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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발등에 불 떨어진 벤틀리, 소피텔 대신 롯데호텔 손 잡는다

올해 1분기 국내 신규 등록 대수 77%↓
6월부터 시그니엘 스위트룸 혜택 제공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 위해 지속 노력”

벤틀리가 국내 고객들에게 시그니엘 호텔 스위트룸 숙박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 벤틀리]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영국 하이엔드(최고급) 자동차 브랜드 벤틀리(Bentley)가 롯데호텔과 손을 잡았다. 자사 고객에게 최고급 호텔 스위트룸 숙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벤틀리가 올들어 급감한 판매 실적 회복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벤틀리는 최근 롯데호텔앤리조트와 고객 전용 숙박 서비스 제공을 위한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에 따라 벤틀리 멤버십 고객(차량 구매 시 무료 가입)은 오는 6월부터 롯데호텔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시그니엘 호텔 스위트룸을 무료(1박)로 이용할 수 있다. 시그니엘은 서울과 부산의 랜드마크(지역 이미지를 대표하는 건물) 호텔이다.

벤틀리 고객은 스위트룸 내에서 주류·다과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수영장 및 라운지 등 부대 시설도 이용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롯데호텔 측은 “고객사와 계약 건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안내가 어렵다”고 밝혔다.

벤틀리가 시그니엘 호텔 관련 제휴 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는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호텔과 계약 관계를 맺고 있었다. 벤틀리와 소피텔의 제휴 계약은 다음 달(5월) 말 종료된다.

벤틀리 관계자는 “제휴사는 호텔뿐 아니라 패션 브랜드 등 다양하다”면서 “고객에게 항상 최고의 혜택을 전할 수 있도록 개선 중”이라고 말했다.

벤틀리가 국내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 3월 전 세계 최초로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벤틀리 큐브’를 오픈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 공간은 신차 전시뿐 아니라 맞춤 차량 제작 상담, 문화 전시 등이 공존하는 복합 시설이다.

글로벌 본사에서 시장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본 것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벤틀리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4년 연속 판매 성장세를 이어왔다. 연도별 국내 판매 실적은 ▲2019년 129대 ▲2020년 296대 ▲2021년 506대 ▲2022년 775대 ▲2023년 810대 등이다. 한국은 지난해 말 기준 벤틀리의 아시아·태평양지역 1위 시장이다.

다만 올해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 벤틀리의 올해 1분기(1~3월) 국내 판매 실적은 38대에 머물렀다. 이는 전년 동기(168대) 대비 77.4% 감소한 수치다.

업계는 올해부터 시행된 법인차 전용 번호판 도입 제도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법인차 사적이용 방지를 위해 8000만원 이상 업무용차에 연두색 번호판을 적용하기로 했다. 일종의 ‘명찰 효과’를 노린 것인데,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1분기 1억원 이상 법인차의 신규 등록 대수는 7120대로 전년 동기(1만80대) 대비 29.3% 줄었다. 벤틀리의 법인차 비중은 지난해 기준 76%였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신차 수요가 줄면서 고급차도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면서 “결국 제한된 수요를 잡기 위한 혜택 강화 등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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