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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글로벌 IPO 지역 간 양극화 심화

아태 지역 조달 금액 73% 급감…중화권 시장 하락세 영향
한국 조달 금액 68% 급증…작년 하반기 대비 25% 하락

[이코노미스트 박관훈 기자] 올 상반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기업공개(IPO) 활동은 계속해서 위축된 반면, 미주와 유럽∙중동∙인도∙아프리카(EMEIA) 지역은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지역 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EY한영이 발표한 ‘2024년 2분기 EY 글로벌 IPO 트렌드 리포트(EY Global IPO Trends Q2 2024)’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글로벌 IPO 시장은 551건의 상장을 통해 총 522억 달러를 조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건수로 12%, 조달 금액으로 16% 감소한 수치다.

올해 상반기에는 주식 시장의 호조, 밸류에이션 상승, 투자자 열기 등에 힘입어 미주와 EMEIA 지역에서 IPO 수요가 강세를 보였다. 미주 지역에서 IPO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86건, 조달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한 178억 달러로 집계됐다.

EMEIA 지역은 유럽과 인도의 활약으로 249개 기업이 상장을 통해 240억 달러를 조달했고,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건수로 46%, 조달 금액으로 89% 급증한 수치다. 글로벌 전체 IPO 건수의 45%, 조달 금액의 46%를 점유한 EMEIA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글로벌 점유율을 달성하며 전체 글로벌 IPO 시장을 견인했다.

한때 IPO의 중심지였던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지정학적 긴장, 선거, 경기 둔화, 고금리, 시장 유동성 감소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시장 분위기와 투자자 심리가 위축됐다. 상반기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신규 상장 216건으로 104억 달러를 조달하는 데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건수로는 43%, 조달 금액 기준으로는 73% 하락하는 장기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중국 본토의 규제 강화와 홍콩의 유동성 및 투자자 신뢰 하락 영향으로 중화권(중국∙홍콩∙대만) 시장에서 건수가 64%, 조달 금액이 81% 급감하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한국에서는 총 27건의 IPO가 성사돼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으나, 약 15억 달러를 조달해 규모가 68% 늘어났다. 특히 전년 동기 대비 IPO 건수가 450% 급증한 산업재 섹터가 회복세를 보이며 한국 전체 IPO 건수의 40% 이상, 전체 조달 금액의 50%를 차지했다. 이 중에는 2022년 이후 국내 최대 규모의 IPO인 HD현대마린솔루션이 포함됐는데, HD현대마린솔루션은 상반기 아시아태평양 IPO 시장에서 조달 금액 기준 1위에 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3년 하반기와 비교했을 때 상반기 한국에서 발생한 IPO 건수는 45%, 조달 금액은 25% 하락했다.

섹터별로 살펴보면 글로벌 IPO 시장에서 산업재 섹터는 한국, 인도, 말레이시아에서의 활발한 활동에 힘입어 115건이 상장하며 IPO 건수 기준 선두를 차지했다. 한편, 기술 섹터는 102건으로 108억을 기록해 조달 금액 기준 1위를 차지했다. 이 중 52%가 미국에서 조달됐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사모펀드(PE) 및 벤처캐피털(VC)의 펀딩을 받은 대형 IPO가 급증했다. 이러한 IPO에서 조달한 금액 비중이 2023년 상반기 9%에서 2024년 상반기 41%까지 늘어났다. 특히 이러한 추세는 미주 지역에서 두드러졌는데, 미주 지역 전체 조달 금액의 74%가 PE∙VC 펀딩을 받은 기업에서 발생했다.

박정익 EY한영 감사부문 마켓 본부장은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해 기업들이 고위험 지역을 피하고 보다 유리한 규제 환경을 찾아 대체 IPO 시장을 모색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잠재적으로 새로운 금융허브의 부상으로 이어져 IPO 시장의 지형을 바꿀 수 있다”며 “IPO를 고려하는 기업들은 급변하는 IPO 환경에서 규제, 공모가, 시의성 등 최신 시장 정보에 입각한 전략적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시장에 대해선 “한국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보다 해외 증시에서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하고 있으며, 특히 올 상반기 기술주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인 미국 증시와 같은 전 세계 금융 동향의 영향을 받고 있다”며 “현재 국내 증시 회복을 위해서는 실질적인 밸류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IPO의 활성화가 시장에 미치는 기대와 영향은 더욱 중요한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작년 하반기 대비 시장이 활발하진 않았으나, 일정 수 이상의 꾸준한 IPO 흐름은 국내 증시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해당 리포트는 2024년 하반기에 대해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일정, 지정학적 긴장 고조, 선거 슈퍼사이클 등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추기 시작하면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을 찾아 투자할 것이고, 주식 시장, 신흥 시장을 비롯해 테크놀로지, 헬스케어, 바이오와 같은 성장 섹터에서의 유동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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