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구직자 관심 커지는 ‘사모펀드 운용사’...생존 공식은 ‘EXECUTIVE’ [HR 인사이트]

사모펀드 시장 성장 따른 인재 수요 증가 추세
성과지향적인 사모펀드 시장...핵심 역량 9가지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 연합뉴스]

[문선경 유니코써치 전무] “사모펀드 포트폴리오사 임원 포지션으로 관심이 있습니다. 주변에서 조언받기를 사모펀드 포트폴리오사 업무 성향이 저와도 잘 맞을 것 같다고 하고, 제 이력에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추천하던데…”

헤드헌터로서 최근 현장에서 체감하는 주목할 만한 변화를 들자면, 사모펀드(PEF) 및 사모펀드 운용사(PE) 관련 직종에 대한 지원자들의 관심이 현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PE 포트폴리오사가 최근 각광 받는 분야로 부상한 이유와 채용 이후 PE 포트폴리오사의 임원으로서 성공하기 위한 핵심 역량을 살펴보고자 한다.

 PE 시장의 급성장과 인재 수요 증가

지난해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국내 기관전용 사모펀드는 1126개에 달한다. 총 약정액은136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사모펀드 시장의 100여 년 역사와 비교할 때 국내 사모펀드 시장은 20년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바이아웃(Buyout) 등에서 꾸준한 성공 사례가 축적되고 있어 향후 발전 가능성 역시 매우 크다.

이런 사모펀드 시장의 급격한 성장세는 관련 인재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 사모펀드가 다양한 산업 분야의 기업들을 인수하고 그 가치를 제고하는 과정에서 경험과 역량을 갖춘 인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까닭이다.

채용 플랫폼사 리멤버의 내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PE 및 PE 포트폴리오사 관련 채용공고는 1793건에 달했다. 지원자 수는1만5468명으로 집계됐다. 인재 공급 측면에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여준다. 이는 사모펀드 포트폴리오사의 인재 수요 증가와 사모펀드 시장의 성장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사모펀드 포트폴리오사란 사모펀드가 투자를 통해 주식 혹은 채권을 취득한 회사를 지칭한다. 일반 주식투자자와는 달리, PE는 투자 회사의 지분을 취득해 경영활동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회사의 가치를 높여 약 3~5년 후에 매각함으로써 투자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을 취한다.

사모펀드 포트폴리오사의 가장 큰 특징은 ‘가치 창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점이다. ‘어떻게 이 기업의 가치를 극대화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경영 활동의 중심축이다. 일반적으로 국내 기업은 관계 지향적 성향의 조직문화가 강한 반면, PE 포트폴리오사는 성과 지향적인 조직문화인 경우가 많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적합한 인재를 찾아 사모펀드 포트폴리오사 포지션을 제안했을 때 ‘사모펀드 포트폴리오사 분위기는 어떤가요?’와 같은 질문을 종종 받는다. 사모펀드 포트폴리오사에 대해 ‘보수는 많지만 단기 성과에 대한 압박이 클 것 같다’와 같은 선입견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사모펀드 포트폴리오사 임원의 최고 장점은 무엇보다 높은 연봉과 사업 성공에 따르는 높은 엑싯 보너스(Exit Bonus)를 들 수가 있다. 엑싯 보너스는 인수한 기업의 가치를 성공적으로 증대시킨 후 성공적으로 ‘매각’할 경우 지급되는 보상이다.

이외에도 단기간에 다양한 조직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점과 성과지향적인 사업 스타일을 체득할 수 있다는 부분 역시 장점이다.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신속한 의사결정 ▲높은 성과에 대한 압박 ▲업무 실적에 대한 냉정한 평가 등은 물론 단점이다. 또 교체나 해고와 같은 냉정한 조직 관리 역시 후보자의 성향에 따라 매우 도전적인 요소가 될 수도 있다.

