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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인정했다”…車 산업 거물로 우뚝 선 ‘정의선’ 회장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거물]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모터트렌드 올해의 인물 5위 선정
글로벌 3위로 도약한 현대차그룹
아이오닉 5 등 E-GMP 전기차 호평

1월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열린 신년회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 달성, 전기차 시대 경쟁력 확보 등을 이뤄낸 결과다. 물론 정의선 회장이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거물로 평가받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를 분석했다. 

2년 연속 상위권 올랐다

정의선 회장은 미국 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모터트렌드(Motortrend)가 선정한 ‘2024 자동차 업계 인물 50인’ 중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23년 ‘올해의 인물’ 선정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상위 5위권 내 이름을 올린 정의선 회장이다.

1949년 창간한 모터트렌드는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높은 권위를 자랑하는 자동차 전문매체다. 이들은 매년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 인물을 선정해 발표한다.

모터트렌드는 정의선 회장의 이번 선정에 대해 “큰 그림(Big Picture)에 집중하고 있는 리더”라고 평가하며 “(지난 한 해) 최고의 업적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포니 쿠페 콘셉트 부활로 자부심과 헤리티지를 보여줬다. 그의 지휘하에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차·로봇공학·인공지능(AI)·항공모빌리티 기체(e-Vtol) 등도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정의선 회장이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주목을 받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이미 수년 전부터 계속돼 왔다.

지난해 미국 유명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 뉴스(Automotive News)는 2023 오토모티브 뉴스 올스타 38인을 발표하고, 정의선 회장을 최고 영예인 ‘자동차 산업 올해의 리더’로 선정했다.

미국 유력 시사주간지 뉴스위크(Newsweek)는 2022 세계 자동차 산업의 위대한 파괴적 혁신가들 가운데 ‘올해의 비저너리’ 초대 수상자로 정의선 회장을 선정하기도 했다. 향후 30년 이상 자동차 산업 미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업계 리더에게 주는 상이다.

영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카(Autocar)는 2021 오토카 어워즈에서 전설적 자동차 디자이너 겸 엔지니어인 알렉 이시고니스(Alec Issigonis)의 이름을 딴 최고 영예의 상인 ‘이시고니스 트로피’를 정의선 회장에게 수여했다. 정의선 회장에 대한 평가는 “대담하고 미래지향적이며 창조적이다”로 축약된다.


글로벌 시장 우뚝 선 현대차그룹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정의선 회장을 주목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그중 하나가 현대차그룹의 외형 성장이다. 1970년대 첫 번째 고유 모델 포니를 울산공장을 통해 수출하기 시작한 현대차는 오늘날 토요타와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그룹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초대형 자동차그룹으로 도약했다.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브랜드인 현대차·기아·제네시스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대비 6.7% 늘어난 730만4282대를 판매했다. 판매 실적 기준으로 글로벌 완성차 3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빅 3’를 차지했다.

세계 무대에서 빠르게 입지를 다진 현대차그룹이다. 2000년 판매 실적 기준 10위에 처음 오른 뒤 2010년 5위, 2020년 4위, 2022년 3위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제 현대차그룹의 앞에 서있는 완성차그룹은 지난해 약 1124만의 판매 실적을 거둔 토요타그룹(토요타·렉서스 등)과 약 925만대의 폭스바겐그룹(폭스바겐·아우디·포르쉐 등)뿐이다.

이런 성장세에 힘입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해 합산 경영 실적은 매출액 262조4720억원, 영업이익 26조7348억원이다. 이 기간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은 각각 15조1269억원, 11조6079억원로 나타났다. 이를 발판으로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1, 2위를 차지했다. 지난 2009년부터 14년간 영업이익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를 넘어섰다.

전 세계서 인정받은 E-GMP

정의선 회장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전기차 시장에서의 눈에 띄는 성과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E-GMP 기반 전기차는 2021년부터 올해 1월까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총 64만2351대가 판매됐다. 이 기간 국내와 해외에서 각각 15만8957대, 48만3394대씩 팔렸다.

‘E-GMP’는 현대차그룹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첫 번째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다. 지난 2021년 현대차 아이오닉 5에 처음 적용된 이래 기아 EV6, 현대차 아이오닉 6, 제네시스 GV60, 기아 EV9, 현대차 아이오닉 5 N, 기아 EV5 등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됐다.

