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연합전선 ‘오픈페이’ 1년 넘었지만…“그게 뭐예요?”
[내우외환 카드사] ③
오픈페이, 앱 하나서 타사 카드 사용 가능…출범 초 고객 편의성 제고 기대
현실은 미참여 카드사 존재·온라인 결제 불가 등 불편함으로 소비자 외면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국내 결제시장에서 핀테크 및 휴대폰 제조사들의 존재감이 커지는 가운데, 카드사들이 이에 대응하는 연합전선으로 구축한 ‘오픈페이’가 세상에 나온 지 1년을 훌쩍 넘겼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금융소비자들은 그 존재조차 인지하지 못해 유명무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카드사들이 QR 결제 공동 규격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현재까지도 진척이 없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오픈페이란 ‘앱카드 상호연동 서비스’의 별칭으로 고객이 1개의 카드사 결제 앱(플랫폼)으로 카드사(발급사) 구분 없이 모든 카드를 간편하게 등록·사용·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를 뜻한다. 이제는 대중화된 1개 은행 앱에서 여러 금융사의 계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오픈뱅킹’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예컨대 ‘KB페이’는 KB국민카드의 앱이지만, 오픈페이 서비스를 통해 신한카드나 하나카드 등 타사 카드도 등록해 결제할 수 있다.
카드사들은 “복수 카드사 앱을 설치해서 사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해소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범용성을 확대해 카드사 앱의 경쟁력 제고를 기대한다”는 기치로 지난 2022년 말 오픈페이를 시작했다. 현재 국내 전업카드사 9곳 중 신한카드·KB국민카드·하나카드·롯데카드·BC카드·NH농협카드 등 6곳이 오픈페이에 참여하고 있다.
야심 차게 준비했는데 존재감 ‘0’인 이유
그러나 오픈페이는 출범한 지 1년 3개월이 지났음에도 카드 이용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아직도 모든 카드사가 참여하지 않았을뿐더러 여타 간편결제 서비스보다 사용성이 매우 떨어져서다.
삼성카드·현대카드·우리카드 등 3곳은 현재 오픈페이 미참여 카드사다. 특히 삼성카드는 국내 2위의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삼성페이 서비스가 국내서 워낙 대세로 잡은 터라 앞으로도 참여할 가능성이 매우 낮은 실정이다.
현대카드와 우리카드의 경우 오픈페이 출범 당시에는 추후 참여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현재까지도 이들의 참여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현대카드와 우리카드 관계자는 모두 “시장 상황을 보고 오픈페이 참여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휴대폰 제조사나 핀테크 앱은 지문 인식 등 본인 확인 절차만 거치면 바로 결제가 가능하다. 하지만 오픈페이는 카드사 앱에 접속해 추가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QR 코드나 바코드 생성이 늦어지는 현상도 자주 발생해 소비자들의 불만을 샀다.
무엇보다 가장 치명적인 한계는 온라인 결제는 불가능하고 오프라인 결제만 가능하다는 점이다. 당초 여신금융협회는 “오프라인 가맹점에서만 사용 가능한 이용 범위를 2023년 하반기 중 온라인도 포함토록 확대할 예정”이라고 선언했지만, 온라인 결제는 요원하기만 한 상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오픈페이는 우선적으로 온라인에서 이용 가능해져야 조금이라도 존재감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며 “설령 온라인 결제가 열려도 삼성·애플페이나 네이버·카카오페이 등이 이미 자리 잡은 상황에서 얼마나 오픈페이 이용률이 올라갈지 솔직히 회의적이다”라고 말했다.
QR 공동 전선도 추진했지만 ‘감감무소식’
급변하는 결제시장에 대비하기 위해 카드사들은 오픈페이 외에도 QR 결제에서도 힘을 합치기로 했다. 그동안에는 카드사별로 QR 규격이 다 달라 소비자가 쓰는 카드와 규격이 같은 결제 기기를 갖춘 가맹점이 아니면 현장에서 QR 결제가 불가했다.
이에 카드사들은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해 지난해 5월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후 공통 QR 규격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오프라인에서 모든 카드사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공통 QR 규격을 개발해 이를 적용한다면 카드사 페이 앱 이용이 늘어날 것이란 전략에서다.
