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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한’ 대학 입시…수험생 위한 ‘명확한 정보’ 절실 [임성호의 입시지계]

의대 입시, 무전공 선발 등 불확실성 커져
정밀한 합격선 자료 공개 필요성 대두 돼

서울 지역 한 대학에서 치러진 수시모집 논술 고사 당시 모습 전경. [사진 연합뉴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 대학입시에서 사용되는 대표적 사용 지표는 학교 내신등급과 수능에서 전국에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백분위 ▲등급 ▲표준점수다.

표준점수는 당해년도 수능 난이도에 따라 매년 점수가 크게 달라진다. 문제가 어렵게 출제돼 원점수 평균이 낮게 나오면 표준점수는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

등급은 내신·수능에서 모두 ▲1등급 4% ▲2등급 11% ▲3등급 23% 등으로 비율이 정해져 있다. 해당 학년도에 전국에서 수능 응시생이 많을 수록 1·2등급의 인원은 늘어나게 된다. 대학 모집 정원이 변화가 없다면 합격선은 인원이 늘어난 것에 비례해서 합격점수도 올라갈 수 있는 구조이다.

수능 백분위 점수는 학생들을 상위 1% 단위별로 줄을 세워 놓은 점수라 할 수 있다. 수능 해당 과목에서 상위 1%에 들어올 경우 백분위 점수는 99점, 2%일 경우 98점으로 부여되는 방식이다.

여기서 수험생들이 본인의 1~3학년 전 과목 학교 내신 평균 등급대 별 인원을 알 수 있으면 본인이 현재 전 과목에서 몇 등급이고, 이 정도면 전국에서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 할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자료를 확인 할 방법은 없다.

본인의 내신이 몇 등급이고, 전국에서 몇 등인지 파악이 가능하다면 각 대학들의 대학 순위 학과별 순위 등과 매칭 해서 지원 가능 대학 학과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각 대학 학과 순위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순서와 상당 부분 달라질 수 있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사실 본인의 내신 등급에 대한 전국 위치도 모르고 대학의 서열, 학과 순서도 명확하게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각 대학들은 합격선에 대한 공개도 매우 제한적으로 제공해주고 있다. 본인의 내신 평균 등급을 활용해 전국 위치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도 없다.

수능도 마찬가지다. 개별 과목 간 본인의 점수 위치는 알 수 있지만 전 과목을 합산한 점수의 전국 위치는 수능 시험을 본 학생들에게도 제공되지 않는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전 과목을 합산한 점수가 전국에서 어느 정도 위치인지 확인이 불가능하다.

수시의 경우 수능 최저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상황에서 3개 과목 등급 합이 4 또는 5 혹은 4개 과목 등급 합이 6 또는 7의 조건을 충족하는 인원이 전국에서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다.

즉, 본인의 수능 성적으로 수시, 정시에서 어느정도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지 본인 스스로 해석할 수 있는 정보는 매우 제한적인 셈이다.


각 대학에서는 매년 입시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최종등록자 50%, 70% 커트라인 점수 등이다. 다만 이 점수는 ‘대학서열화의 문제와 공식적으로 대학간 상대 비교는 의미가 없다’라는 말을 덧붙여 공개된다. 

매년 상위권 10개 대학별 입시자료는 점수 분포 서열상 10위권안에 들어오는 구도는 반복 전개되고 있다. 10위권 내 대학에서 서열 변동은 다소 있을 수 있지만, 큰 틀에서는 동일 범위권에서 반복된다.

2024학년도 신입생 입시 결과도 상위 6개대 기준으로 대학서열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서연고 등의 순서가 아닌 것으로 나오고 있다. 대학, 학과 선호도가 변한 것이 아니라 지원을 하다보니 결과적으로 발생한 일시적 상황일 수 있다. 입시 결과가 공개되면서 대학에 입학한 대학 재학생의 경우, 내가 이 점수로 다른 대학에 갈 수 있었다라는 판단이 서면 대입 재도전에 임한다.

따라서 이 같은 정보는 수험생 입장에서는 상당히 중요하다. 이를 근거로 본인 스르로 판단하고 지원가능 대학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은 해당 정보를 얻기 위해 이 분야에 전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곳에 찾아갈 수 밖에 없다. 이 같은 여유조차도 없는 수험생들에게는 정보 불균형에 따른 불평등도 발생할 수 있다.

종로학원에서 대학별 합격점수를 공개한 내신 성적을 토대로 추정해보면, 전국에서 내신 1.5등급 이내에 있는 전체 학생 중 인문계학생은 22.8%, 자연계 학생은 77.2%다. 내신 2등급이내로 확대하면 인문계 32.3%, 자연계 67.7%로 집계된다. 내신 2.5등급이내도 인문계 36.8%, 자연계 63.2%로 추정된다.

통합 수능 수학 1등급의 전체 학생 중 이과 학생은 95%내외로 추정된다. 점수상 기준으로는 수시, 정시 모두 이과생 고득점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이다. 수험생들은 이런 거시적 흐름 자체를 알 수가 없다.

아울러 수험생들은 수능 시험을 보고도 전과목 합산점수에 대한 위치확인도 불가능하다. 선택과목 간 점수차는 공개도 되지 않고 있다. 그 결과 통합 수능에서 선택과목 간 점수차가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벌어지는 다양한 변수들이 지속 발생하고 있다.

대학은 신입생 합격점수를 공개하고도 이 점수를 지나치게 해석하지 말라고도 주문한다. 이를 위해선 수험생에게 지나칠 정도로 세부적인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상위 50%, 70% 뿐만아니라 전 구간대 점수까지 공개하면서 수험생과 수험생 학부모 스스로 판단을 할 수 있는 자료 제공이 필요하다.

2025학년도에는 의대 모집정원이 늘어나 합격선이 어떻게 바뀔지 예상하기 어렵고, 여기에 내신, 수능 등에서 문이과 점수차가 크게 나 있는 상황이다. 문이과 상관없이 지원하고, 진학후 학과를 선택하는 무전공 선발도 도입 및 확대됐다. 이런 상황에서 정보가 매우 제한적인 수험생들이 입시 전략을 스스로 짜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수험생에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대학 및 관련기관에선 이와 관련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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