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 어려운 대출 금리 인하…내년 상반기까지 버텨라[부채도사]
잔액 기준 변동형 주담대 금리 연 4.79%
금리 떨어졌다는데…현실은 3개월 사이 0.07%p 올라
韓銀 기준금리 인하해도 소폭 그칠 것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대출은 동지도 적도 아니다.” 한 은행원의 말입니다. 가계부채는 1876조원을 넘었고, 가계들의 상환 능력은 떨어지고 있습니다. 적과의 동침이 불가피할 때입니다. 기사로 풀어내지 못한 부채에 관한 생생한 이야기를 ‘부채도사’에서 전합니다. [편집자주]
체감할 수 있는 대출 금리 인하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기존 대출자들의 금리는 최근까지도 오름세였다. 미국을 중심으로 중앙은행들의 하반기 금리 인하가 예고돼 있지만, 얼어붙은 고금리 환경에 훈풍을 기대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담대 금리, 지난 3개월간 매달 상승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에서 취급하는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보면 연 3.44~5.48%로 주담대 하단 3%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하지만 기존 대출자들의 금리를 보여주는 잔액 기준으로 보면 금리가 반대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잔액 기준으로 변동형 주담대 금리 평균은 지난 1월 연 4.79%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부터 금리 추이를 보면 ▲9월 4.72% ▲10월 4.74% ▲11월 4.77% ▲12월 4.79% 등으로 매달 올랐다. 고정금리 주담대 금리도 지난해 9월 연 3.56%에서 올해 1월 연 3.66%로 높아졌다. 신용대출 금리는 0.01%포인트(p) 소폭 떨어진 6.39%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금리를 대출자들이 부담하고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가 3.50%에 머물러 있고, 신규 대출 금리가 떨어지고 있는데도 기존 대출자들의 금리가 오르는 이유는 대출 금리 변동시차 때문이다. 변동형 주담대의 경우 6개월 단위로 바뀌기 때문에 최근 대출 금리가 내렸다고 해서 기존 대출자에게 곧바로 적용되지 않는다. 반대로 이전 6개월의 금리 상황에 따라 오를 수 있다.
연 4% 중반 주담대 금리 장기간 이어질 수도
특히 시장에서 기대하고 있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실제로 나온다고 해도 기대만큼 대출자의 금리가 낮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려도 인하 폭은 0.25%p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3%대에 머물러 있고, 자칫 부동산 시장 불안정성을 높일 우려가 있어 한은 입장에선 인하를 하더라도 소폭 인하를 결정하고 시장 상황을 관찰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주담대 금리가 코로나 팬데믹 때처럼 2%대로 떨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오히려 금리 연 4% 중반대가 장기간 유지될 수 있다. 대출 금리가 떨어져도 소수점 단위 수준에 그치기 때문에 대출자 입장에선 원리금 상환 부담에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
특히 다수 대출자들이 6개월 단위로 움직이는 변동금리에 적용받고 있어 기준금리가 연말에 인하되더라도 당장 금리 인하를 체감할 수 없다. 기준금리가 인하될 시 내년 상반기가 지나야 대출 금리가 소폭 인하되는 것을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대출자들은 상당 기간 높은 금리를 견뎌야 하는 처지다.