현대차그룹의 전용 플랫폼이 탑재된 전기차는 세계 시장에서 상품성도 인정받고 있다. 각종 수상 이력이 이를 뒷받침한다. 현대차 아이오닉 5는 ▲2024 <카앤드라이버> 베스트 10 트럭 & SUV ▲2024 <켈리블루북> 베스트 바이 어워드 최고의 전기차 ▲2024 인도 올해의 차 어워드 그린카 부문 ▲2023 싱가포르 올해의 차 ▲2024 최고의 고객가치상 전기 SUV 부문 ▲2024 <카즈닷컴> 최고의 차 어워드 최고의 전기차 ▲2024 <카앤드라이버> 최고의 SUV 2024 & 2025 전기차 부문 ▲2024 페어런츠 최고의 가족용 차 어워즈 최고의 가족용 5인승 전기 SUV ▲2023 <탑기어> 어워즈 올해의 차(5 N) 등을 수상했다.

아이오닉 6는 ▲2024 독일 올해의 차 어워드 뉴 에너지 부문 ▲2023 <워즈오토> 10대 엔진 및 동력시스템 PE 시스템 수상 ▲2023 독일 <아우토 빌트> 골든 스티어링 휠 어워드 미드사이즈 부문 ▲2024 아일랜드 올해의 차 ▲2024 스코틀랜드 올해의 차 어워드 올해의 차 & 대형 EV 부문(2관왕) ▲2024 영국 올해의 차 어워드 패밀리카 부문 등이다.

기아는 EV6가 ▲2024 왓 카 어워즈 올해의 패밀리 전기 SUV ▲2024 <카앤드라이버> 최고의 SUV 2024 & 2025 전기차 부문 ▲2024 스코틀랜드 올해의 차 어워드 고성능차 부문(GT)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EV9은 ▲2024 독일 올해의 차 럭셔리 부문 ▲2023 <탑기어> 어워즈 올해의 패밀리카 ▲2023 <뉴스위크> 오토 어워즈 최고의 프리미엄 SUV & 최고의 SUV 인테리어(2관왕) ▲2023 독일 <아우토 빌트> 골든 스티어링 휠 어워드 패밀리카 부문 ▲2024 덴마크 올해의 차 올해의 혁신상 ▲2023 스페인 <라 반가르디아> 올해의 차 어워드 올해의 패밀리카 ▲2024 <카앤드라이버> 베스트 10 트럭 & SUV ▲<켈리블루북> 베스트 바이 어워드 최고의 3열 전기차 ▲2024 북미 올해의 SUV ▲2024 왓 카 어워즈 최고의 7인승 전기차 ▲2024 <드라이브> 올해의 차 어워드 올해의 차 & 최고의 전기 패밀리카(2관왕) ▲영국 올해의 차 어워드 올해의 차 & 대형 크로스오버 부문(2관왕) ▲2024 여성 세계 올해의 차 ▲2024 <카앤드라이버> 최고의 SUV 2024 & 2025 전기차 부문 등에 선정됐다.

과거를 되돌아보고 미래를 그린다

정의선 회장이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호평받는 받는 또 다른 이유는 과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공식 석상에서 줄곧 “과거를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강조해 온 정의선 회장이다.

지난해 5월 이탈리아 레이크코모에서 ‘현대차 리유니온’ 행사를 열고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모델을 선보인 것이 그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포니 쿠페 콘셉트’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 주도한 첫 번째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정의선 회장은 포니 쿠페 콘셉트를 공개한 현장에서 “이를 바탕으로 계속 새롭게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해 6월 정의선 회장은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한국에서 ‘포니의 시간’이라는 전시회를 열었다. 현장에서 정의선 회장은 “과거를 되돌아보고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해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 연장선상으로 정의선 회장은 올해 초 ‘브랜드 헤리티지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한다. 다소 막연할 수 있지만 핵심은 명확하다. 정주영 창업주의 ‘인본주의’와 정몽구 명예회장의 ‘품질 중심 경영’ 계승, 그리고 이를 토대로 준비하는 새로운 미래다.

현대차그룹이 전동화·자율주행·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봇·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다양한 신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룹 주요 계열사인 현대차·기아, 그리고 모비스가 지난해 집행한 투자비는 전년 대비 41.5% 늘어난 20조3913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연구개발(R&D) 투자 비용은 전년 대비 18.9% 늘어난 8조1769억원으로 나타났다.

정의선 회장의 미래를 향한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회장은 올해 초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진행된 신년회에서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지속 성장해 나가는 해로 삼아, 여러분과 함께 어려움에 흔들리지 않는 건강한 체질을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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