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내일부터 중개수수료 인상…“연 이익 3000억 증가할 것”
배민 수수료 인상에 3000억원 이익 규모 전망
배민 측 “내부 이익 전망치 대외비”
정치권·자영업자 수수료 인상 규탄 이어져
DH의 주가는 배민 수수료 발표 전 17달러대 초반에서 발표 이후 22달러까지 27% 치솟았고 해외 투자은행들은 전부 매수 의견을 내놓고 있다.
월가 “배민 수수료 인상 등 모회사에 3000억 기여”
9일 투자전문기관 ‘마켓스크리너’와 외신 등에 따르면 JP모건은 배민의 수수료 인상에 모회사 DH의 목표 주가를 주당 29유로에서 32유로로 유지하며 비중 확대(Overweight) 의견을 내놨다.
JP모건의 마커스 디벨 애널리스트는 “한국 배민은 중개수수료 인상, 포장 주문 증가 등으로 2025년부터 DH그룹 영업 성적표(Operating result)에 최소한 2억 유로(약 3000억원)를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지난달 전망했다. DH그룹은 지난해 16억5690만 유로 규모의 영업손실을 냈는데, 배민의 수수료 인상이 수익성 개선에 크게 기여한다는 것이다. 배민은 최근 포장 중개수수료 유료화, 무료 배달 멤버십 ‘배민클럽’ 유료화에도 나선 상태다.
JP모건의 분석대로라면 지난해 6988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배민은 올해 수수료 인상분 3000억원을 더해 이익 규모가 1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JP모건은 “배민 앱의 혁신은 DH에게 중요한 진전으로 한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회사의 재정적 성장도 촉진할 것”이라고 했다.
배민은 지난달 10일 배민1플러스 중개수수료를 6.8%에서 9.8%(부가가치세 포함 10.8%)로 44%가량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마켓스크리너는 “한국에서 더 높은 이익을 낼 것이라는 기대감에 지난 5개월간 최저치인 주당 17.35유로를 기록한 DH 주가가 21유로를 넘어서기도 했다”며 “주가 회복의 주역은 배달의 민족”이라고 평가했다. 금융리서치업체 ‘와이차트’에 따르면, DH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9일 52억2600만 달러에서 최근 59억~60억 달러대를 오가고 있다.
해외 투자은행들의 이 같은 분석이 나오는 이유는 배민이 DH의 수익을 책임지는 핵심 ‘캐시카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DH의 연차 보고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 지역 조정 에비타(상각 전 영업이익) 흑자 규모는 아시아가 3억8500만 유로(5759억원)로 전년(5700만 유로) 대비 약 7배 급증했다.
핵심 요인은 배민이 지난해 영업이익 6698억원, 순이익 5062억원을 내고 4000억원 넘게 모회사에 배당하면서다. 그러나 아메리카(4990만 유로), 유럽(1억6820만 유로), 버티컬 사업(물류시설·2억1790만 유로) 부문은 줄줄이 조정 에비타 적자를 내면서 지난해 23억 유로(3조4159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에 따라 DH는 캐시카우인 배달 플랫폼의 이익 수준을 더 높이는 경영방침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배민 관계자는 배민1플러스 요금제 개편 관련, 예상되는 이익 규모에 대해 “내부적인 시뮬레이션 수치는 대외비 사항으로 외부 공개가 어렵다”고 말했다. JP모건의 영업이익 3000억원 전망과 관련해선 “외부 기관에서 바라보는 당사 전망치에 대해 별도로 드릴 수 있는 코멘트가 없다”고 했다.
현재 배민의 영업이익률은 국내 동종업계는 물론, 주요 기업들보다 높은 상태다.
배민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0.5%로, 신세계(10%), 쿠팡(1.9%) 등보다 10배 높다. 삼성전자(2.5%)나 현대자동차(9.3%) 같은 기업보다 앞섰다.
배달업계에 따르면 수수료 기반의 플랫폼 사업자들인 지마켓, 11번가는 물론이고 요기요 등 경쟁 배달앱들도 적자 상태다. 배민의 시장점유율은 60% 이상으로, 지난달 월간 사용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1% 늘어난 2228만4166명을 기록했다. 배민의 수수료 인상에 적자 상태인 요기요는 최근 중개수수료를 9.7%로 인하하는 등 출혈경쟁에 나선 상태다.
한편 이번 배민의 수수료 인상은 정치권과 소상공인업계의 규탄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8일 “소상공인과 배달 노동자 착취는 물론 국민 외식비 폭등의 주범으로 지목받는 배민의 중개수수료 인상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배민에 대한 근본적인 조치를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날 박주민·정진욱 의원도 “영업이익 7000억원도 모자라 중개수수료 인상으로 수익을 더 가져가려고 한다”며 “7000억 중 60%에 달하는 4127억원을 독일 본사에 배당하는 것은 한국의 소상공인과 소비자 고혈을 쥐어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도 수수료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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