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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40년이 가져다준 놀라운 변화 그리고 과제

[이코노미스트 40년, 이동통신산업 40년] 특별기고 - 조신 연세대 교수
다가오는 6G와 AI 시대 대비해야

SKT 월드 IT쇼 2024 '이동통신 40년' 특별 전시관 모습 [사진 SKT]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 10만 명. 40년 전인 1984년 이동전화 서비스가 시작될 때 한 연구소가 2000년의 이동전화 가입자 수를 예측했던 결과다. 1984년에는 차량용 전화뿐이었고 비용도 웬만한 자동찻값 수준이었으니 이런 예측이 나온 것도 무리는 아니다.

실제로는 2000년에 2600만 명을 넘어섰고 지금은 5600만여 명(휴대폰 이외에 차량 등 사물에 설치된 이동통신 단말기를 포함하면 총 8277만 가입자)에 달한다. 이는 이동통신이 지난 40년간 가져다준 변화가 모든 이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일화다. 

가입자 증가보다 질적인 변화는 훨씬 더 크다. 이제 스마트폰은 더 이상 ‘전화기’가 아니다. 스마트폰으로 전화보다는 동영상, 게임, 채팅을 즐기는 시간이 훨씬 길다. 그뿐이랴. 쇼핑, 뱅킹, 내비게이션, 더 나아가 웬만한 회사 업무마저도 스마트폰 안으로 들어왔다. 이동통신 없는 일상생활은 더 이상 생각할 수 없게 됐다.

앞으로도 이동통신은 5G를 넘어 6G로 진화하고 AI와 결합해 훨씬 똑똑해질 전망이어서, 어떤 서비스가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이동통신 발전은 기술혁신, 경쟁 도입과 수요 폭증 덕분

이처럼 이동통신이 양적·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기술혁신, 경쟁 도입과 이에 따른 수요 폭증 덕분이다. 1984년에 시작된 아날로그(1G, 1세대) 서비스는 통화품질이 나빴고 가입자를 많이 수용할 수도 없었다. 1996년 디지털 기술인 CDMA(2G)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CDMA 기술은 훨씬 좋은 품질의 서비스를 10배 가까이 많은 가입자에게 제공할 수 있었다. 

기술은 계속 발전해 3G(W-CDMA), 4G(LTE)를 거쳐 2019년에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했다. 5G 전송속도는 1Gbps로 1G보다 무려 십만 배가 빠르다. 이제 TV 시청은 기본이고 증강·가상현실(AR/VR) 서비스, 의료용 로봇 원격제어, 자율주행 자동차 등 실시간 반응 속도가 필요한 서비스도 가능해졌다. 

정부는 1990년대에 한국이동통신(주)(현재 SK텔레콤) 이외에 4개 이동통신사업자를 허가함으로써 경쟁을 도입했다. 5개 사업자는 치열한 투자, 서비스 및 마케팅 경쟁을 벌이며 가입자 유치에 나섰고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했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거치며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지 못한 2개 사업자(신세기, 한솔)가 인수·합병됨으로써 2002년 3개 사업자(SKT, KT, LG)로 구조조정이 됐다.
 
2002년에는 SK텔레콤이 가입자 점유율 53.2%로 지배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3위 사업자 LGU+가 경쟁력을 키워가고, 알뜰폰(이동통신 3사로부터 통신망을 빌려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이 낮은 요금을 무기로 시장을 공략하면서 판도가 바뀌었다. 2023년 말 기준으로 SK텔레콤 점유율은 37.8%로 크게 떨어지고, LGU+(22.3%), KT(20.7%), 알뜰폰(19.2%)이 거의 비슷한 수준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초기에는 뛰어난 통화품질과 강력한 브랜드를 바탕으로 차별화 우위를 만들어 냈으나 점점 차별화 포인트가 줄어들었다. 품질 격차를 줄인 3위 사업자와 가격 경쟁력을 갖춘 알뜰폰에 시장을 내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제 이동통신은 스마트 라이프케어 서비스로 자리매김 

2007년 아이폰 출시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스마트폰은 우리 일상생활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스마트폰은 ‘내 손 안의 컴퓨터‘다. 스마트폰이 일반화되면서 이동전화 이용 패턴은 음성 중심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전환됐다.
 
2022년 일평균 이동전화 이용 시간(93.3분)은 2010년(50.6분) 대비 42.7분(84.4%) 증가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음성·문자 이용 비중은 36.5% 포인트 줄어든 반면, 동영상·검색·SNS나 상거래 등 경제·사회·문화생활 서비스의 일평균 이용 시간은 1.2분에서 35.1분으로 28.3배 급증했다. 