지난 26일 서영경 한은 금융통화위원이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가계대출이나 주택가격을 자극할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고 말한 이유도 여전히 금리 수준이 긴축적이기 때문이다. 서 위원의 말을 달리 표현하면 “대출자 부담은 기준금리 인하 후에도 비슷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기준금리 내릴 타이밍 안 보여
문제는 모든 금리의 표준이 되는 기준금리가 연말에 인하될 수 있느냐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세 차례 금리를 인하한다고 해도 소폭으로 인하할 것이기 때문에 한미 금리 차는 계속 역전된 상태가 될 수 있다. 한미 금리차는 2%p로 역대 최대로 벌어져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소비자들의 향후 1년 물가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월 들어와 전월보다 0.2%p 오른 3.2%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오름세, 공공요금 인상 우려가 영향을 줬다. 이 수치대로 물가상승률 3%대가 유지된다면 한은 입장에선 물가 관리를 위해 미 연준이 금리를 내려도 현 기준금리를 유지할 수 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국제유가와 곡물가격, 공급망 충격에 따라 국내 물가상승률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최근 과일 등 농산물 가격 급등세가 이어지는 중에 외부 요인이 악재로 겹칠 경우 한은의 긴축 입장은 더 견고해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은행채 금리 상승 등으로 대출 금리가 추가로 오를 수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동결됐어도 대출 금리는 시장의 여건에 따라 내리거나 오를 수 있다”며 “최근 정부가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한다고 했기 때문에 지금보다 대출 금리를 더 인하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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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할 수 있는 대출 금리 인하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기존 대출자들의 금리는 최근까지도 오름세였다. 미국을 중심으로 중앙은행들의 하반기 금리 인하가 예고돼 있지만, 얼어붙은 고금리 환경에 훈풍을 기대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담대 금리, 지난 3개월간 매달 상승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에서 취급하는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보면 연 3.44~5.48%로 주담대 하단 3%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하지만 기존 대출자들의 금리를 보여주는 잔액 기준으로 보면 금리가 반대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잔액 기준으로 변동형 주담대 금리 평균은 지난 1월 연 4.79%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부터 금리 추이를 보면 ▲9월 4.72% ▲10월 4.74% ▲11월 4.77% ▲12월 4.79% 등으로 매달 올랐다. 고정금리 주담대 금리도 지난해 9월 연 3.56%에서 올해 1월 연 3.66%로 높아졌다. 신용대출 금리는 0.01%포인트(p) 소폭 떨어진 6.39%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금리를 대출자들이 부담하고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가 3.50%에 머물러 있고, 신규 대출 금리가 떨어지고 있는데도 기존 대출자들의 금리가 오르는 이유는 대출 금리 변동시차 때문이다. 변동형 주담대의 경우 6개월 단위로 바뀌기 때문에 최근 대출 금리가 내렸다고 해서 기존 대출자에게 곧바로 적용되지 않는다. 반대로 이전 6개월의 금리 상황에 따라 오를 수 있다.
연 4% 중반 주담대 금리 장기간 이어질 수도
특히 시장에서 기대하고 있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실제로 나온다고 해도 기대만큼 대출자의 금리가 낮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려도 인하 폭은 0.25%p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3%대에 머물러 있고, 자칫 부동산 시장 불안정성을 높일 우려가 있어 한은 입장에선 인하를 하더라도 소폭 인하를 결정하고 시장 상황을 관찰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주담대 금리가 코로나 팬데믹 때처럼 2%대로 떨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오히려 금리 연 4% 중반대가 장기간 유지될 수 있다. 대출 금리가 떨어져도 소수점 단위 수준에 그치기 때문에 대출자 입장에선 원리금 상환 부담에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
특히 다수 대출자들이 6개월 단위로 움직이는 변동금리에 적용받고 있어 기준금리가 연말에 인하되더라도 당장 금리 인하를 체감할 수 없다. 기준금리가 인하될 시 내년 상반기가 지나야 대출 금리가 소폭 인하되는 것을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대출자들은 상당 기간 높은 금리를 견뎌야 하는 처지다.
지난 26일 서영경 한은 금융통화위원이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가계대출이나 주택가격을 자극할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고 말한 이유도 여전히 금리 수준이 긴축적이기 때문이다. 서 위원의 말을 달리 표현하면 “대출자 부담은 기준금리 인하 후에도 비슷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기준금리 내릴 타이밍 안 보여
문제는 모든 금리의 표준이 되는 기준금리가 연말에 인하될 수 있느냐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세 차례 금리를 인하한다고 해도 소폭으로 인하할 것이기 때문에 한미 금리 차는 계속 역전된 상태가 될 수 있다. 한미 금리차는 2%p로 역대 최대로 벌어져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소비자들의 향후 1년 물가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월 들어와 전월보다 0.2%p 오른 3.2%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오름세, 공공요금 인상 우려가 영향을 줬다. 이 수치대로 물가상승률 3%대가 유지된다면 한은 입장에선 물가 관리를 위해 미 연준이 금리를 내려도 현 기준금리를 유지할 수 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국제유가와 곡물가격, 공급망 충격에 따라 국내 물가상승률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최근 과일 등 농산물 가격 급등세가 이어지는 중에 외부 요인이 악재로 겹칠 경우 한은의 긴축 입장은 더 견고해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은행채 금리 상승 등으로 대출 금리가 추가로 오를 수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동결됐어도 대출 금리는 시장의 여건에 따라 내리거나 오를 수 있다”며 “최근 정부가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한다고 했기 때문에 지금보다 대출 금리를 더 인하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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