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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100% 지어놓고 팔 것…분양이란 단어조차 쓰지 않겠다”[기업인 말말말]

“분양 원가 공개, 국민에게 신뢰받아야”
"건축비 기준 개선 필요…LH‧국토부 협력 필요"

서울주택도시공사에서 김헌동 사장이 분양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기업인의 말 한마디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개인적인 바람이나 생각부터, 추구하는 목표나 향후 사업 계획까지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회사의 규모, 회사에서 일하는 임직원이 많은 만큼 회사를 이끄는 기업인 한 마디의 무게는 가볍지 않을 것입니다. 최근 언급된 기업인의 말을 모아 그 의미가 무엇인지 들여다봅니다. [편집자 주]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이 "다음 달부터는 아파트를 100% 다 지어놓고 분양할 것“이라며 ”(앞으로는) 분양이라는 단어조차 쓰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17일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 SH공사 본사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파트는 다 지어놓고 팔아야 부실시공을 예방하고, 주택의 품질을 보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후분양은 주택 건설 공정이 마무리된 아파트를 분양하는 것을 말한다. 청약자가 직접 살 집을 보고 청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주택을 짓기 전 이미 매매가 이뤄지는 선분양과 반대다.

김 사장은 기업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분양 원가 공개가 꼭 필요하다며 지난 20년간 SH공사가 분양한 142개 단지 4만여 세대의 분양 원가를 밝혔다. SH공사에 따르면 2005년 이후 분양한 142개 단지의 평균 분양가는 1188만 원/3.3㎡(평), 건설 원가는 1023만 원/3.3㎡(평)이었다. 분양 가격과 건설 원가 차이는 165만 원/3.3㎡(평) 수준이었다. SH공사는 평균 13.8%의 분양 이익을 얻었는데, 이 중 택지비는 110% 수익을 냈지만, 건축비는 10%의 손실을 봤다.

그는 “분양 원가 공개가 개혁과 혁신의 시작”이라며 “SH공사는 시민 기업이자 국민 기업으로서 투명성을 유지하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건축비 제도의 개선 필요성도 함께 언급했다. 김 사장은 현행 기본형 건축비가 고품질 주택을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했다. “품격 있는 건물을 짓기 위해 충분한 건축비를 지급해야 하는데, 국토부가 만든 기본형 건축비가 근거 없이 사용되면서 분쟁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SH공사는 지난 3월에도 고품질 후분양 아파트를 공급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장이 분양가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SH공사는 수분양자에게 정확한 정보와 선택권을 제공하기 위해 후분양 주택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경우 실제 공사에 투입한 비용에 따라 분양가가 결정되기 때문에 자재비 급등이나 시일 문제로 부실시공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헌동 사장은 “후분양 분양 원가 공개는 고품질‧고성능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당연히 필요한 정책”이라며 “백년 이상 사용 가능한 건축물 구현을 위해 관련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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