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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에 기술 더하면...‘230조 시장’ 열린다

[‘뷰티테크’시대 온다] ①
피부도 장비발…집에서 주름·탈모까지 관리
미용·정보기술(IT) 결합된 ‘뷰티테크’ 각광

뷰티 디바이스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 결혼을 앞둔 최모(30)씨는 최근 40만원대의 뷰티 디바이스를 구입했다. 피부관리실 방문 없이 뷰티 디바이스로 집에서 10분이면 관리를 할 수 있어서다. 최씨는 “피부관리를 받게 되면 한 번에 최소 1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드는데 홈뷰티 기기는 가격면에서 합리적이고 시간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미용과 정보기술(IT)이 결합된 ‘뷰티테크’가 각광받고 있다. 국내에서 다양한 혁신 기술이 개발되며 ‘뷰티 디바이스’가 핵심 제품군으로 떠오른다. 뷰티 디바이스를 통해 집에서도 간편하게 피부 관리를 할 수 있게 되면서 수요 증가에 따른 관련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탄력부터 보습, 트러블 케어, 탈모까지 기능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화장품 제조사를 비롯해 대기업들도 앞다퉈 뷰티테크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커지는 홈뷰티 시장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데이터 브릿지에 따르면 글로벌 뷰티 디바이스 시장은 2022년 425억5000만 달러(약 54조8044억원)에서 2030년 1769억 3000만 달러(227조8858억4000만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올해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19.5% 성장하는 셈이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뷰티 디바이스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중국이 신흥 시장으로 떠오르는 추세다. 한국은 이들 시장을 뒤쫓는 입장이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미국 등 선도 시장을 중심으로 뷰티 디바이스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해 유럽, 중남미 등으로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현재 미국이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고 있고 중국, 일본, 한국 순”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에이티커니(A.T Kearny)에 따르면 국가별 홈뷰티 디바이스 시장 규모는 2030년 미국이 9조7000억원, 중국이 9조2000억원, 일본 2조9000억원, 한국 1조6000억원으로 전망된다. 홈뷰티 디바이스 보급률은 2030년에 미국과 한국이 24.8%, 일본이 24.9%, 유럽이 12%로 예상된다. 오는 2030년 우리 국민 4명 중 1명은 홈뷰티 디바이스를 사용하게 될 전망이란 얘기다. 

뷰티 디바이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본격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피부과를 방문하는 소비자보다 집에서 혼자 미용 관리를 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병원 피부과에서만 이용할 수 있었던 대형 고주파 뷰티기기의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또 ▲노화 방지 수요 증가 ▲효과가 즉각적이면서 회복 기간이 짧은 시술에 대한 선호도 증가가 홈뷰티 디바이스 수요 증가를 견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중소기업도 진출…정부 지원까지

이러한 흐름에 한국 역시 가전 대기업·뷰티 분야 중소기업과 대기업·의료기기 기업·제약사 등 회사들이 뷰티 디바이스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국내 대표 화장품 기업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도 자체 IT 기술을 개발해 뷰티테크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양사는 지난달 열린 세계 최대 소비자 가전 박람회인 ‘CES 2024’에 참여해 뷰티테크 관련 기술을 소개하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로레알그룹이 선두주자로 꼽힌다. 로레알그룹은 업계 최초 ‘CES 2024’ 기조 연설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로레알은 올해 CES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 로레알 뷰티 지니어스, 합타(HAPTA), 컬러 소닉, 워터세이버 등 뷰티테크 사례를 선보였다. 특히 적외선 기술로 구동되는 로레알 에어라이트 프로 헤어 드라이어를 최초로 공개했다.
지난 2월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에서 2024년 제3차 인공지능(AI) 일상화 연속 현장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우리 정부 또한 K뷰티 경쟁력을 앞세워 ‘K-뷰티테크’ 육성에 나선다. 지난 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 사옥에서 뷰티 분야 AI 활용 방안을 논의하는 ‘제3차 AI 일상화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국내 뷰티 분야의 AI 도입확산을 지원해 로레알과 견줄만한 대표 기업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K-뷰티가 곧 K-디지털”이라며 “현재 베인앤드컴퍼니와 연구를 진행 중인데 한국은 인프라 측면에서 AI 영향력이 훨씬 더 높을 가능성이 있고, 이를 수치화하면 300조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업계가 뷰티테크 사업 확장에 나서는 것은 높은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글로벌 홈뷰티 디바이스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이 35%에 달하는 고성장 분야로 꼽힌다. 특히 K-뷰티업체들은 해외 주력 시장이었던 중국에서 화장품 매출이 급감하며 실적이 부진하다. 이에 이들 업체들은 뷰티테크를 통해 사업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을 손으로 바르는 것을 뛰어넘어 이제는 화장품을 어떻게 활용해야 될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면서 뷰티업계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며 “현재 글로벌 뷰티 디바이스 시장은 독보적으로 앞서가는 기업이 없어 이 시장에 대한 점유율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뷰티 디바이스도 화장품처럼 영역이 세분화·고도화되면 성장성은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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