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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이 이끌고 노력이 정상으로 밀어올렸다…원용기 명장 [대한민국 명장]②

사출금형 명장 원용기 비즈엔몰드 대표
서른 여덟에 사출금형 대한민국 최고
"40년 간 재능 기부 하겠습니다"

그들은 남들이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묵묵히 한 자리에서 15년 이상 일했다. 분야도 다양하다. 한복생산부터 제빵·금형·석공예·용접 등 한국 사회가 움직이는 데 꼭 필요한 것들이지만 흔히 말하는 3D 업종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들은 일이 어려워도 편법 대신 원칙에 충실하면서 자신의 맡은 바를 끝까지 해낸 장인들이다. 그들에게 한국 사회는 '대한민국 명장'이라는 명예로운 타이틀을 기꺼이 부여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창간 40주년을 맞이해 꽃보다 아름다운 명장의 인생사를 담은 '대한민국 명장' 시리즈를 시작한다. 대한민국 명장은 고용노동부가 고시한 38개 분야 92개 직종에서 최고 수준의 숙련기술을 보유한 이들 중에서 중에서 대통령 명의로 선정된 기능인을 말한다. 지금까지 699명이 대한민국 명장으로 선정됐다.  <편집자주>

제작된 금형 앞에 선 원용기 비즈엔몰드 대표이사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어떤 형태로도 변형할 수 있고 녹슬지 않는다. 또 썩지 않는데 값도 저렴하다.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으로 찬사를 받았던 플라스틱이 이제는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몰리며 가장 ‘위험한’ 발명품’이라는 오명을 얻고 있다. 그런데도 매년 사용이 줄지 않는 건 그만큼 플라스틱이 우리 일상생활과 밀접하기 때문이다.

“플라스틱은 필요악(必要惡)입니다.” 원용기 사출금형 명장(비즈엔몰드 대표)은 이렇게 말한다. 잘 활용하면 인류를 풍요롭게 하는 좋은 기술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환경오염의 주범이 될 수 있는 위험한 물질이라는 뜻이다. 원 명장이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것은, 또 그 말의 무게가 가볍지 않은 것은 그만큼 플라스틱에 대한 이해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그는 2011년 대한민국 사출금형 명장에 이름을 올렸다. 사출금형이란 플라스틱을 녹여서 뽑아내는 것을 말한다. 정교하게 만든 틀에 액체로 녹인 플라스틱을 주사액처럼 밀어 넣으면 굳어진 플라스틱이 틀 모양대로 떨어져 나온다. 이를 사출금형이라고 한다. 설명은 간단하지만 원료의 배합·압력의 세기·금형의 섬세함 등 세밀하고 정교한 작업을 이해하고 구현할 수 있어야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

대한민국 명장은 산업현장에서 최고 수준의 숙련 기술을 보유한 기술자를 말한다. 원 명장은 국내 최고 사출금형 기술자라는 뜻이다. 당시 나이 38세, 역대 최연소였다. 원 명장을 인천 서구 가좌동에 있는 비즈엔몰드 공장 사무실에서 만났다.
원용기 명장이 그동안 받은 각종 상장, 특허증, 위촉장 등을 벽에 정리해 놓았다. [사진 신인섭 기자]

"돈은 없지만 재능을 40년 기부하겠습니다"

17년 6개월. 그가 사출금형 부문 명장으로 도전할 때 쌓은 경력이었다. 짧지 않은 시간이었다. ‘과연 이것만으로 명장이 될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했다. “엔지니어를 시작할 때부터 명장 제도가 무엇인지는 알았어요, 하지만 (명장으로 선정될 때까지도) 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죠.” 그는 명장으로 도전하면서도 명장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만큼 젊은 사람이 명장이 된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도전했다. 떨어지면 다시 준비하면 된다고 자신을 독려했다.

“보통 일 년에 35명가량 명장을 선발합니다. 분야마다 한 사람씩 뽑죠. 하지만 매년 모든 분야에서 명장이 뽑히는 것은 아니에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심사위원이 보기에 실력이 미흡하다고 판단하면 선발하지 않기도 합니다. 제 기억에 당시(2011년) 선발된 명장은 9명이었습니다.”

대한민국 명장은 서류 전형·기능심사·인터뷰를 거쳐 선발한다. “그때는 서류전형에 내는 서류 양에 제한이 없었습니다.” 원 명장은 자신의 경험·실적·특허 등 다양한 자료를 정리해서 책처럼 만들어 제출했다고 했다. 자격증을 인정받으려면 복사본 한 장을 내면 되는데, 그렇게 정리한 자료가 300페이지 이상이었다고 했다.

