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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는 말의 가치 [박용후의 관점]

성공하는 경영자의 습관 세 가지 
사소해 보이는 ‘그것’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주변에 항상 좋은 인재가 넘치는 경영자는 ‘말버릇’이 다르다. 아주 작은 일에도 “고맙다”는 말을 습관적으로 자주 한다. [사진 언스플래쉬]
[박용후 피와이에이치(PYH) 대표·관점 디자이너] 내 주변의 많은 경영자를 보면서 ‘어떤 경영자가 성공하는가’에 대한 힌트를 아주 사소한 것에서 찾았다. 

첫째, 주변에 항상 좋은 인재가 넘치는 경영자는 ‘말버릇’이 다르다는 것이다. 아주 작은 일에도 “고맙다”는 말을 습관적으로 자주 한다. 반대로 그 주변에 배신하거나 그저 돈만 보고 움직이는 직원이 많은 조직의 경영자는 고맙다는 말에 매우 인색하다. “내가 돈을 주니 그것만으로도 고맙지 않냐”는 식이다. 이런 사람 주변에는 목적이 돈벌이인 사람만 가득하다. 그리고 받은 돈 만큼 일한다. 의리 따위는 없다. 그저 “얼마를 벌었느냐”는 ‘셈’만 존재한다. 물론 그 사람 때문에 돈을 벌었으니 입은 다물고 있겠지만 경영자에 대한 존경심 같은 건 이미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인간관계가 돈만으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돈이 없어도 유지되는 좋은 관계가 있고, 돈을 아무리 많이 줘도 흩어지는 관계가 있다. 

또한 칭찬에 인색한 경영자들에게 높은 확률로 생기는 부작용이 있다. 간신이 꼬인다. 돈으로 만들어지는 관계 중심의 조직에는 ‘간신’ 같은 인간들이 꼭 존재한다. 높은 사람에게 ‘입안의 혀’처럼 굴며 비위를 맞춘다. 조직의 미래를 위한 쓴 말 따위가 그런 사람의 언어사전에 있겠는가. ‘전략적 찬사’에 능한 인간들의 안목은 단편적이다. 그렇다 보니 동족방뇨(凍足放尿) 같은 말만 한다. 그런 말에 귀 기울이는 경영자의 기업에서 어떻게 밝은 미래를 찾겠는가. 

‘고맙다’는 말은 ‘너를 인정한다’는 것이고, ‘너 때문에 내가 잘되고 있다’는 뜻이다. 고맙다(Thank)는 단어와 생각하다(Think)는 단어는 같은 어원에서 유래했다. 영어단어 ‘Thank’의 어원은 ‘고마움을 전한다’는 뜻을 지닌 고대영어 ‘Pancian’이란 동사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Panc’와 ‘Think’는 같은 의미다. 즉 너를 생각한다, 너의 행동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 감사함의 기본적 태도라는 의미가 깔려있다. 

인정받은 사람은 ‘정‘(精)과 ‘성’(誠)을 다해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경영자가 틀린 결정을 할 때 직언을 망설이지 않는다. 자기가 존경하는 경영자가 위험에 빠지는 게 정말 싫기 때문이다. 정성(精誠)이라는 단어의 뜻은 ‘온갖 힘을 다하려는 참되고 성실한 마음’이다. 경영자의 친절한 마음이 정성을 이끄는 것이다. 

그리고 ‘고맙다’는 말을 자주 하는 경영자는 대부분 겸손하다. 마키아벨리는 “겸손은 강한 자의 특권”이라고 했다. 무엇이 진짜 강한지를 아는 사람들이 하는 진짜 행동이 ‘겸손’인 것이다. 권위가 있는 사람은 절대 ‘권위적’이지 않으며, 실력이 있는 사람은 실력 있는 ‘척’하지 않는다. ‘고맙다’는 아주 작은 표현은 그 사람을 도와줄 사람을 늘리는 커다란 말이고, 상대방을 향한 침묵이나 아픈 가시 같은 말은 적을 늘리는 말이다. 

