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치료 받으면 나이롱환자?...환자들은 억울하다
보험료 매년 내는데 사고나면 ‘나이롱환자’ 취급
한방치료 효과 과학적 입증…“車보험료 상승 원인 아냐”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의료계가 교통사고로 한방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나이롱환자’(가짜환자)로 취급받는 현실에 대해 우려했다. 추가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빠른 합의를 종용하는 보험사들의 행태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25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최근 5년(2019~2023년)간 ‘책임보험금 한도액을 초과해 치료를 받은 자동차보험 환자’는 평균 47.4%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평균치를 하회하는 46.4%로 나타났다.
관련 수치가 낮아진 것은 경상환자 치료비 지급 기준이 강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 1월부터 경상환자 치료비 지급 기준을 강화했다. 경상환자의 치료비 중 본인 과실에 해당하는 부분은 본인 보험이나 자비로 처리하게 했다. 경상환자가 4주를 초과해 치료를 받을 경우 2주 간격으로 진단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보험사들이 치료 시기가 길어질 기미를 보이면 빠른 합의를 종용하고 있다는 게 의료계의 지적이다. 대한한방병원협회는 “보험사들은 제도 개선 효과나 환자들의 불편함은 아랑곳하지 않고 치료 시기가 길어질 기미가 보이면 합의를 종용하곤 한다”면서 “일부 환자들 사이에선 보험사들이 본인들을 나이롱환자 취급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토로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동차보험은 원하지 않는 운전자라도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보험이다. ‘나도 언젠가는 가해자도 피해자도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매년 성실하게 납입하고 있음에도 어쩌다 난 사고로 한방치료를 받길 원하면 통상 ‘나이롱환자 프레임’으로 엮이곤 한다”고 덧붙였다.
한 해 교통사고로 한방치료를 받는 환자의 수는 나이롱환자를 우려할 정도로 많지 않다는 게 대한한방병원협회 측 주장이다. 지난해 교통사고 이후 한방치료를 받은 인원은 163만명이다. 이는 지난해 자동차보험 가입 대수 2500만대의 6% 수준에 불과하다.
대한한방병원협회는 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의 원인은 한방진료비 과잉”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연도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2019년 92.9% △2020년 85.7% △2021년 81.5% △2022년 81.2% △2023년 80.7%로 매년 줄었다.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보험료 100원을 받아 보험금으로 80.7원을 지급했다는 얘기다.
대한한방병원협회는 최근 한방진료비가 늘어난 근본적인 이유로 ‘건강보험 대비 보장범위가 넓은 자동차보험 제도의 특성’과 ‘근골격계 치료에 특성화된 한의 치료행위에 대한 효과성’을 꼽는다. 건강보험 한의과 진료는 의과보다 보장률이 낮고 의과와 달리 비급여 행위에 대해 실손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반면 자동차보험은 의과와 한의과 모두 동일하게 비급여 진료도 보장해 환자는 동등한 조건에서 의료기관을 선택할 수 있다. 결국 한의과 진료가 더 효과적이기 때문에 환자들이 더 많이 선택한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최근 5년간 비급여 항목에 한방진료비의 연평균 증가세가 10%에 육박하고 약침과 첩약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환자가 느끼는 한방치료의 효과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허리 통증의 경우 약침치료가 물리치료보다 6배 빠르게 호전된다는 연구결과 보고도 존재한다. SCI(E)급 저널 ‘Healthcare'에 게재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교통사고 후유증 환자를 한약 치료군과 한약을 처방받지 않은 대조군으로 나눠 치료 효과를 분석한 결과 한약 치료군의 교통사고 후유증과 사고 후 스트레스 수준이 대조군보다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한한방병원협회는 일각에서 ‘세트치료’라는 표현으로 복합 투약 및 시술을 폄훼하는 것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임상에선 각기 다른 효능의 약물과 시술을 복합적으로 처방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통상 감기몸살 환자가 병원에 가면 주사나 링거 및 약을 증상에 따라 복합 처방받는 것과 마찬가지다. 최근 SCI(E)급 저널 ‘Frontiers in Pharmacology’에 게재된 ‘교통사고 후 요통 환자의 복합한의치료 효과에 대한 Real world data를 활용한 후향적 차트 리뷰’란 제목의 논문에 따르면 교통사고 후유증에 추나·약침·한약 등을 병행하는 ‘복합한의치료’는 치료 속도도 빠르고 환자들의 호응도도 높다.
환자들의 한방치료 니즈는 지난 2021년 8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에서 실시한 ‘교통사고 후 한의치료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에서도 잘 나타난다. 해당 조사에서 응답자의 91.5%가 한의의료 서비스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대한한방병원협회 관계자는 “건강보험에서 한방진료의 경우 낮은 보장성이나 비급여 행위의 실손보험 미적용 등으로 환자의 금전적 부담이 커 접근성이 낮다”며 “하지만 자동차보험에서는 한의과 진료와 의과 진료 간의 보장성 환경이 동일해 한방진료 효과를 경험한 다수의 환자가 한의의료기관을 선택해 관련 진료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이를 세트치료 등과 엮어 마치 한방병원들이 과잉진료를 이어가는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자동차사고를 당한 피해자는 사고 이전 상태로의 원상회복을 위해 최선의 진료를 받을 권리를 가지고 있다. 이를 어떤 이유로든 침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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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최근 5년(2019~2023년)간 ‘책임보험금 한도액을 초과해 치료를 받은 자동차보험 환자’는 평균 47.4%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평균치를 하회하는 46.4%로 나타났다.
