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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사면 가전 드려요”...현대차가 왜 이럴까[백카(CAR)사전]

지난해 주력 전기차 일제히 판매 감소
판매 증진 위해 연초부터 공격적인 모습


자동차 산업은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쉴 새 없이 신차가 쏟아지고, 하루가 다르게 기술 수준이 발전합니다. 이 과정에서 각종 사건 사고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자동차 관련 정보는 정말 방대합니다. 그래서 나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지식을 모아서 정리한 책인 백과사전처럼 ‘백카(CAR)사전’ 코너를 통해 자동차와 연관된 유용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현대자동차 전기차 아이오닉 5. [사진 현대자동차]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전기차를 사면 수십만원에 달하는 TV, 공기청정기, 가습기를 준다.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전년 대비 10.6% 늘어난 76만2077대를 판매한 현대자동차가 ‘가전 끼워팔기’에 나섰다. 국내 1위 자동차 기업인 현대차의 이 같은 프로모션은 놀라울 따름이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현대차는 지난달 19일부터 ‘2024 EV 미리 계약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코나 일렉트릭 등 자사 전기차 구매 고객에게 LG전자의 인기 가전제품인 룸앤 TV, 공기청정기, 가습기를 주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10만원 계약금 면제, 최대 160만원 충전 크레딧 등의 혜택도 제공된다. 단서 조항은 이달 29일까지 구매 계약을 체결하고, 4월 30일까지 출고하는 고객(개인/개인사업자)이다.

현대차의 이 같은 모습은 과거 경쟁이 치열했던 경차 시장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 2016년 기아와 한국지엠(GM)은 경차 판매 증진을 위해 사은품으로 냉장고, 에어컨 등 인기 가전제품을 제공한 바 있다.

전기차 구매 시 인기 가전제품을 사은품으로 제공하는 것은 국내 완성차 업체 중 현대차가 처음이다. 주춤한 전기차 판매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함이라는 게 현대차 측 설명이다.

현대차가 진행 중인 전기차 구매 이벤트 내용. [사진 현대차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현대차이지만, 전기차 판매는 기대 이하였다. 현대차의 지난해 전기차 내수 판매 실적은 전년 대비 13.9% 감소한 6만592대였다. 이 기간 주력 전기차인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는 각각 1만6605대, 9284대씩 팔렸다. 전년 대비 각각 39.4%, 17.8%씩 줄어든 수치다.

국내 전기차 시장의 경쟁 과열과 수요 감소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 전기차 상품성의 평준화로 국산 대신 수입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차와 수입차의 전기차 신규 등록 비율은 각각 6.1%, 14.6%로 나타났다. 특히 테슬라 모델 Y가 지난 한해 1만3000여대 팔리며 수입 전기차 시장을 주도했다.

수입 전기차 강세 속 전체적인 전기차 수요가 줄면서 현대차가 고전한 모양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는 전년 대비 1.1% 감소한 16만2507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체 자동차 시장이 전년 대비 3.9% 성장한 174만9729대로 나타난 것과 상반된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등에 업고 판매 물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공격적인 프로모션에 나선 것이라고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정부의 전기차 국고 보조금이 국산차에 더욱 유리하게 변경된 것이 사실”이라면서 “가전 등 각종 혜택을 제시해 가격 측면에서 수입차보다 유리하다는 점을 어필하려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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