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개척’하는 것”…보폭 넓히는 바이오플러스[이코노 인터뷰]
정현규 바이오플러스 대표이사 회장 인터뷰
HA 필러서 보툴리눔 톡신·비만 치료제로
독자 기술로 사업 보폭 넓히며 시장 확대
경영 성적 ‘불만족’…“영업 등 최선 다할 것”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아름다움’을 향한 인류의 열망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다. 경기 침체와 투자 감소 속에서도 미용 시장이 계속 성장하는 이유다. 최근에는 미용 시장도 고도화하고 있다. 화장품과 의약품을 결합한 더마 코스메틱(Derma-Cosmetic)은 익숙한 용어가 됐고, 제약사도 자체 브랜드를 앞세워 미용 시장에 진출한다.
히알루론산(HA) 필러와 보톡스로 알려진 보툴리눔 톡신 제제도 마찬가지다. 빈 곳은 채우고 과한 곳은 줄여 노화를 역행하는 시술은 외모 관리에 지갑을 여는 현대인의 새로운 소비처가 됐다. ‘K-뷰티’ 열풍에 국내 기업 매출도 눈에 띄게 급증세다. 시장이 작은 국내를 넘어 해외로 진출한 기업은 이미 많다.
다만 모든 기업이 이런 열풍에 올라탄 것은 아니다. 많은 기업이 HA 필러를 비롯한 ‘항노화’ 시장에 도전했지만, 매출을 제대로 내는 곳은 드물다. 기존 사업 분야를 넘어 신(新)시장에 도전하려는 곳은 더 적다. HA 필러 매출을 기반으로 보툴리눔 톡신 제제와 화장품 사업은 물론, 의약품 개발에 뛰어든 바이오플러스가 눈에 띄는 이유다.
시장 ‘점유’ 아닌 ‘개척’ 목표
서울 송파구 바이오플러스 본사에서 만난 정현규 바이오플러스 대표이사 회장은 “(바이오플러스는)만들어진 시장에 진입하지 않고, 시장을 개척해 왔다”며 “HA 필러에는 MDM 기술을 적용했고, 보툴리눔 톡신 제제는 (다른 기업과 달리)유전자 재조합 방식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플러스의 MDM 기술은 이 회사의 대부분의 제품에 녹아있다. MDM 기술은 필러 제조에 쓰이는 HA를 가공하는 기술로, 점탄성과 지속성, 몰딩력, 분해성 등 제품의 기능을 높인다. 바이오플러스는 MDM 기술을 적용한 HA 필러로 2021년 374억원, 2022년 567억원, 2023년 716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빠른 외형 성장을 일궜다.
정 회장이 MDM 기술을 적용한 HA 필러 제품이 시장을 설득할 수 있다고 판단한 이유는 20여 년의 경영사(史)가 남긴 교훈 때문이다. 정 회장은 바이오플러스를 경영하기 전 무역회사와 바이오기업 등에 몸담았다. 당시 정 회장은 “사업을 다시 하게 된다면 (정부와 기관, 기업 등) 외부에 의존해야 하는 사업은 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탄탄한 기술력과 뛰어난 품질을 앞세워 제품을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을 운영하고 싶다는 뜻이다. 정 회장은 HA 필러 사업에도 이런 바람을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10여 년 전 바이오플러스로 자리를 옮긴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바이오플러스는 2003년 휴먼티슈코리아로 설립됐지만, 2013년 정 회장 취임과 함께 바이오플러스로 사명을 바꿨다.
바이오플러스서 10년…상장사로 우뚝
정 회장이 바이오플러스를 경영하며 일군 성과는 눈부시다. 상업화가 지지부진했던 HA 필러 제품 스킨플러스 하이알을 2014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허가를 받았고, 이듬해인 2015년 HA 필러 시장에 뛰어들었다. 또 다른 HA 필러 제품 '하이알 듀'로 제품군을 확대했고, 이후 중국과 인도에 법인을 설립하며 시장도 확장했다.
핵심 제품을 앞세운 시장 공략과 성장은 ‘수출 강소기업’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2021년에는 바이오플러스가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정 회장은 기업 성장의 문턱을 또 한 번 넘었다. 정 회장이 바이오플러스를 지휘한 10년 여의 성과다.