관련 수치가 낮아진 것은 경상환자 치료비 지급 기준이 강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 1월부터 경상환자 치료비 지급 기준을 강화했다. 경상환자의 치료비 중 본인 과실에 해당하는 부분은 본인 보험이나 자비로 처리하게 했다. 경상환자가 4주를 초과해 치료를 받을 경우 2주 간격으로 진단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보험사들이 치료 시기가 길어질 기미를 보이면 빠른 합의를 종용하고 있다는 게 의료계의 지적이다. 대한한방병원협회는 “보험사들은 제도 개선 효과나 환자들의 불편함은 아랑곳하지 않고 치료 시기가 길어질 기미가 보이면 합의를 종용하곤 한다”면서 “일부 환자들 사이에선 보험사들이 본인들을 나이롱환자 취급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토로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동차보험은 원하지 않는 운전자라도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보험이다. ‘나도 언젠가는 가해자도 피해자도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매년 성실하게 납입하고 있음에도 어쩌다 난 사고로 한방치료를 받길 원하면 통상 ‘나이롱환자 프레임’으로 엮이곤 한다”고 덧붙였다.
한 해 교통사고로 한방치료를 받는 환자의 수는 나이롱환자를 우려할 정도로 많지 않다는 게 대한한방병원협회 측 주장이다. 지난해 교통사고 이후 한방치료를 받은 인원은 163만명이다. 이는 지난해 자동차보험 가입 대수 2500만대의 6% 수준에 불과하다.
대한한방병원협회는 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의 원인은 한방진료비 과잉”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연도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2019년 92.9% △2020년 85.7% △2021년 81.5% △2022년 81.2% △2023년 80.7%로 매년 줄었다.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보험료 100원을 받아 보험금으로 80.7원을 지급했다는 얘기다.
대한한방병원협회는 최근 한방진료비가 늘어난 근본적인 이유로 ‘건강보험 대비 보장범위가 넓은 자동차보험 제도의 특성’과 ‘근골격계 치료에 특성화된 한의 치료행위에 대한 효과성’을 꼽는다. 건강보험 한의과 진료는 의과보다 보장률이 낮고 의과와 달리 비급여 행위에 대해 실손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반면 자동차보험은 의과와 한의과 모두 동일하게 비급여 진료도 보장해 환자는 동등한 조건에서 의료기관을 선택할 수 있다. 결국 한의과 진료가 더 효과적이기 때문에 환자들이 더 많이 선택한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최근 5년간 비급여 항목에 한방진료비의 연평균 증가세가 10%에 육박하고 약침과 첩약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환자가 느끼는 한방치료의 효과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허리 통증의 경우 약침치료가 물리치료보다 6배 빠르게 호전된다는 연구결과 보고도 존재한다. SCI(E)급 저널 ‘Healthcare'에 게재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교통사고 후유증 환자를 한약 치료군과 한약을 처방받지 않은 대조군으로 나눠 치료 효과를 분석한 결과 한약 치료군의 교통사고 후유증과 사고 후 스트레스 수준이 대조군보다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한한방병원협회는 일각에서 ‘세트치료’라는 표현으로 복합 투약 및 시술을 폄훼하는 것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임상에선 각기 다른 효능의 약물과 시술을 복합적으로 처방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통상 감기몸살 환자가 병원에 가면 주사나 링거 및 약을 증상에 따라 복합 처방받는 것과 마찬가지다. 최근 SCI(E)급 저널 ‘Frontiers in Pharmacology’에 게재된 ‘교통사고 후 요통 환자의 복합한의치료 효과에 대한 Real world data를 활용한 후향적 차트 리뷰’란 제목의 논문에 따르면 교통사고 후유증에 추나·약침·한약 등을 병행하는 ‘복합한의치료’는 치료 속도도 빠르고 환자들의 호응도도 높다.
환자들의 한방치료 니즈는 지난 2021년 8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에서 실시한 ‘교통사고 후 한의치료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에서도 잘 나타난다. 해당 조사에서 응답자의 91.5%가 한의의료 서비스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대한한방병원협회 관계자는 “건강보험에서 한방진료의 경우 낮은 보장성이나 비급여 행위의 실손보험 미적용 등으로 환자의 금전적 부담이 커 접근성이 낮다”며 “하지만 자동차보험에서는 한의과 진료와 의과 진료 간의 보장성 환경이 동일해 한방진료 효과를 경험한 다수의 환자가 한의의료기관을 선택해 관련 진료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이를 세트치료 등과 엮어 마치 한방병원들이 과잉진료를 이어가는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자동차사고를 당한 피해자는 사고 이전 상태로의 원상회복을 위해 최선의 진료를 받을 권리를 가지고 있다. 이를 어떤 이유로든 침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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