다만 일반 기업에 비해 직장수명이 짧을 것이라는 우려는 명확한 사실은 아니다. 사모펀드 포트폴리오사의 경우 내부 인력 충원과 확보가 쉽지 않고, 중복 인력의 배치가 어렵다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성과를 내는 인재의 경우 오랜 기간 승승장구하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다.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 모습. [사진 연합뉴스]

살아남기 위한 핵심 역량 ‘EXECUTIVE’ 

PE 사와 관련 임원들을 상대하다보니 PE 포트폴리오 임원이 갖추어야 하는 다양한 핵심역량에 대한 의견을 자주 듣는다. ‘이그제큐티브’(EXECUTIVE)는 PE 세계에서 성공한 베테랑들이 이구동성으로 언급하는 핵심역량들로 만들어낸 키워드다.

첫째, 성과를 뜻하는 E(Excel in performance)다. “단순하다. 성과를 못 내면 그만둬야 한다” 컨설팅사를 거쳐 커머스 회사와 국내외 PE에서 투자한 스타트업 대표 경력을 가진 한 포트폴리오사 대표의 냉철한 진단이다. PE 세계에서 성과는 곧 생존이다. 그는 “2-3년, 길어야 5년 동안 빠른 시간 안에 value up을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내서 실행해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이곳에선 오너의 취향이나 회사 정치는 의미가 없다. 오직 결과만이 중요하다.

둘째, 숫자를 뜻하는 X(X-ray financials)다. “숫자는 아주 중요하다” 40대 초반의 나이로 많은 포트폴리오사의 대표로 성공적인 성과를 이룬 경영인의 이야기이다. PE 포트폴리오사에선 모든 것이 숫자다. 마케팅도 숫자다. IT도 숫자다. 심지어 인사도 숫자다. 어떤 부서든 상관없다. 숫자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숫자를 바탕으로 어떻게 매출과 연계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PE와의 신뢰를 뜻하는 E(Establish trust with PE)다. “PE와의 협업에서 중요한 것은 소통을 통한 신뢰다” 수년간 글로벌 선도 컨설팅사에서 경력을 쌓고, 대기업의 임원을 거쳐 다수의 유명 PE 들이 투자한 포트폴리오 기업들을 관리해 온 한 전문 경영인의 조언이다. PE는 일반 주주와 다르다. 매주, 매달 경영 상황을 체크한다. 그들과 소통하는 것을 두려워해선 안된다. 적극적인 소통을 통한 신뢰를 우선적으로 구축해야한다.

넷째, 효과적 소통을 뜻하는 C(Communicate effectively)다. PE 포트폴리오사는 여러 PE사의 합작 투자 형태이거나 내부 비즈니스에 창업자가 여전히 관여하는 등 복잡한 이해관계가 존재 한다. 이런 경우 여러 이해관계자들을 효과적으로 조율하는 리더십을 요구받는다.

일반 기업과 같은 일방적인 상명하복 식의 소통은 결코 효율적이지 않다. 맺고 끊음이 적절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 능력을 통해 조직 구성원들이 필요로 하는 우산 역할을 제공하여야 한다. 이를 통해 조직원들은 자신의 일에 효과적으로 매진할 수 있다.

다섯 째, 감정에 휘둘리지 않음을 뜻하는 U(Unsentimental management)다. “이곳은 절대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방식이 통하는 곳이 아니다” 기업의 위기 때마다 대표로 취임해 경영 정상화에 성공한 한 경영인의 냉정한 진단이다. PE 포트폴리오사는 감정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철저히 성과 중심으로 돌아간다. 성과가 나려면 일 잘하는 사람을 주요 보직에 앉혀야 한다. 이것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냉철한 조직관리 리더쉽이 필요하다.

