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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사우디서 또 축포?…아람코 ‘5G 특화망’ 진출에 협력 기대↑

아람코 디지털, 로컬 5G 사업 권한 획득…기업망 구축 본격화
‘5G 특화망’ 1호 네이버, 아람코와 3개월 전 협업 관계 구축

지난 3월 ‘팀 네이버-아람코 디지털’ 업무협약(MOU) 체결식에 참석한 양측 주요 경영진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타레크 아민 아람코 디지털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채선주 네이버 대외·ESG 정책 대표(오른쪽 세번째),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오른쪽 네번째),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오른쪽 두번째) 등 양사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사진 네이버]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네이버와 협업 관계를 구축한 ‘아람코 디지털’(Aramco Digital)이 로컬 5G를 활용한 기업 간 거래(B2B) 네트워크 구축 사업을 본격화한다. 이에 따라 네이버가 또다시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에서 ‘축포’를 터트릴 수 있으리란 기대가 나온다. 아람코 디지털은 세계 최대 석유기업 아람코의 자회사다.

아람코 디지털이 추진하는 신규 사업 형태는 국내선 ‘5G 특화망’(국가 정책 브랜드명 이음5G)으로 불린다. 초연결·초저지연·초고속 등의 특성을 갖춘 5G 네트워크를 한정된 지역에 특정 목적 아래 사용할 수 있도록 구축하는 사업이다. 네이버는 일찍이 5G 특화망을 운영하며 다양한 기술 레퍼런스를 쌓았다. 아람코 디지털이 네이버가 지닌 기술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상태인 데다 양측 소통 채널도 활발하다. 업계에선 이 때문에 아람코 디지털이 사실상 기업용 초고속 통신망 구축 사업의 협력사로 네이버를 점찍은 상태라는 분석도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아람코는 자회사 아람코 디지털(Aramco Digital)을 통해 사우디 내 산업용 4G·5G 통신과 비지상파 네트워크 생태계를 개발한다. 아람코 디지털은 사우디 통신우주기술위원회로부터 최근 전문 무선 네트워크 라이선스를 획득하며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에너지·운송·의료 등 다양한 부문의 전문적인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 네트워크를 활용해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권한을 승인받았다.

타레크 아민 아람코 디지털 최고경영자는(CEO)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와 관련 “미션 크리티컬(Mission Critical·근간 시스템) 모바일 네트워크를 배포하고 수평적 통신사 클라우드를 구축할 것”이라며 “기업·독립 소프트웨어 공급업체·애플리케이션 제공 회사·개발자로 구성된 대규모의 개방형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아람코는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대주주로 있는 국영기업이다. 빈살만 왕세자는 석유 위주의 산업에서 벗어난 새로운 먹거리를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아람코 디지털은 사우디 내 다양한 산업의 디지털 전환과 기술혁신을 주도하고자 설립된 기업이다. 이번 라이선스 취득을 통해 ‘통신사’로도 거듭나게 됐다.

아람코 디지털 측은 라이선스 획득을 알리며 “산업용 4G·5G와 비지상파 네트워크 생태계를 개발해 사우디의 다양한 산업 분야의 디지털화 사례 발굴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회사는 또 나왓(Nawat)이란 디지털 마켓플레이스 구축하고, 대규모 개방형 생태계 조성도 진행할 방침이다.
압둘라 알스와하 사우디아라비아 통신정보기술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네이버 1784에 방문해 인공지능(AI)·디지털트윈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을 직접 체험했다. 네이버에서는 채선주 네이버 대외·ESG 정책 대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 등이 참석했다. [사진 네이버]

네이버, 한국 1호 5G 특화망 사업자

네이버는 기술 자회사 네이버클라우드·네이버랩스와 함께 지난 3월 아람코 디지털과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사우디는 물론 중동·북아프리카(MENA·Middle East and North Africa)에서 ‘디지털 혁신’을 함께 추진하는 게 파트너십의 주요 골자다. 중동 지역에 최적화된 ‘소버린’(Sovereign·현지 주권을 보장하고 각국의 문화와 언어에 특화된) 클라우드와 슈퍼 애플리케이션(앱)을 구축하기 위해 상호 협력기로 했다.

