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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조지폐 늘었는데, 위조동전은 왜 없을까 [김윤주의 금은동]

한은 "우리나라 동전, 화폐가치 낮아 돈 안돼"
유럽, 중국산 '위조 동전 경계령' 내려지기도

금융‧은행 산업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전환·글로벌 확장 등 내부 목표는 물론, 주요국 금리인상 등 외부 요인도 영향을 끼칩니다. 횡령, 채용 비리와 같은 다양한 사건들도 발생합니다. 다방면의 취재 중 알게 된 흥미로운 ‘금융 은행 동향’을 ‘김윤주의 금은동’ 코너를 통해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손상주화. [사진 한국은행]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대면 상거래가 정상화되면서 국내에서 발견되는 위조지폐 수가 늘고 있다.

20일 한국은행(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한은이 화폐취급 과정에서 발견했거나 금융기관 또는 개인이 발견해 한국은행에 신고한 위조지폐는 총 184장이다. 2022년 152장 대비 32장(21.1%) 늘어난 것으로, 2017년 이후 6년만에 증가했다. 

권종별 위조지폐 발견 수는 ▲5000원권 116장 ▲1만원권 37장 ▲5만원권 18장 ▲1000원권 13장 등이다. 이 중 금융기관이 108장의 위조지폐를 발견했고, 한은(57장), 개인(19장) 순이었다. 기관이 발견한 위조지폐를 지역별로 보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발견된 것이 83장으로 76.9%를 차지했다.

위조지폐 증가는 코로나19 엔데믹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대면 상거래가 정상화된 데다 과거 대량 유통된 위조지폐의 발견이 늘어난 데 주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위조지폐는 범죄 사례를 통해서도 종종 접할 수 있다. 최근에는 5만원권 5장의 일부를 찢어 신권으로 교환하고 찢었던 조각을 붙여 위조지폐를 만들어 쓴 경우가 있었다. 5만원권 지폐 1매당 약 20%에 해당하는 부분을 찢어내고 남은 부분을 금융기관에 가져가면 새 지폐로 교환할 수 있는 점을 노렸다. 전통시장에서 고령층 상인을 대상으로 위조지폐를 사용한 뒤 잔돈을 챙긴 사례도 있다. 

한은은 위조지폐가 의심된다면 '불빛에 비춰보면서 숨은 그림을 찾고, 기울여 보면서 여러 홀로그램을 확인하고, 만져보면서 볼록인쇄를 살피라'고 당부한다. 또 위조화폐를 발견하면 가까운 경찰서나 은행에 신고할 것을 권고한다.

이처럼 한은은 위조지폐 관련 피해 방지를 위해 주기적으로 현황을 공유하고 행동요령 등을 알리고 있다. 반면 위조동전에 대한 집계는 없다. 국내에서 위조동전을 찾기 어려운 이유는 간단하다. 돈이 안돼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우리나라 동전은 화폐로서 가치가 낮아 위조동전을 찾기가 어려운 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와 달리 외국에선 위조동전이 무더기로 발견된 사례가 있다. 지난 2014년 유럽에는 ‘위조 동전 경계령’이 내려졌다. 중국산 유로화 위조 동전이 상하이 범죄 조직을 통해 대량생산 돼 이탈리아를 거쳐 전 유럽으로 배포됐다. 

중국산 위조 동전은 주로 액면가가 큰 2유로(약 2800원) 주화가 유입됐다. 각종 자판기에서 통용될 만큼 정교하게 제작된 것이 특징이다. 2유로 동전은 두 가지 금속소재를 사용해 제조 공정이 까다롭고 다양한 위조 방지 장치를 갖췄지만, 중국의 위조 기술은 이를 뛰어넘었다. 위조 주화가 시중에 활개를 치자, 영국 화폐청은 2017년부터 위조 방지기술을 갖춘 새 주화의 발행을 공표했다.

동전 위조 사례는 드물지만 우리나라도 위조방지 대책은 마련해 뒀다. 동전 옆면에 있는 톱니바퀴 문양이 위조 방지 표시다. 톱니바퀴는 오백원에는 120개, 백원에는 110개, 오십원에는 109개가 새겨져 있다. 동전에 톱니무늬를 새기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고, 일반인이 흉내내기 어려운 고난도 공정이다. 우리나라에서 위조동전을 찾기 힘든 이유다.

김윤주의 금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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