내 편을 만들겠는가. 적을 계속 늘릴 것인가. 그 답은 말버릇에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칭찬에 후한 경영자가 좋은 회사를 만든다

둘째, ‘사소해 보이는 것들’을 대하는 태도도 조직의 흥망성쇠를 가늠할 수 있는 좋은 잣대다. 작은 꿈을 이룰 수 있어야 큰 꿈을 이룰 힘도 생기는 것이다. 사소해 보이는 것들을 무시하는 조직은 결국 사소해 보였던 것 때문에 무너진다. 중국 작가 왕중추가 쓴 ‘디테일의 힘’이라는 책에 이런 공식이 나온다. ‘100-1=0’ 즉 백 가지 가운데 한 가지 때문에 결과가 ‘0’이 된다는 것이다. 기업을 뒤흔드는 ‘치명적 결함’도 결국은 ‘사소해 보였던 그것’을 사소하게 여긴 부주의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반대로 아주 사소해 보여 지나칠 수 있는 작은 것들도 위대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경영자가 좋은 회사를 만든다. 

‘배달의민족’을 만든 김봉진 의장이 대표적이다. 한 예로 직원들이 일하는 모습을 촬영한 뒤 밤새 프린트해 직원들의 출근길에 걸어 두었던 적이 있다. 그 사진 뒤에는 ‘고맙다’는 문구가 세심한 배려와 함께 적혀 있었다. 또한 20명대로 아주 작은 조직이었을 때 피플팀이라는 것을 만들어 직원의 세세한 부분까지 배려하게 하며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 갔다. 누가 이런 경영자를 믿고 따르지 않을 수 있을까. 또한 배달의민족다운 문화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한 한명수 상무는 아주 작은 선물을 받아도 그 기쁨을 멋진 콘텐츠로 만들어 감사의 마음을 남다르게 전하는 사람이다. 작고 사소해 보이는 일상을 위대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대표적 크리에이터다. 이런 마인드를 가진 구성원 여럿이 모여 사람들이 좋아하는 브랜드를 만들어낸 것이다. 결국 사소해 보이는 것이 결코 사소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경영자가 기업을 좋게 성장시킨다.

셋째, 직원들과 헤어지는 방식을 봐도 좋은 회사와 나쁜 회사를 구별할 수 있다. 몇 년을 일한 직원을 내보내는 과정을 살펴보면 그 회사의 미래가 어떨지가 훤히 보인다. 자리 비워주기 급급하게 회사를 떠나게 하는 회사의 직원들은 그 회사를 절대 좋게 기억하지 않는다. 좋은 회사는 나가는 사람에게 “당신과 지낸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느낌을 충분히 전달한다. 반대로 나쁜 회사는 “당신은 쓰임새가 끝났으니 남아 있는 사람들 부담 주지 말고 조용히 떠나라”는 식이다. 이런 회사를 어찌 좋아할 수 있을까. 그렇게 회사를 떠난 사람들은 그 회사를 절대 좋게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회사에 들어가려는 사람들에게 경고한다. “그 회사에 이용당하지 말라”고.

나는 개인적으로 어느 회사와의 계약이 끝나면 ‘졸업’(卒業)이라고 표현한다. 퇴사 혹은 계약종료가 아니다. 졸업이라는 개념을 쓰면 지나간 시간이 소중해지고 그 회사와 일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자연스레 입꼬리가 올라간다. 우리가 졸업했던 학교를 다시 찾아가면 감회가 남다른 것처럼 말이다. 

아주 사소한 말 한마디, 아주 작은 행동 하나가 결국 그 회사의 수준이다. 배달의민족에는 이런 문구가 벽에 적혀 있다. “인사받고 싶으면 먼저 인사하자!” 자기가 받고 싶은 대우를 떠올리며 상대방을 대하면 사람 사이에 절대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사람은 이성적이지 않을 수도 있고, 감정적일 수도, 감성적일 수도 있다. 작은 감동 하나가 힘든 일을 견디는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당신은 참 소중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경영자가 좋은 회사를 만든다.


필자는 대한민국 1호 관점 디자이너이자 피와이에이치(PYH) 대표로, ‘착한 기업’의 성장을 도와 함께 성공하는 일을 보람으로 삼는다. ‘한 달에 13번 월급 받는 남자’로 이름을 알린 그는 현재 30곳이 넘는 기업·기관·단체에 고문·자문위원 등으로 활약하고 있다. 11년간 기자로 일했으며, 저서로는 ‘관점을 디자인하라’, ‘오피스리스 워커’, ‘언어를 디자인하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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