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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간병인 고용비 월 370만원”…갈수록 급증 이유는?

한은 ‘돌봄서비스 인력난 및 비용부담 완화 방안’ 발표
육아 도우미 비용 월 264만원
“외국인 노동자 활용 방안 적극 검토해야”

부모를 간병하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간병과 육아와 관련된 돌봄서비스 부문의 인력난이 계속되고 있다. 또 일반 가구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비용이 높아지고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향후 급속한 고령화 진전에 따라 노인 돌봄을 중심으로 이런 문제들은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돌봄서비스직 노동공급 부족 심화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돌봄서비스 인력난 및 비용부담 완화 방안’에 따르면 돌봄서비스직 노동공급(구직수)이 정체된 반면 노동수요(구인수)는 빠르게 증가하면서 인력난이 심화하고 있다. 

돌봄서비스직의 구직자 1명당 빈 일자리 수 비율(tightness)은 1.23다. 구인에 어려움을 겪는 대표 직종인 설치·정비·생산직과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빠른 속도로 심화하고 있다. 한은은 돌봄서비스직 빈일자리가 한 달 이내에 채워질 확률이 팬데믹 이전 80% 이상에서 최근 50% 이하로 낮아졌고, 앞으로도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제공 한국은행]
한은은 급속한 고령화 진전으로 인력난이 더욱 심화되면서 돌봄서비스직 노동공급 부족 규모는 2022년 19만명에서 2032년 38~71만명 , 2042년 61~155만명으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비관적인 시나리오 하에서는 2042년 돌봄서비스직 노동공급이 수요의 약 30%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건서비스 노동수요는 고령화 영향으로 2032년 41~47만명, 2042년 75~122만명 더 늘어나고, 육아서비스도 맞벌이 가구가 늘어나면서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돌봄서비스 비용부담 확대일로

돌봄서비스 일자리 수급 불균형 심화 등으로 간병비와 가사 및 육아 도우미 비용은 최근 들어 매우 빠르게 상승했다. 지난해 간병비 및 가사도우미료는 2016년에 비해 50% 및 37%나 올랐다. 이는 동 기간 중 명목임금 상승률(28%)을 크게 상회했다. 

이에 따라 요양병원 등에서 개인 간병인을 고용할 경우 필요한 비용은 월 37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고령가구(65세 이상) 중위소득의 1.7배 수준에 육박했다. 자녀 가구(40~50대) 중위소득 대비로도 60%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또 육아 도우미 비용(264만원)도 30대 가구 중위소득의 50%를 상회해 자녀 양육 가구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제공 한국은행]

한은은 인력난과 비용부담으로 인해 대부분의 요양원에서 서비스 질이 하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은 그 수가 극히 제한적이거나 고가 요금이 책정돼 사실상 극소수만이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가사 및 육아 도우미 비용 상승은 여성 경제활동 기회비용을 높여 젊은 여성 퇴직 및 경력 단절로 이어지고, 저출산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30대 여성의 경우 육아 수요가 많고 월평균 임금이 가사 및 육아 도우미 비용의 120%(2022년 기준 약 300만원) 이하인 비중이 81.9%에 달해 일자리를 포기하고 육아에 전념하는 것을 고려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은은 돌봄서비스 부문의 인력난을 완화하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를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은은 ▲개별 가구가 외국인을 직접 고용 ▲고용허가제 확대 및 돌봄서비스업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 적용의 방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개별 가구의 외국인 직접 고용은 사적 계약 방식이기 때문에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아도 돼 비용부담을 낮출 수 있다. 실제로 이러한 방식을 활용 중인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의 외국인 가사도우미 임금은 우리나라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두 번째 방식은 외국인에 대한 고용허가제 대상 업종에 돌봄서비스업을 포함하고, 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해당 업종 최저임금을 상대적으로 낮게 설정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에 따라 외국인 인력은 재가요양과 시설요양 모두에 활용될 수 있고 관리·감독에 대한 우려도 상대적으로 작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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