서류를 제출하러 간 날, 서류 검토 작업을 하던 직원이 혼잣말로 “봉사점수 빼곤 다 되네”라고 하는 소릴 들었다고 했다. 13년이 지난 지금도 그 한마디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2007년부터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인 국가표준 개발 작업에 참여했다. 매뉴얼을 만들고 학생 모듈 교재도 썼다. 사실상 사출 금형 교과서 만드는 일을 한 셈이다. 대학원에서는 관련 논문도 냈다. 이런 작업이 서류 심사를 통과하는 데 도움이 됐다.

봉사점수는 사실 재능기부를 얼마나 했느냐를 따진다. 기업 컨설팅을 해보고 싶었던 그는 컨설턴트 자격증 땄는데, 이게 명장이 되는 데 도움이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개인적으로 공부했지만, 자격증을 가지고 식당·문구점·학원 등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을 무료로 컨설팅해 줬습니다. 열심히 참여했다고 상도 받았죠. 문득 이런 일들이 떠올라 명장 심사처에 이런 일도 봉사로 인정받을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봉사점수가 채워졌다.
원용기 명장이 행사에서 받은 이름표와 명장 간판 등 모습.[사진 신인섭 기자]

나이가 아니라 기술과 실적을 봐달라

서류 심사를 통과하고 기능 심사를 받았다. 기능심사는 심사위원이 현장에 직접 나와 평가한다. 창업한 지 1년 조금 넘었을 무렵이었다. 회사는 작았고, 장비도 특별하지 않았다. 자신 있는 부분이라면 누구보다 정밀한 작업을 잘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밀링·방전·연마… “제가 만들었던 금형들이 다른 데서는 하기 어려운 작업이었습니다.” 심사위원이 원 명장의 금형 만드는 과정을 보고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이걸 만들어내고 있네요.”

그가 비교적 짧은 시간에 사출금형의 다양한 분야 숙련공이 될 수 있었던 건 회사의 요구 덕분이었다. 대부분의 엔지니어가 보통 한 분야에서 수십 년은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회사는 그에게 한 분야를 마스터하고 다른 분야에서 일해주길 원했다. 현장 엔지니어·품질 개선 제안·연구소 업무 등 이런 과정을 거쳐 개인 특허와 회사 특허도 냈다.

마지막 관문은 인터뷰였다. 산업인력공단을 찾은 그에게 심사위원이 던진 한마디는 “너무 젊은데, 후보자 기술이 우수하고 다른 후보자들보다 낫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습니까”였다. 그는 인터뷰에 대한 것만 질문해 달라고 답했다. “만약 제 실적이 부족했으면 서류에서 떨어졌을 겁니다. 실력에 문제가 있었다면 기능심사에서 탈락했겠죠. 여기까지 왔다는 건 기준을 넘었다는 뜻 아닙니까” 심사위원이 불쾌하게 느꼈을지도 모를 대답이었다. 그는 무슨 생각에서 이런 대답을 했는지 아직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다음 질문이 날아왔다. “당신이 명장이 된다면, 사회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는 이렇게 답했다. “저는 부유하게 자란 사람이 아닙니다. 지금도 공부하고 스스로를 만들어가는 사람입니다. 보통 60세에 명장이 되시는 분들은 이 일을 20년 정도 하실 겁니다. 저는 두 배는 할 수 있습니다. 돈으로 기부하라고 하면 못하겠지만, 40년 동안 재능을 기부하겠습니다.” 원 명장은 이 대답을 심사위원이 좋게 평가해 준 것 같다고 했다.
원용기 명장이 선반을 이용해 부품을 깍아내고 있다.[사진 신인섭 기자]

밀려 밀려 사출금형을 배웠다

“운이 좋았죠.”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교까지 그에게는 힘든 시간이었다고 했다. 원 명장이 7살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초등학교 4학년 때는 감전 사고로 손가락 3개가 가슴에 붙은 채 타버리기도 했다. 지금은 붙었던 손가락이 떨어졌지만, 원 명장이 보여준 휘어진 손가락에서는 당시 사고의 아픔을 볼 수 있었다. 고등학교 2학년인 18살에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 대학에 가고 싶었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워 그럴 수 없었다. 고등학교도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하며 학업을 마쳤다. 