이는 세계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우리나라는 변화 속도와 폭이 더 크다. 스마트폰 보급률, 5G 가입자 비율은 전 세계 1위이고, 2022년 1인당 월 모바일 데이터 소비량은 15.1GB로 OECD 평균 14.2GB보다 높은 수준이다. 물론 이는 좋은 네트워크에 힘입은 바가 크다. 

세계 최고 품질 서비스를 비교적 낮은 요금에 제공 중 

여러 기관에서 실시하는 이동통신 네트워크 평가에서 한국은 일관되게 최고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 예로 ‘오픈시그널’(OpenSignal)이 2023년에 발표한 이동통신 다운로드 속도 평가에서는 우리나라 이동통신 3사가 나란히 1, 2, 3위를 차지했다.

그럼, 요금 수준은 어떤가? 우리나라 이동통신 요금이 높아서 통신비 부담이 크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지만, 여러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이동통신 요금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편은 아니다. 

일례로 주요 10개국의 2023년 기준 요금을 비교하면, 소량(5GB), 평균(18GB), 대량(62GB), 무제한 요금 이용자 그룹 모두에서 한국 요금은 평균보다 낮았고, 이용량이 증가할수록 상대적으로 더 싸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1인당 국민소득 대비 이동통신 요금 비중을 비교하면, OECD 38개 회원국 평균이 0.8%인데 우리나라는 0.85%로서 평균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는 소득이나 가계지출에서 통신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높다는 주장과는 상반된 결과다.

전체 정보통신산업 발전에도 적지 않은 기여
 
정보통신(ICT) 산업 생태계는 콘텐츠(C)-플랫폼(P)-네트워크(N)-디바이스(D) 네 가지 구성요소로 이뤄져 있다. 이용자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C-P-N-D가 고루 발전돼야 하고, 또한 이들의 발전은 서로 연계돼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전체 ICT 산업의 발전은 주로 네트워크가 촉발했다.

특히 1996년 세계 최초 CDMA 상용화는 ICT 산업 발전의 기폭제가 됐다. CDMA 개발 과정에서 이동통신 업체가 제시하는 요구조건에 맞춰 제조업체가 장비를 만들어 내고, 이동통신 업체가 테스트를 통해 보완해 가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면서 우리 기업들은 황무지에서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쌓아갔다. 

이 기술력이 휴대폰과 통신장비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졌음은 물론이다. CDMA 이후에도 이동통신사들이 가장 신속히 신기술을 적용한 통신망을 구축하고, 이를 테스트베드 삼아 세계시장을 선도할 휴대폰을 개발했다. 또한 휴대폰은 첨단기기로 각종 부품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관련 부품 산업도 동반 성장할 기회를 얻었다. 

이를 계기로 ICT 산업은 우리나라 주력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2023년 ICT 산업 수출액은 1868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 거의 30%를 차지할 정도다. 인터넷 및 콘텐츠 기업들 또한 첨단 이동통신망에서 구현되는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선순환 구조를 이어갔다. 그런 점에서 오늘날의 게임, 음악 등 K-콘텐츠 세계화도 첨단 이동통신의 혜택을 누린 셈이다.

이동통신사의 설비투자 또한 ICT 기업에 마중물 역할을 했다. 통신 3사는 최근 10년간(2014~2023) 74조 원의 설비투자를 통해, 네트워크 장비, 소프트웨어 등 관련 산업에 많은 생산·부가가치 유발효과를 일으켰다. 같은 기간 매출액 대비 설비투자액 비중을 보면, SK텔레콤이 17.1%로 미국 버라이즌(14.1%), 일본 NTT도코모(12.5%)보다 높게 나타나는데, 그만큼 한국 통신사업자의 상대적 기여가 컸다는 의미다. 

이동통신사, 좋았던 시절은 끝나고 어둡고 불확실한 시대로

이처럼 품질 좋고 요금이 싼 데도 2000년대 후반까지는 이동통신사 수익성도 좋은 편이었다. 어떻게 이게 가능했을까?

이동통신 초기에는 기술혁신에 따른 원가 하락이라는 공급 요인과 경쟁 도입 및 가입자 폭증이라는 수요 요인이 선순환을 그릴 수 있었다. 즉, 품질은 좋아지면서도 원가는 줄어드는 디지털 기술혁신의 혜택을 누렸다. 그리고 경쟁 도입과 소득 증가로 수요도 폭증했다. 

