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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AI 혁명...누구나 혁신가가 될 수 있다[허태윤의 브랜드 스토리]

생성형 인공지능 외면은 죄악
AI가 만드는 소리 없는 혁명은 진행 중

오픈AI사가 만든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선두 격인 챗GPT.[사진 연합뉴스]
[허태윤 칼럼니스트] 인터넷·모바일 혁명에 이어 오픈AI가 만들어 낸 인공지능(AI) 혁명이 온 산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챗GPT’로 촉발된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rtificial Intelligence·GAI) 시대가 찾아오면서 구글을 세계 최대의 기업으로 만든 ‘검색의 시대’가 가고 ‘대화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구글의 위상도 조금씩 흔들리는 분위기다.

산업계에서는 AI를 기반으로 업무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경쟁력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GAI의 활용과 관련해 활발히 진행된 연구가 그것을 증명한다. AI가 만드는 소리 없는 혁명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다.

업무 효율 높여주는 챗GPT의 등장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MIT)의 연구에 따르면 챗GPT를 이용해 짧은 보고서·이메일·보도자료 등을 작성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비교한 결과, 챗GPT를 사용한 그룹의 업무 효율이 37% 이상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챗GPT 기반 툴을 사용했을 경우 프로그래밍에 필요한 시간을 무려 절반 가까이 단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사이언스지에 발표된 GAI의 생산성 효과에 대한 실험 연구(Noy & Zhang, 2023)에서도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 미국 대졸 출신 전문사무직 453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챗 GPT를 교육받은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무려 40%이상의 시간을 단축했다. 또 결과물의 질도 18%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놀라운 점은 직원 간 업무능력의 편차가 줄었다는 점이다. 게다가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도 높아지고 자기 효능감도 생긴 것으로 파악됐다. 

업무 효율뿐만 아니라, 신상품 개발과 같은 창조적 아이디어 생성에도 GAI는 훌륭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미국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의 MBA 전공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는 흥미롭다. 우선 MBA 전공학생들에게 50달러 이하로 제공할 수 있는 신상품 아이디어 200개를 제안하게 했다. 같은 프롬프트로 챗GPT에도 아이디어 200개를 제안하게 했다.(Terwiesch & Ulrich, 2023)

AI와 인간이 제안한 신제품 아이디어를 평가한 결과, MBA 전공학생들의 신제품 아이디어에 따른 평균 구매 의향은 40%인 반면, 챗GPT 아이디어의 구매의향은 평균 49%에 달했다. 더 놀라운 것은 구매의향이 높은 최상위 10%의 아이디어 40개 중 MBA 전공학생의 아이디어는 5개인 반면, GAI의 아이디어는 35개에 달했다. 이쯤 되면, 기업이 GAI를 활용하지 않는 것은 죄악일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실제 산업 현장에서는 AI의 가치를 제대로 입증한 사례를 찾기 쉽지 않다. 미국의 컨설팅 기업 카루더스앤잭슨(Carruthers and Jackson)이 최근 발표한 데이터 성숙도 지수에 따르면, 많은 조직이 AI로 업무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성숙도가 높거나 AI 부서를 설립한 곳, 명확한 AI 프로세스를 갖춘 기업은 미국에서도 5%에 불과했다. 또한 데이터 리더 대부분(87%)이 조직에서 AI를 소수의 직원만 사용하거나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현재 기업이 AI를 적극 활용하는 분야는 고객 경험(CX) 분야다. 기업에서 가장 많이 보유한 데이터가 고객 관련이기 때문에 성과가 가장 빠르게 나타나는 부문이기도 하다.

영국의 의료서비스 예약 및 보험금 청구 서비스 제공 업체인 심플리헬스(Simplyhealth)는 세일즈 포스의 GAI서비스 ‘아인슈타인 포 서비스’를 사용해 대화형 AI를 구축하고 상담원의 업무 효율을 크게 높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첫 개발자 회의에 함께 무대에 오른 오픈AI의 CEO 샘 올트먼(왼쪽)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사티아 나델라.[사진 AP/연합뉴스]

GPT기반 기술로 과거 12분이 걸렸던 이메일 응대는 1분30초로 줄었다. 이러면 담당 직원은 이메일보다 더 복잡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일에 투입돼 고객 만족을 높일 수 있다. 실제로 심플리헬스 직원들은 줄어든 시간을 보험금 청구 작업에 투자했다. 그리고 자체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최대 92%의 고객이 심플리헬스 보험금 청구 과정에 만족을 보였다. 또 고객의 불만사항 84%는 3일 안에 해결되기도 했다. 이는 업계 평균인 46%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AI가 만들 새로운 미래, 그리고 혁신

세계 1위의 투자은행 모건 스텐리는 지난해 3월 챗GPT4가 나왔을 때 일찌감치 오픈AI와 파트너십을 맺어 회사 내의 데이터를 모두 학습시켰다.

그러자 새롭게 조직에 합류한 직원들의 업무 적응도가 매우 빨라졌다. 블룸버그는 엄청난 비용을 투자해 언어모델을 탑재한 블룸버그GPT를 만들었다. 블룸버그 직원들은 “미국 증권거래소에 제출할 각종 서류의 초안을 만들어줘”, 혹은 “A기업의 재무제표의 특징을 요약해줘”라고 말만 하면 블룸버그GPT가 알아서 서류를 만들어준다.

언어모델뿐 아니라 텍스트를 입력하면 이미지를 생성해 주는 텍스트 투 이미지(TEXT2IMG)모델인 미드저니, 스테이블디퓨젼, Dall-E와 같은 인공지능 솔루션들도 기술이 발달하면서 엄청난 혁신을 만들고 있다.

제품 디자인은 물론, 광고디자인, 심지어는 영상 제작까지 만들어 내고 있다. 과거 수개월이 걸리던 작업이 단 며칠 만에 이뤄지고, 인터넷 배너광고의 문구와 디자인은 이제 AI가 만드는 시대가 됐다. 중국 최대의 광고회사인 블루포커스는 AI기반 광고회사를 천명하며, 이젠 더 이상 외부에서 아트디렉터의 도움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인간에게는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력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일부의 혁신가들에 의해 주도돼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GAI의 등장으로 모든 사람들은 혁신가가 될 수 있다. AI가 인간을 대체하기보다는 인간이 꿈꾸지 못했던 솔루션 개발을 위해 활용될 여지가 많은 셈이다. GAI는 모든 사람을 혁신가로 만드는 도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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