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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기술력”…모건스탠리·사우디가 네이버 주목한 까닭 [이코노Y]

모건스탠리 “네이버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기술 제공 사업자”…기술력 주목
사우디,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파트너로 네이버 낙점…프로젝트 착수
연구개발에 매출 25% 투자…“꾸준한 SW 경쟁력 강화, 사업적 성과로 결실”

세계 최대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네이버를 ‘글로벌 대표 로봇 기업’이라고 지목했다. 사진은 네이버랩스가 2019년 세계가전전시회(CES)에서 공개한 양팔 로봇 ‘앰비덱스’(AMBIDEX). [사진 네이버랩스]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네이버가 쌓은 기술력이 세계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이 네이버의 기술에 주목했다. 중동에 기술을 수출하고 관련 사업을 본격화하는 소식도 나왔다. 업계에선 이에 “국내 대표 기술 기업으로 등극한 모습”이란 평가가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네이버를 ‘글로벌 대표 로봇 기업’이라고 지목했다. 지난 5일 모건스탠리는 휴머노이드 리포트를 통해 ‘휴머노이드 기술 제공자’(enabler)로 네이버를 선정했다. 로봇 기술을 뒷받침하는 반도체·배터리 등의 분야에서는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이 여럿 포함됐다. 휴머노이드 기술 분야에서 선정된 기업은 네이버가 유일하다.

네이버는 여기에 더해 최근 기술을 기반으로 한 해외 사업 성과를 내놨다. 지난 22일 네이버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선언식을 열고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렸다.

이는 지난해 10월 네이버가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와 계약을 체결한 데 따른 구축 사업이다. ‘현실을 가상에 옮기는’ 네이버의 디지털 트윈 기술을 사우디 주요 도시에 적용하는 게 사업의 골자다. 네이버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를 비롯해 메디나·제다·담맘·메카 등 5개 도시를 대상으로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구축한다. 네이버는 당시 1억 달러(약 1350억원) 규모의 사업 따내며 ‘국내 IT기업 1호 중동 기술 수출’이란 성과를 써낸 바 있다.

‘모건스탠리 리포트 분석’과 ‘사우디 사업 본격 착수’ 등의 성과는 네이버가 장기간 축적한 ‘소프트웨어(SW)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다. 모건스탠리는 네이버랩스가 2019년 세계가전전시회(CES)에서 공개한 양팔 로봇 ‘앰비덱스’(AMBIDEX)에 주목하기도 했다. 앰비덱스는 네이버랩스와 코리아텍이 산학협력을 통해 지난 2017년 선보인 로봇팔이다. 네이버는 당시 5G가 상용화되기도 전에 CES에서 초저지연 기술을 극대화한 브레인리스 로봇 기술을 실증한 바 있다. 앰비덱스는 이 실증에 사용되면서 세계적 주목을 받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모건스탠리는 앰비덱스의 하드웨어 기술력에도 높은 점수를 줬지만, 사실상 이를 구현하는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눈여겨 본 것”이라고 해석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21일(현지시간)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 착수를 위한 선언식이 진행됐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앞줄 왼쪽)와 라이얀 알아킬 NHC CSO(앞줄 오른쪽)가 사인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이합 알하샤니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 차관, 마제드 알 호가일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 장관, 채선주 네이버 대외·ESG 정책 대표,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 [사진 네이버]

네이버가 사우디에서 프로젝트를 시작한 디지털 트윈 구축 사업 역시 SW 경쟁력이 근간이 됐다. 네이버랩스는 2017년 분사 후 디지털 트윈 기술 연구개발(R&D)을 본격화했다. 이후 네이버 제2사옥인 1784와 국립중앙박물관 등에서의 실증을 진행했다. 꾸준히 연구·축적해 온 로봇과 자율주행 기술을 실증하면서 고도화했고, 이를 기반으로 사우디 사업 수주가 이뤄진 셈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일상 공간에서 로봇과 자율주행 기술이 원활히 가동되기 위해서는 매우 정밀한 ‘지도’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꾸준히 R&D를 진행해 왔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도 네이버가 사우디 정부·모건스탠리 등에서 주목받은 배경으로 SW 경쟁력을 꼽는다. 실제로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는 글로벌 빅테크 기술 비교한 뒤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을 진행할 기업을 선정했다. 네이버는 이 과정에서 ‘가장 빠르면서도 확장성 높은’ 기술을 보유한 곳으로 평가됐다.

네이버가 지난 3월 ‘사우디판 CES’로 불리는 글로벌 IT 전시회 ‘리프(LEAP) 2024’에서 공개한 로봇 전용 운영체제(OS) ‘아크 마인드’(ARC mind) 역시 좋은 사례다. 네이버는 세계 최초 웹 플랫폼 기반 로봇 OS를 공개하면서 IT업계의 이목을 사로잡기도 했다. 웹 기술 자체를 기반으로 구동되는 OS라 범용성 높다. 네이버는 2015년 웹 브라우저 ‘웨일’ 출시한 뒤 통해 꾸준히 확보해 온 기술을 집대성해 로봇 분야에 접목했다.

이런 성과를 만들기까지 네이버는 R&D 분야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왔다. 회사의 연간 연구개발비용은 ▲2021년 1조6550억원 ▲2022년 1조8090억원 ▲2023년 1조9926억원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네이버는 연간 매출의 20~25% 수준을 R&D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23년에는 연간 영업이익(1조4888억원)보다 많은 돈을 R&D 분야에 투입하며 기술 경쟁에 대응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는 10년 이상의 ‘3무’(무중단·무사고·무재해)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는 사용자들에게 안정적인 검색 서비스 경험 제공을 목적으로 R&D를 추진한 데 따른 성과”라며 “네이버는 빠르게 변화하는 인터넷 산업 환경 속 기술에 대해 꾸준히 투자해 미래를 대비해 온 만큼 앞으로도 기술에 대한 꾸준한 투자를 통해 다양한 글로벌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술로 도전하는 글로벌 기술 기업으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 디지털 트윈 기술 소개 이미지. [제공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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