양측은 특히 아랍어 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한 소버린 인공지능(AI) 개발도 추진 중이다. 네이버는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문화·언어에 최적화된 AI를 구축하기 위해 그간 자체적으로 쌓은 LLM 기술을 다양한 솔루션 형태로 아람코 디지털에 제공할 방침이다. 네이버는 고비용 LLM의 효율적 운용을 위한 ▲최적화 기술 ▲인프라 ▲솔루션을 모두 제안할 수 있는 역량을 지녔다. 미국·중국 빅테크를 제외하면 사실상 이런 자체 기술력을 구축한 기업은 네이버가 유일하다.

아람코 디지털과 네이버가 이런 협업 관계를 구축한 상태에서 ‘로컬 5G’ 사업 본격화 소식이 나오자, 국내에선 지난 3월 양측이 맺은 업무협약(MOU) 폭이 더욱 넓어질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특히 네이버클라우드가 국내 1호 5G 특화망 사업자라는 점은 이런 견해에 힘을 싣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네이버 제2사옥 1784에 5G 특화망을 도입하며 기술적 노하우를 쌓았다. 1784는 지난 2022년 4월 개소했다. 회사가 100대 이상의 로봇을 자체 클라우드 시스템을 통해 동시 제어한 기간이 2년이 넘었단 의미다. 그만큼 치밀한 운영 노하우와 방다한 데이터를 쌓았다는 의미다. 특히 5G 특화망이 지닌 초저지연성을 ‘클라우드 로봇 제어’란 실질적 활용 사례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세계 IT업계를 놀라게 했다.
자율주행 로봇이 네이버 제2사옥 1784를 주행하는 가상 이미지. [영상 네이버]
네이버 제2사옥 1784에 브레인리스 로봇이 돌아다니는 모습. [영상 송재민 기자]
네이버는 1784에 ▲B2B 클라우드 솔루션 ▲5G 특화망 ▲자율주행 ▲인프라 효율화 ▲디지털트윈은 물론 최근에는 ▲LLM 기반의 AI까지 접목하고 있다. 공간에 다양한 첨단 기술을 접목한 사례는 이미 사우디 주요 의사결정권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기도 했다. 2022년 11월 이후 총 9차례 이상 사우디 정부·기관·기업의 주요 인사가 1784를 찾아 네이버의 기술력을 직접 체험하기도 했다.

네이버 역시 사우디를 방문해 기술적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채선주 네이버 대외·ESG 정책 대표는 지난 1월 사우디 담맘 아람코 본사에 방문해 현지 의사결정권자들과 다양한 사업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아람코 디지털로부터 협업 제안을 받은 지 두 달 만에 양측 협업이 이뤄진 배경이다.

네이버는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로부터 1억 달러(약 1350억원) 규모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사우디 수도 리야드를 비롯해 메디나·제다·담맘·메카 5개 도시에 네이버의 기술을 접목, 클라우드 기반의 3차원(3D) 디지털 모델링 디지털트윈 플랫폼을 구축·운영하는 게 핵심 골자다. 네이버는 현재 해당 플랫폼을 스타트업이나 전문 기관 등도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된 형태로 구축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5G는 단순 모바일 기기를 넘어 로봇·자율주행·사물인터넷(IoT)·스마트빌딩·스마트시티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며 “다만 아직 세계인 활용 사례가 흔치 않다. 사우디 입장에선 다양한 기술적 협업을 추진하고 1784를 통해 역량을 증명한 네이버가 최적의 파트너로 여겨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10월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리야드의 네옴전시관에서 열린 한·사우디 건설협력 50주년 기념식에서 네이버와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의 계약 체결을 바라보고 있다. 네이버는 이번 계약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 국가 차원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 진행한다. 앞줄 왼쪽이 채선주 네이버 대외·ESG정책 대표.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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