이동통신사업자의 이윤도 덩달아 증가해 요금 인하를 하고도 투자 여력이 남았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 방정식은 깨졌다. 통신망 고도화와 트래픽 증가로 투자비는 많이 드는 데 비해 매출액은 제자리걸음이다. 2010년~2023년 사이에 SK텔레콤은 매년 0.94% 성장에 그쳤고, 형편이 나은 LGU+도 4.12%에 불과하다. 물론 이 같은 상황이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지만, 우리나라가 더 심하다. 

그럼 왜 이렇게 상황이 달라졌는가? 첫째, 가입자 포화 때문이다. 휴대폰 가입자 수는 10년 전부터 5500만 명 주변에 머물고 있다. 

둘째, 이동통신사의 주된 수입원이었던 음성 전화를 대체하는 저가 또는 무료 서비스가 일반화됐다. 카카오톡 등 무료 인터넷 전화의 등장으로 매출액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개편되면서 음성 통화와 문자 서비스는 사실상 무료화됐다.

셋째, 데이터 통신에서 매출이 늘어날 여지도 없다. 물론 차세대 이동통신망이 구축되면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들이 높은 요금을 내면서도 더 좋은 서비스에 가입하면서 가입자당 매출액(ARPU)이 증가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저가 요금제가 등장하고 대다수 가입자가 차세대 통신으로 이동하면서 ARPU가 다시 떨어진다.

예컨대 4G가 2011년 상용화되고 2012~2015년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가 늘면서 ARPU가 증가했다. 그러나 그 이후 알뜰폰과의 가격경쟁, 정부의 요금 인하 압력으로 ARPU는 다시 줄어들었다. 이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동통신사 ARPU는 하락 또는 정체 상태에 머물고 있는데, 일례로 SK텔레콤의 경우 2010년 ARPU가 월 3만6676원이었는데, 2023년에는 2만9873원으로 줄었다.

통신사업자의 수익성 악화는 더 심각하다. KT는 2010년 이후 13년 사이 영업이익이 2.1조 원에서 1.6조원으로 감소했다. SK텔레콤도 같은 기간에 2.3조원에서 1.6조원으로 줄었다. 시장점유율을 꾸준히 늘린 LGU+만이 소폭의 영업이익 상승을 기록했을 뿐이다. (6,550억 원 → 9,980억 원) 영업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영업이익률도 비슷한 형편이다. SK텔레콤의 2005년 영업이익률은 23.3%로 가히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릴 만했으나, 그 이후 계속 하락해 작년에는 9.0%까지 떨어졌다. 이는 미국 버라이즌(17.1%), 일본 NTT도코모(18.1%)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근본적 원인은 ICT 산업 생태계에서 네트워크의 지위 약화

스마트폰 시대 이전까지는 ICT 생태계에서 네트워크(N) 사업자가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고, 가치분배 관점에서 가장 많은 몫을 챙겨갔다. 먼저 디바이스(D) 기업과의 관계를 보면, 노키아, 삼성 등 제조업체들은 다양한 휴대폰을 내놓고 이들을 이동통신사별 니즈에 맞춰 맞춤 제공하는 ’을‘이었다. 그리고 이동통신사는 자신만의 무선인터넷 포털(walled-garden)을 만들어서 자신이 승인한 서비스나 콘텐츠(C)만을 입점시켰다. 제3의 OS나 플랫폼(P)이 이 생태계에 끼어들 여지는 없었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대가 되면서 ICT 생태계에서 주도권이 바뀌었다. 모바일 생태계가 유선 네트워크에 연결된 PC 및 인터넷 생태계와 비슷해진 것이다. 우선 단말기는 PC처럼 표준화된 스펙을 충족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소수 모델만 생산해도 되고 이동통신사별 맞춤 제공 필요성도 크게 줄었다. 

SW 플랫폼도 PC에서처럼 안드로이드, iOS 등 소수의 범용 OS만이 살아남아 모바일 생태계에 대한 영향력을 크게 강화했다. 또한 서비스 플랫폼에서는 구글, 페이스북 등이 빠르게 모바일 쪽으로 확장해 나갔다. 콘텐츠 기업들도 이동통신사 승인을 받을 필요 없이 여러 플랫폼을 통해 고객들과 직접 접촉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이다. 유선 인터넷에서 크게 성장한 OS, 플랫폼, 콘텐츠 기업들이 이동통신사업자 힘에 눌려 기를 못 펴다가, 스마트폰 등장을 계기로 그동안의 제약을 털어버리고 봇물 터지듯이 약진한 형국이다.