다만 정 회장은 그동안의 경영 족적을 “불만족”이라고 자평했다. 좋은 기술을 가지고도 “안주했다”는 노장(老將)의 회한이다.
정 회장은 “HA 필러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을 당시 국내 시장에는 이미 주요 기업들이 자리를 잡아 후발주자가 두각을 드러내기 어려웠다”면서도 “(바이오플러스는)독자적인 제조 기술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고 판단해 기업을 지금까지 이끌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쉬운 점은 ‘안주했다’는 후회”라며 “올해부터는 공격적인 영업전략으로 성과를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했다.
종합 뷰티 기업으로
정 회장은 바이오플러스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종합 뷰티 기업으로의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HA 필러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지만, 보툴리눔 톡신 제제와 비만·당뇨 치료제를 개발하고, 화장품 사업에도 뛰어든 이유다. 특히 화장품 사업은 바이오플러스가 보툴리눔 톡신 제제와 비만·당뇨 치료제를 개발하기 전까지 기업의 매출 성장을 책임질 분야다. 브랜드는 ‘보닉스’다.
바이오플러스는 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성장인자(그로스 팩터)를 활용한 제품을 개발해 보닉스를 출범시켰다. 성장인자가 피부로 들어갈 수 있게 유전자 재조합을 거쳤고, 분해 기간을 늘려 기능이 오래 유지되도록 했다. 얼굴과 목, 팔과 다리 등 피부의 상태에 따라 각기 다른 농도의 성장인자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품군도 다양화했다. 정 회장은 “2025년 보닉스만으로 2000억원 이상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는 후보물질을 확보한 상태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유효성 등을 살펴보기 위해 최근 동물실험을 마무리했고, 현재 연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바이오플러스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는 유전자 재조합 방식으로 개발돼 기존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와는 구분된다. 이런 이유로 주사제 형태인 기존 보툴리눔 톡신 제품과 다른 제형을 선택하는 등 여러 요소를 검토하고 있다.
비만·당뇨 치료제는 매출 확보를 위해 2025년 개량신약(바이오베터) 형태의 치료제를 우선 출시하고, 이후 신약을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바이오베터 비만·당뇨 치료제 개발에는 1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신약 비만·당뇨 치료제는 임상 1상까지 진행한 이후 해외 기업과 공동연구를 추진한다. 신약의 경우 자회사인 유비프로틴이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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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알루론산(HA) 필러와 보톡스로 알려진 보툴리눔 톡신 제제도 마찬가지다. 빈 곳은 채우고 과한 곳은 줄여 노화를 역행하는 시술은 외모 관리에 지갑을 여는 현대인의 새로운 소비처가 됐다. ‘K-뷰티’ 열풍에 국내 기업 매출도 눈에 띄게 급증세다. 시장이 작은 국내를 넘어 해외로 진출한 기업은 이미 많다.
다만 모든 기업이 이런 열풍에 올라탄 것은 아니다. 많은 기업이 HA 필러를 비롯한 ‘항노화’ 시장에 도전했지만, 매출을 제대로 내는 곳은 드물다. 기존 사업 분야를 넘어 신(新)시장에 도전하려는 곳은 더 적다. HA 필러 매출을 기반으로 보툴리눔 톡신 제제와 화장품 사업은 물론, 의약품 개발에 뛰어든 바이오플러스가 눈에 띄는 이유다.
시장 ‘점유’ 아닌 ‘개척’ 목표
서울 송파구 바이오플러스 본사에서 만난 정현규 바이오플러스 대표이사 회장은 “(바이오플러스는)만들어진 시장에 진입하지 않고, 시장을 개척해 왔다”며 “HA 필러에는 MDM 기술을 적용했고, 보툴리눔 톡신 제제는 (다른 기업과 달리)유전자 재조합 방식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플러스의 MDM 기술은 이 회사의 대부분의 제품에 녹아있다. MDM 기술은 필러 제조에 쓰이는 HA를 가공하는 기술로, 점탄성과 지속성, 몰딩력, 분해성 등 제품의 기능을 높인다. 바이오플러스는 MDM 기술을 적용한 HA 필러로 2021년 374억원, 2022년 567억원, 2023년 716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빠른 외형 성장을 일궜다.