하지만 카드사들이 공통 규격을 자체 시스템에 적용하는 데 비용과 시간이 들고, 가맹점 단계에서 추가적인 전산 작업이 필요해지면서 개발은 지연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였던 출시 시기는 올해 상반기로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오픈페이든 공통 QR이든 흩어져 있는 규격을 표준화하려는 취지 자체는 좋고 필요한 작업이다”라면서도 “그러나 카드사들 자체 페이는 삼성·애플페이처럼 속도가 빠르지 않고, 네이버·카카오페이처럼 혜택이나 편리성이 좋지도 않아 상대적인 약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아직도 오픈페이는 참여 카드사를 확대하는 쪽에 신경을 쓰다 보니 개별 서비스에 대한 질적 관리는 잘못하고 있는 듯하다”며 “앞으로 혜택을 강화하고 서비스 사용에 있어 불편한 점이 개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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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페이란 ‘앱카드 상호연동 서비스’의 별칭으로 고객이 1개의 카드사 결제 앱(플랫폼)으로 카드사(발급사) 구분 없이 모든 카드를 간편하게 등록·사용·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를 뜻한다. 이제는 대중화된 1개 은행 앱에서 여러 금융사의 계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오픈뱅킹’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예컨대 ‘KB페이’는 KB국민카드의 앱이지만, 오픈페이 서비스를 통해 신한카드나 하나카드 등 타사 카드도 등록해 결제할 수 있다.
카드사들은 “복수 카드사 앱을 설치해서 사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해소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범용성을 확대해 카드사 앱의 경쟁력 제고를 기대한다”는 기치로 지난 2022년 말 오픈페이를 시작했다. 현재 국내 전업카드사 9곳 중 신한카드·KB국민카드·하나카드·롯데카드·BC카드·NH농협카드 등 6곳이 오픈페이에 참여하고 있다.
야심 차게 준비했는데 존재감 ‘0’인 이유
그러나 오픈페이는 출범한 지 1년 3개월이 지났음에도 카드 이용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아직도 모든 카드사가 참여하지 않았을뿐더러 여타 간편결제 서비스보다 사용성이 매우 떨어져서다.
삼성카드·현대카드·우리카드 등 3곳은 현재 오픈페이 미참여 카드사다. 특히 삼성카드는 국내 2위의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삼성페이 서비스가 국내서 워낙 대세로 잡은 터라 앞으로도 참여할 가능성이 매우 낮은 실정이다.
현대카드와 우리카드의 경우 오픈페이 출범 당시에는 추후 참여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현재까지도 이들의 참여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현대카드와 우리카드 관계자는 모두 “시장 상황을 보고 오픈페이 참여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휴대폰 제조사나 핀테크 앱은 지문 인식 등 본인 확인 절차만 거치면 바로 결제가 가능하다. 하지만 오픈페이는 카드사 앱에 접속해 추가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QR 코드나 바코드 생성이 늦어지는 현상도 자주 발생해 소비자들의 불만을 샀다.
무엇보다 가장 치명적인 한계는 온라인 결제는 불가능하고 오프라인 결제만 가능하다는 점이다. 당초 여신금융협회는 “오프라인 가맹점에서만 사용 가능한 이용 범위를 2023년 하반기 중 온라인도 포함토록 확대할 예정”이라고 선언했지만, 온라인 결제는 요원하기만 한 상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오픈페이는 우선적으로 온라인에서 이용 가능해져야 조금이라도 존재감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며 “설령 온라인 결제가 열려도 삼성·애플페이나 네이버·카카오페이 등이 이미 자리 잡은 상황에서 얼마나 오픈페이 이용률이 올라갈지 솔직히 회의적이다”라고 말했다.
QR 공동 전선도 추진했지만 ‘감감무소식’
급변하는 결제시장에 대비하기 위해 카드사들은 오픈페이 외에도 QR 결제에서도 힘을 합치기로 했다. 그동안에는 카드사별로 QR 규격이 다 달라 소비자가 쓰는 카드와 규격이 같은 결제 기기를 갖춘 가맹점이 아니면 현장에서 QR 결제가 불가했다.
이에 카드사들은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해 지난해 5월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후 공통 QR 규격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오프라인에서 모든 카드사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공통 QR 규격을 개발해 이를 적용한다면 카드사 페이 앱 이용이 늘어날 것이란 전략에서다.
하지만 카드사들이 공통 규격을 자체 시스템에 적용하는 데 비용과 시간이 들고, 가맹점 단계에서 추가적인 전산 작업이 필요해지면서 개발은 지연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였던 출시 시기는 올해 상반기로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오픈페이든 공통 QR이든 흩어져 있는 규격을 표준화하려는 취지 자체는 좋고 필요한 작업이다”라면서도 “그러나 카드사들 자체 페이는 삼성·애플페이처럼 속도가 빠르지 않고, 네이버·카카오페이처럼 혜택이나 편리성이 좋지도 않아 상대적인 약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아직도 오픈페이는 참여 카드사를 확대하는 쪽에 신경을 쓰다 보니 개별 서비스에 대한 질적 관리는 잘못하고 있는 듯하다”며 “앞으로 혜택을 강화하고 서비스 사용에 있어 불편한 점이 개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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