5G 시대가 되면 네트워크 중요성이 훨씬 커지고 따라서 이동통신사의 역할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 5G 서비스와 결합하면, 헬스케어, 스마트 팩토리, 자율주행, 로봇, AR/VR 등 분야에서 획기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생산성도 향상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분명 5G 시대가 되면서 가능해진 서비스가 많아졌다. 그리고 5G는 디지털 전환을 완성하는데 필수 요소임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5G가 사용되는 케이스에서 이동통신사의 역할이 4G 때보다 더 커질까? 즉, 주도적으로 다른 플레이어들을 엮어 내거나 다른 영역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까?

예컨대 놀이공원에 다양한 AR/VR 콘텐츠가 들어간 놀이시설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동통신사가 5G 네트워크 설계 및 운용에 깊숙이 협력해야 한다. 그만큼 새로운 매출 기회가 생길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놀이시설이 안정화되면, 놀이공원 측이 주도적으로 시설을 운영하고 통신사업자는 필요한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데 그칠 가능성이 크다. 지금도 많은 서비스에서 네트워크가 필수 요소지만, 통신사업자의 역할은 네트워크 제공자로 한정되고 플랫폼 또는 콘텐츠 기업들이 해당 서비스 제공의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6G와 AI 시대, 이동통신사업자가 직면한 도전과 기회

앞으로도 이동통신 혁명은 이어질 전망이다. 6G 국제 표준화가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정부와 기업들은 2028~2030년 6G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6G는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이라는 5G의 세 가지 특성을 10~100배 이상 강화하고, 이에 더해 초공간(지상 10km까지), 고정밀 측위(10cm 이내 오차), 초절감(에너지 효율) 통신을 달성하려는, 그야말로 ’꿈의 통신망‘이다. 현재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새로운 서비스들이 삶의 질과 생산성 향상을 가져오리라 예상된다. 

한편, AI가 인류의 삶을 통째로 바꾸리라는 조짐은 이미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동통신사들도 ’AI 컴퍼니‘로 전환해 새로운 기회를 선점하려고 애쓰고 있다. 올해 2월에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에서도 세계적인 AI 기업과 이동통신사 대표들이 모여서 AI와 6G의 미래를 주제로 토론하고 관련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6G/AI 시대에 이동통신사업자에게 주어진 기회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AI를 활용해 ‘본업’을 혁신하는 것이다. AI를 활용하면 고객 경험, 네트워크 운용, 경영 효율화 등 여러 측면에서 큰 혁신의 여지가 있다. 이러한 혁신을 성공적으로 이루면 본업에서 확실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둘째, 6G를 활용한 매출액 증대 기회가 생긴다. 초기에 6G는 B2C보다 B2B 서비스가 주종을 이루리라 전망된다. 이동통신사들은 개별 기업의 니즈에 맞춰 6G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매출을 늘릴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네트워크 이외의 다른 기반 기술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거나, 헬스케어·스마트 홈·스마트 팩토리 등 플랫폼 사업 진출을 고려할 수 있다. 네트워크 이외 기반 기술은 HW(반도체, 디바이스), SW 인프라(클라우드, 데이터 분석, 보안), 응용 SW 등 다양하다. 그러나 사실 다른 기반기술에서 통신사업자의 역량이 도움이 될 여지가 크지는 않다. 플랫폼 사업 진출 또한 네트워크와 플랫폼 사업에 요구되는 역량 차이가 크기 때문에 쉬운 일은 아니다. 따라서 이러한 전략을 제대로 실행하려면 조직 역량과 문화 강화가 선결되어야 한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네트워크는 ICT 생태계에서 가장 필수적인 인프라이다. 앞으로 다가올 ‘멋진’ 세상이 가능해지려면 ‘튼튼한’ 네트워크가 뒷받침돼야 한다. 통신사업자들이 6G/AI 시대의 도전을 잘 극복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ICT 생태계를 만드는 데 이바지하리라 기대해 본다. 우리 정부는 오늘날의 ICT 산업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CDMA 사례에서 보듯이, 정부는 통신서비스를 활용해 ICT 산업을 활성화하는 정책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해 왔다. 그러나 이제 ICT 생태계에서 통신사업자의 입지가 예전 같지 않거니와 재무 상태도 나빠졌다. 앞으로 정부는 소비자 후생을 증대하면서도 통신사업자의 투자 유인을 보장하는 정책을 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조신 교수

조신 교수는_서울대학교와 워싱턴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SK텔레콤 부사장, SK브로드밴드 대표이사, 대통령 비서실 미래전략수석비서관,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교수를 역임했다. 30여 년간 산·학·연·관 현장에서 ICT 산업과 혁신을 연구하고 이를 기업 경영과 정부 정책에 적용하는 일을 해왔다. 활발한 저술과 언론 기고, 강연 활동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소통하며 체험적·실천적 조언을 들려주고 있다. 현재는 연세대학교 객원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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