정 회장이 MDM 기술을 적용한 HA 필러 제품이 시장을 설득할 수 있다고 판단한 이유는 20여 년의 경영사(史)가 남긴 교훈 때문이다. 정 회장은 바이오플러스를 경영하기 전 무역회사와 바이오기업 등에 몸담았다. 당시 정 회장은 “사업을 다시 하게 된다면 (정부와 기관, 기업 등) 외부에 의존해야 하는 사업은 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탄탄한 기술력과 뛰어난 품질을 앞세워 제품을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을 운영하고 싶다는 뜻이다. 정 회장은 HA 필러 사업에도 이런 바람을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10여 년 전 바이오플러스로 자리를 옮긴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바이오플러스는 2003년 휴먼티슈코리아로 설립됐지만, 2013년 정 회장 취임과 함께 바이오플러스로 사명을 바꿨다.
바이오플러스서 10년…상장사로 우뚝
정 회장이 바이오플러스를 경영하며 일군 성과는 눈부시다. 상업화가 지지부진했던 HA 필러 제품 스킨플러스 하이알을 2014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허가를 받았고, 이듬해인 2015년 HA 필러 시장에 뛰어들었다. 또 다른 HA 필러 제품 '하이알 듀'로 제품군을 확대했고, 이후 중국과 인도에 법인을 설립하며 시장도 확장했다.
핵심 제품을 앞세운 시장 공략과 성장은 ‘수출 강소기업’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2021년에는 바이오플러스가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정 회장은 기업 성장의 문턱을 또 한 번 넘었다. 정 회장이 바이오플러스를 지휘한 10년 여의 성과다.
다만 정 회장은 그동안의 경영 족적을 “불만족”이라고 자평했다. 좋은 기술을 가지고도 “안주했다”는 노장(老將)의 회한이다.
정 회장은 “HA 필러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을 당시 국내 시장에는 이미 주요 기업들이 자리를 잡아 후발주자가 두각을 드러내기 어려웠다”면서도 “(바이오플러스는)독자적인 제조 기술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고 판단해 기업을 지금까지 이끌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쉬운 점은 ‘안주했다’는 후회”라며 “올해부터는 공격적인 영업전략으로 성과를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했다.
종합 뷰티 기업으로
정 회장은 바이오플러스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종합 뷰티 기업으로의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HA 필러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지만, 보툴리눔 톡신 제제와 비만·당뇨 치료제를 개발하고, 화장품 사업에도 뛰어든 이유다. 특히 화장품 사업은 바이오플러스가 보툴리눔 톡신 제제와 비만·당뇨 치료제를 개발하기 전까지 기업의 매출 성장을 책임질 분야다. 브랜드는 ‘보닉스’다.
바이오플러스는 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성장인자(그로스 팩터)를 활용한 제품을 개발해 보닉스를 출범시켰다. 성장인자가 피부로 들어갈 수 있게 유전자 재조합을 거쳤고, 분해 기간을 늘려 기능이 오래 유지되도록 했다. 얼굴과 목, 팔과 다리 등 피부의 상태에 따라 각기 다른 농도의 성장인자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품군도 다양화했다. 정 회장은 “2025년 보닉스만으로 2000억원 이상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는 후보물질을 확보한 상태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유효성 등을 살펴보기 위해 최근 동물실험을 마무리했고, 현재 연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바이오플러스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는 유전자 재조합 방식으로 개발돼 기존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와는 구분된다. 이런 이유로 주사제 형태인 기존 보툴리눔 톡신 제품과 다른 제형을 선택하는 등 여러 요소를 검토하고 있다.
비만·당뇨 치료제는 매출 확보를 위해 2025년 개량신약(바이오베터) 형태의 치료제를 우선 출시하고, 이후 신약을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바이오베터 비만·당뇨 치료제 개발에는 1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신약 비만·당뇨 치료제는 임상 1상까지 진행한 이후 해외 기업과 공동연구를 추진한다. 신약의 경우 자회사인 유비프로틴이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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