여섯 째, 신입의 마인드를 뜻하는 T(Think like a newcomer)다. “신입사원의 마인드로 열심히 일해야 한다” 이는 모든 베테랑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점이다. PE 포트폴리오사에 온 임원들 중 상당수는 성공적인 경력을 가지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라떼는 말이야’ 같은 자만심은 오히려 새로운 환경의 적응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신입 시절의 열정으로 겸손하게 업무에 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일곱 째, 시의적절한 전략을 뜻하는 I(Invoke timely strategies)다. PE 포트폴리오사는 일반적으로 3~5년 내 매각이라는 명확한 목표가 설정돼 있다. 시간적 제약이 큰 셈이다. 이는 단순히 서둘러 업무를 처리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신중하면서도 신속한 의사결정에 따른 시기 절적한 전략 실행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여덟 째, 데이터 검증 능력을 뜻하는 V다(Validate with data) “데이터를 직접 다룰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고위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필요하다면 엑셀을 분석해서 검증하고 다룰 수 있어야 한다” PE 고객사로부터 종종 듣는 임원 후보자에 대한 요구사항이다. 임원으로서 타인이 만든 보고만 받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PE사와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은 숫자이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 스스로가 직접 데이터를 다루고 이를 분석하는 능력 또한 PE 포트폴리오 임원에게는 필수적인 역량이다.

끝으로 도전의 수용을 뜻하는 E(Embrace challenges)다. 일반 기업의 목표치와 비교했을 때 PE사가 요구하는 목표치는 도전적인 수준일 경우가 많다. 이와 비례해 일의 강도 또한 높다. 이에 PE 포트폴리오 임원은 강한 스트레스를 겪을 수 있다. 다만 성공하는 임원들은 ‘아주 어려운 일’을 성공적으로 이루어 냈을 때의 짜릿한 느낌을 즐긴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EXECUTIVE’를 명심한다면 사모펀드 포트폴리오사는 경력 개발의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조직 내 관리 경험과 성공 사례를 보유한 인재에게는 매력적인 다음 단계의 커리어가 될 수 있으다. 창업과는 달리 초기 재무적 리스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환경에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사모펀드 포트폴리오사는 분명 도전적인 요소가 많은 환경이다. 그러나 동시에 높은 보상 및 다양한 경험과 빠른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매력적인 직장이 될 수 있다. 사모펀드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함께, 사모펀드 포트폴리오사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는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경력 개발을 고민하는 많은 전문가들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문선경 유니코써치 전무는_국내 대표 헤드헌팅 기업 유니코써치의 대표 컨설턴트로서 국내외 유수 글로벌 기업, 사모펀드 투자사 및 제조업 기반의 B2C 기업, 스타트업들을 주요 고객사로, 신사업, 전략, 기획 등 임원급 및 핵심 경영진 채용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특히 PE/VC 포트폴리오사의 C-level 및 주요 임원급 채용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이제는 초소형 AI 무인 매장이 대세’…관련 시장 선도하는 파인더스에이아이

2스타벅스, 리워드 회원 1300만명 돌파 기념 이벤트 진행

3무신사 스토어 성수@대림창고, 일 매출 1억3500만원 돌파

4 액상대마는 합법?...합성대마의 위험성

5"올해 연차휴가, 내년에 써도될까요?"...사장의 답변은?

6‘붉은사막’ 50분 영상 공개한 펄어비스, 반등 성공할까

7‘딥페이크 공포’ 확산…‘외설 이미지 합성’ 스노우, AI엔 손도 못 대

8문 전 대통령 “기존 평화·통일담론 전면재검토 필요”

9고려아연 “MBK 재무건전성 공세는 악마의 편집…모든 수치 왜곡”

실시간 뉴스

1‘이제는 초소형 AI 무인 매장이 대세’…관련 시장 선도하는 파인더스에이아이

2스타벅스, 리워드 회원 1300만명 돌파 기념 이벤트 진행

3무신사 스토어 성수@대림창고, 일 매출 1억3500만원 돌파

4 액상대마는 합법?...합성대마의 위험성

5"올해 연차휴가, 내년에 써도될까요?"...사장의 답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