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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FGF 2024]신진영 자본시장연구원장 “韓 증시 저평가…낮은 주주환원 원인”

증시 ‘지지부진’…당분간 반등 어려워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강화 필수
밸류업 위해 기관투자자 역할도 중요

이코노미스트 주최로 ‘2024 이코노미스트 금융성장포럼’이 2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신진영 자본시장연구원장이 ‘한국 자본시장의 현주소와 과제’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신진영 자본시장연구원장이 한국자본시장에 대한 평가와 해결책 등을 공유했다. 신 원장은 한국 증시의 저평가는 낮은 수익성과 낮은 주주환원 등이 주된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기업들이 자본효율성을 제고하고, 자사주 매입·소각 등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코스피 정체…급격한 반등 어려울듯
신 원장은 2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이코노미스트 금융성장포럼’(Economist Financial Growth Forum 2024)에 기조연설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행사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금융산업 전략’을 주제로 진행됐으며, 약 200명의 금융증권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신 원장은 ‘한국자본시장의 현주소와 과제’를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거시경제와 자본시장 추이, 코리아디스카운트와 기업 밸류업 전략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자본시장연구원 전망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GDP 성장률은 1.9%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신 원장은 “IT 부문의 반등에 힘입어 수출 및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개선되고, 민간소비 또한 실질소득 개선 등으로 하반기 이후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라면서도 “누적된 공사비 상승에 따른 착공 둔화로 건설투자는 부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신 원장은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인구가 점차 감소하고 특히 생산가능인구 감소해 잠재성장률자체가 급속히 낮아지는 것이 우리나라 경제 근본적인 장애”라고 평가했다. 

연구원은 2024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7%로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3% 이상의 상승폭을 보이다가 하반기에는 2% 초반으로 축소된다는 것이다. 

신 원장은 “국제 원자재 가격의 하향 안정화는 국내 상품가격에 점차 반영될 것”이라며 “다만 정부 관리품목의 물가변화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주요국에 비해 물가하락이 지연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한국 주식시장은 ‘지지부진’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신 원장은 “작년 말부터 증시가 회복이 되긴 했지만, 코스피가 2600에서 2700 사이를 왔다갔다하는 상당히 정체된 모양을 보이고 있다”면서 “추후 기업 실적이 크게 반등할만한 요인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에 따른 주가의 급격한 반등은 당분간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이코노미스트 주최로 ‘2024 이코노미스트 금융성장포럼’이 2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참석자들이 신진영 자본시장연구원장의 기조연설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낮은 수익성·주주환원…韓 증시 저평가 원인
신 원장은 한국 증시의 저평가에 대한 분석을 이어갔다. 그는 한국 증시 저평가 원인이 다양한 요인들에 기인한다고 봤다. 특히 낮은 수익성과 낮은 주주환원이 주된 원인으로, 낙후된 기업지배구조와 기관투자자 수요 부족 등도 저평가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한국 증시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023년 말 1.05로 주요국 대비 낮다. 다른 나라를 살펴보면 ▲미국 4.55 ▲대만 2.41 ▲일본 1.42 등이다. PBR은 기업이익배수(PER)와 자본수익률(ROE)을 곱해 나온 수치다. 

특히 신 원장은 “2023년 말 한국 상장기업 PER은 19.78로 주요국 평균 수준으로 PER 측면에서는 저평가 됐다고 말하기 어렵다”면서 “PBR이 낮은 것은 ROE가 작년 말 5.18%로 주요국 최하위권 수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신 원장이 한국 증시의 저평가 원인으로 꼽은 주주환원 현황을 보면, 2023년 기준 한국 기업의 배당수익률은 1.49%다. 같은 기간 ▲독일 3.24% ▲대만 3.22% ▲중국 2.69% ▲일본 2.25% 등 주요국 수치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2023년 배당성향은 한국이 40.4%로, 독일 61.76%, 대만 57.61%과 비교해 낮다.

이어 신 원장은 “한국이 취약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는 것도 낮은 PBR의 원인”이라면서 “ACGA가 발표하 한국의 기업지배구조 점수는 아시아에서도 평균 이하 수준”이라고 했다. 

신 원장은 해외의 밸류업 지원 방안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실마리를 찾았다. 우선 자본효율성을 제고해 중장기 성장전략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후장대(重厚長大)’ 사업에서 벗어나, 반도체 역시 메모리에서 인공지능(AI)로 전환하는 성장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일본 기업의 구조조정 사례처럼 기업 내 자본 활용배치를 새롭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한 주주환원 제고와 정부의 법 개정, 기업 자체 노력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이 중요하다고 했다. 

신 원장은 한국 증시 밸류업을 위해 기관투자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일본 포함 외국의 경우 기관투자자가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아직 우리나라는 기관투자자 역할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신 원장은 일명 ‘5% 룰(rule)’의 내용이 명확해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5% 룰은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개인이나 법인이 상장회사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게 될 경우 공시하는 제도다.

신 원장은 “기관투자자들이 공동으로 행동할 때에도 총 지분율이 5%를 넘기면 공시를 해야하는데, 이는 많은 제약이 뒤따른다”면서 “경영참여의 범위 등의 명확성 높아져야 기관투자자들도 더욱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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