그의 담임은 기술을 배워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했다. 기술이 좋은 건 아니었다. 무료라는 한마디가 그를 잡아끌었다. 그렇게 기숙사가 제공되는 인천폴리텍에 입학했다. 기숙사 비용과 등록금은 무료였지만, 식비는 따로 내야 했다. “고등학교 때 주유소에서 같이 일했던 형님이 용돈을 보내주셨어요. ‘우편환’이라는 건데, 그걸 우체국에 가지고 가면 돈으로 바꿔주거든요. 그 덕분에 대학을 졸업할 수 있었습니다.” 인연이었다. 아르바이트하며 만난 형님의 도움은 지금도 갚고 있다고 했다. “보험 일을 하고 계시는데, 제 보험과 우리 회사 보험 모두 그 형님께서 맡아주고 계세요.”

그렇다고 사출금형에 뜻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솔직히 대학에서 공부를 열심히 안 했어요. 거의 꼴등이었죠. 학교를 졸업하다 보니 성적 좋은 친구들이 먼저 나가고, 밀려 밀려서 (사출금형업체에) 취업하게 됐습니다.”

그는 대기업 1차 밴더에서 일을 시작했다. 1990년대 후반 IMF 사태가 대한민국을 강타하며 실업자가 급증했을 때도 주문이 많아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주던 탄탄한 회사였다. 기술력도 있었다. 삼성전자 캠코더에서 렌즈를 잡아주는 ‘경통’을 만드는 회사였다.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카메라 모듈과 경통 금형도 도맡아서 만들었다. 이곳에서 병역특례를 포함해 17년 넘게 일했다.

“친정이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든든한 울타리였다고 할까요. 이곳에서 야간 대학원도 가고, 기능장 시험도 배려해 주셨으니까요.”

서른다섯에 그 회사에 사직서를 냈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글로벌 경제가 휘청이던 때였다. 1년만 기다려보라는 대표의 만류로 1년을 보냈지만, 더는 시간을 보낼 수 없었다. 지금이 아니면 사업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젊어서 실패해도 다시 회사에 취업하면 되지만, 더 나이가 들면 사업도 실패 후 복귀도 어려울 것 같았다”고 원 명장은 말했다. “3년만 (사업)해 보고 올게요.”

그렇게 회사를 나왔다. 10년 동안 적자였지만, 자존심 때문에 돌아갈 수 없었다. 직원들과 같은 월급을 받으면서 오히려 회사가 어려우면 외부 활동으로 번 돈을 재투자했다. 그렇게 버틴 결과 지금은 작지만, 강한 기업을 운영하게 됐다고 했다.
비즈엔몰드에서 생산한 제품, 미세 바늘이 장착된 부품. [사진 신인섭 기자]

비싸다고 좋은 기계가 아니다

원 명장이 말하는 그의 비즈엔몰드는 금형 기술을 바탕으로 쌓아 올린 회사다. 이름도 비즈니스와 몰드(금형)을 결합해 지었다. 본인이 사출금형 명장인 만큼 회사에선 금형을 만들고 사출한다. 금형만 만들기도 하고 사출까지 담당하기도 한다. 제품을 직접 만들어주기도 만들어준다.

주문을 받아 진행하는 사업도 있지만 자체적으로 ‘클리킨스’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제품도 만들어 판매한다. 클리킨스란 클리닉과 스킨을 합친 단어로 피부에 관련된 제품이라는 뜻이다. 특수한 일회용 니들, 타투 관련 반영구 니들이 핵심 제품 중 하나다. 회사가 아니라 자사 브랜드를 알리고 싶었다는 그는 “아예 회사 홈페이지 없애고 클리킨스 홈페이지 만들었다”며 “수출을 위해 중국 직원과 영어와 인도네시아어가 유창한 직원을 뽑아 해외 비즈니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생산하는 제품 가운데선 마이크로 니들테라피 시스템(MTS) 부품이 있다. 0.2㎜ 두께의 바늘 11개가 촘촘히 박힌 피부 마사지 기구의 일종이다. 바늘이 피부를 자극해 재생 물질을 분비하게 만드는 제품인데, 핵심은 머리카락 굵기의 바늘 11개를 수직으로 세울 수 있느냐는 것이다. 대량생산을 위해선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 원 명장은 기술력으로 이를 구현했다. “사출이라고 하면 고온‧고압으로 수지를 채워 넣는 것인데, 압력 가하면 바늘이 기울죠. 이걸 잘 세워야 하는 게 기술인데 제 전공이 또 금형이잖아요.”

