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날자, 삼성전자 살아났다”…2분기 잠정 영업익 10조4000억
시장 기대 웃돌아, 고부가 메모리 판매 확대
‘분기 영업이익 10조’ 2022년 3분기 이후 처음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반도체 업황 부진에 웅크렸던 삼성전자가 다시 기지개를 켰다. 삼성전자는 2분기 연결 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10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5일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452.24%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22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매출은 74조원으로 1년 전보다 23.31% 늘었다.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이 주목받는 건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최근 1개월간 보고서를 낸 증권사 15곳의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를 살펴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약 8조3000억원, 매출은 73조9000억원 수준으로 예측됐었다. 그런데 실제 결과를 보면 예상치의 20%를 웃도는 영업이익을 낸 것이다.
메모리 반도체 실적 호조가 실적 개선의 효자 노릇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D램과 낸드의 평균 판매단가(ASP)가 상승하면서 기대보다 많은 수익을 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실적이 잠정치인 만큼 사업 부문별 세세한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가 실적 견인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체 D램과 낸드 가격은 각각 13∼18%, 15∼20% 올랐다. 이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 6조원가량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상대적으로 실적이 좋아지지 않았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영업이익은 2조1000억~2조30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가 전통적인 비수기이고, 핵심 부품인 반도체 가격이 인상되면서 수익성이 다소 나빠진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해석이다.
반도체, 3분기도 맑음…HBM3E 양산 관건
이런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약 12조, 매출은 82조5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렌드포스는 “소비자 D램 시장은 전반적으로 공급 과잉이 지속되고 있지만, 3대 주요 공급업체(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는 HBM 생산량 압박으로 인해 가격을 인상할 의향이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AI 산업의 확장으로 고부가가치 메모리 수요가 증가하는데, 이 제품을 생산하는 주요 기업들이 가격을 인상하면 더 많은 이익이 예상된다는 뜻이다. 트렌드포스는 3분기 D램과 낸드 가격이 각각 8∼13%, 5∼10%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HBM 수요 증가로 HBM의 D램 캐파 잠식 현상이 커지면서 범용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 부족이 예상보다 심해질 수 있다”며 “경쟁사들이 2023년에 설비투자(캐펙스·CAPEX)를 줄였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웨이퍼 캐파 경쟁력 가치는 시간이 갈수록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5세대 HBM인 HBM3E의 양산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지가 향후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가치를 얼마나 증명할 수 있는지 가늠자가 될 것이란 해석도 있다. 현재 HBM 시장에서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앞서가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뒤를 쫓는 형국이다. 삼성전자가 HBM3E 8단과 12단 제품을 엔비디아를 비롯한 고객사에 납품하기 위한 품질 테스트를 진행 중인데, 얼마나 빨리 테스트를 통과하고 양산에 성공하느냐에 따라 수익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 최근 ‘HBM 개발팀’ 신설을 골자로 하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서는 등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서버 인프라 투자 붐에 따라 고용량 메모리 특수는 지속될 것”이라며 “삼성전자도 HBM3E, 128GB 고용량 D램 매출을 언제 본격적으로 늘릴 수 있는지, 현재 TSMC가 독점하는 AI 칩 수주를 확보하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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