지만, 초저가에 대한 소비자 선호에는 흔들림이 없어 보인다. 

유통업계에서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의 한국 시장 성공 여부 보다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분위기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의 국내 시장 성장은 불 보듯 뻔해, 어느 정도로 시장을 잠식하느냐를 자세히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韓시장 공략 확대하는 알리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알리는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한 현지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고객센터 등 다방면에서 인력을 충원하고 있고, 유선 연결을 통한 고객 대응 시스템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는 인력센터 건립도 추진한다.

알리 측은 “한국 시장 확장을 위해 법률‧홍보 등과 관련한 인력을 충원하는 등 조직을 보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물류센터 건립에 관한 부분도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간 알리를 이용하는 소비자 사이에서 개선 사항으로 꼽힌 배송‧반품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무 측은 아직 한국 지사를 설립하지 않는 등 알리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한국 시장 공략 속도가 느린 편이다. 다만 이용자 수 성장 속도가 매우 빨라 국내 유통업계가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유통업계 안팎에선 “테무도 알리처럼 조만간 국내 시장 공략을 위한 투자에 나설 것”이란 말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후발주자인 테무가 국내 시장과 관련해 알리의 전략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면서도 “테무가 무료배송과 90일 이내 무료반품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보면, 한국 시장 공략에 ‘진심’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테무의 한국 시장 확장도 시간문제라는 얘기다. 

지난해 12월 열린 알리익스프레스 팝업스토어 모습. [사진 연합뉴스]

테무 공식사이트에서 제품들의 가격이 표기돼 있다.[테무 홈페이지 캡처]

알리 등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가 우리 시장에서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것은, 그만큼 한국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서다.

다만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가 초저가 공산품 분야에서 강점이 있지만, 국내 기반이 없어 공산품 외에 분야로의 확장은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국내 배송망을 갖춘 전자상거래 업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울 것이란 진단인데, 이런 우려가 무색하게 알리익스프레스는 식음료 상품을 판매하는 등 판매 분야를 늘리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카콜라음료는 최근 알리의 국내 브랜드 전문관 K-베뉴에 입점했다. LG생활건강 계열사이자 국내 코카콜라 제품을 독점 생산‧판매하는 코카콜라음료를 알리에서도 구매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특히 알리에서 판매되는 코카콜라는 다른 이커머스 쇼핑몰 대비 가격이 10% 정도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알리는 다른 식음료 브랜드도 속속 입점시키며 이 시장에 대한 경쟁력을 갖추는 모양새다. 향후 알리나 테무가 가격 경쟁력을 갖춘 식음료 상품 판매를 더 늘리면 이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확대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자본력을 앞세운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가 중국 내수 시장의 한계 등으로 한국 진출 속도를 올리고 있다”라며 “중국인에게 저렴하지 않아 외면받는 제품이 국내에선 초저가로 인기를 누리는 상황인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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