원 명장에게 값비싼 정밀 기계를 보유하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렇지 않다”며 “비싸고 새로운 장비라고 해서 반드시 정밀도가 높은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적재적소에 필요한 기계를 설치하고 부족한 부분은 기술력으로 커버한다는 뜻이다.

대한민국 명장도 아들은 마음대로 안 되더라

월화수목금금금. 엔지니어로 생활하며 쉬는 시간 없이 일주일을 보냈다. 퇴근 후에도 대학원과 연구소로 향했다. 자기 계발을 위해 아내에게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했다. 그렇게 대한민국 이달의 엔지니어상을 받았고 대한민국 명장으로 선정됐다. 외부에서 인정을 받으며 보람을 느꼈다. 하지만 육아와 가사 등 현실의 고단함은 아내에게 돌아갔다. 미안했다.

그는 “아들이 사출금형을 배우겠다고 했을 때 아내에게 욕을 많이 먹었다”고 말했다. 명장으로 선발된 이후 마이스터고등학교에도 진로지도를 다녔는데, 함께 데려갔던 아들이 기술을 배우겠다고 했다. 초등학교 땐 수학 영재 소리를 들으며 수학 경시대회에서 상도 받았던 아이가 기술을 배우겠다고 했을 때 물론 아내는 반대했다.

원 명장은 만약 아들이 ‘엘리트 코스’를 갈 수 있다고 한다면 허락한다고 했다. 그가 말하는 엘리트 코스란 고등학교 전국 기능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고 대기업에 취업하는 길이다. 전국대회에서 입상하면 대기업 취업이 보장되고, 세계대회에 나가 메달을 따면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에서 엔지니어로 시작한 자신이 흙수저 코스로 성공했다면 아들은 조금 더 빠르고 쉬운 길을 갔으면 하고 바랐다. 그만큼 밑바닥에서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는 걸 몸으로 알았다. 다행일까 아들은 인천기계공고에 수석으로 들어갔다.

수학 영재에서 기능 영재 소리를 듣게 됐다. 문제는 아버지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제가 명장인데, 아들이 제 말을 안 들어요. 아들이 만든 제품을 보면서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렇게 고쳐보면 좋겠다고 했더니 ‘학교 선배들은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라며 웃었다. 결국 명장의 아들은 전국대회에서 메달을 받지 못했다. 그래도 지금은 금형‧기계가공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고 했다.
원용기 명장이 사출금형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사진 신인섭 기자]

달러를 벌어야 한다

아들 진로는 마음대로 되지 않았지만, 그에겐 세 가지 목표가 있다. 첫째는 ‘원용기’라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무엇인가를 하고 싶다는 것이다. 명장으로 선발된 이후 그는 전라도 광주인력개발원 과정으로 원용기 명장 아카데미를 운영했다. “제 자랑인데, 그곳에서 배운 학생들이 자격증을 너무 많이 따줬어요. 너무들 열심히 한 거죠.”

두 번째는 창업‧보육 센터를 설립하고 운영하는 것이다. 창업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창업 지도사 과정도 만들어서 부회장도 했다. 스스로 창업도 해보고 다른 사람들에게 아이템 컨설팅을 해주기도 했다. 이제는 보육 전문가로 관련 센터를 만들고 운영해 보고 싶다고 했다.

세 번째는 재능기부다. 명장으로 선정될 당시 40년간 재능을 기부하겠다고 했다, 이제 13년 지났지만, 아직 30년 가까이 남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금형 기술을 배우는 학생들이 기술‧진로 지도를 요청하면 갑니다. 예를 들어 기능올림픽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도면 그리는 방법을 조언해 주거나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한국금형공업협동조합에 속해 기부하면서 금형 배우는 후배들에게 1년에 한 번 장학금을 전달하기도 한다. 그는 “많은 돈은 아니지만 명장회에서도 장학금을 주고 있다”고 했다.

“네 번째 목표는 달러를 버는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제품을 수출해 판로를 넓히겠다는 것이다. 그 저변엔 달러를 버는 게 ‘애국’이라는 마음도 있지만, 사출금형 분야에서 한국 중소기업이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위기의식도 깔려있다. “그동안 기술 후진국으로 평가받았던 중국이나 동남아 국가에서도 기술이 업그레이드하고 있습니다. 잘못하면 몇 년 뒤 대한민국에서 무엇인가를 만들어낼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원 명장은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다만 “뿌리 기술이 사라지지 않도록 정부에서도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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