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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업 로션에 뷰티 디바이스까지”…남성 뷰티 아이템 뜬다

[관리하는 남자들]②
男 그루밍족 증가…스킨케어·메이크업 등 제품 세분화 출시
남성 전용 뷰티 코너 확대도 수요 증가에 한몫

서울 홍대 상권에 마련된 올리브영 맨즈뷰티 팝업 매장. [사진 CJ올리브영]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원래 스킨, 로션 정도만 발랐는데 이제 에센스, 수분크림도 챙겨 바르게 됐어요. 또 외출할 땐 선크림·피부 잡티 커버·눈썹 그리기·립밤 정도는 바르고 있어요. 올리브영이나 다이소 같은 곳에서 남성 뷰티 제품을 써보고 살 수 있어서 더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아요.”

직장인 남성 박 모 씨(32)는 최근 드러그스토어에서 남성용 화장품을 대거 구매했다. 남성들도 자기 관리를 하는 시대가 오면서 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남성을 일컫는 ‘그루밍족’ 또한 늘고 있다. ‘그루밍’(Grooming)은 얼굴·헤어·피부 등 외모를 가꾸는 행위를 뜻한다. 

과거 남성용 화장품의 대부분이 스킨케어 카테고리였다면 이제 톤업 선크림·비비크림·아이브로우·컬러 립밤 등 메이크업 제품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뷰티업계는 남성 화장품 수요 증가에 맞춰 제품을 세분화해 출시하고 있으며, 헬스앤뷰티(H&B) 스토어에서는 남성 전용 코너를 확대하는 동시에 관련 팝업스토어를 여는 등 늘어나는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최근엔 피부 관리 및 메이크업뿐만 아니라 여성들의 전유물이었던 홈 케어 뷰티 디바이스 또한 남성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男 뷰티 카테고리 확장세…전용 팝업도

뷰티업계에 따르면 남성 화장품의 카테고리가 기본적인 스킨케어 제품에 그치지 않고, 여러 상품군으로 확대되고 있다. 남성 색조, 남성 헤어 케어 등 다양한 카테고리가 생겨난 것이 이를 입증한다. 

국내를 대표하는 H&B스토어 CJ올리브영에서는 남성 뷰티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1800종에 달하는 맨즈케어를 취급하고 있다. ▲그라펜 ▲다슈 ▲라운드랩 ▲비레디 ▲아아이디얼 포맨 등 인기 브랜드를 비롯해 100여 개 브랜드가 입점돼 있다. 기초를 넘어 맨즈 메이크업 상품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톤업 로션, 컬러 립밤 등 관련 상품군도 지속 확대 중이다.

올리브영은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맨즈뷰티 특성에 맞춰 기초부터 메이크업까지 진입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대표적인 것이 최근 열린 ‘맨즈 뷰티 팝업스토어’다. 올리브영이 남성 뷰티 브랜드와 협업해 별도의 팝업스토어를 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팝업 매장에는 맨즈뷰티 인기 브랜드인 ▲그라펜 ▲두잉왓 ▲라운드랩 ▲오브제 ▲질레트 제품을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부스를 별도로 마련했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이번 팝업 매장 방문객은 누적 1만2000명을 넘어섰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일반적인 뷰티 팝업 매장과는 달리 남성 방문객 비중이 80%에 달한다는 점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남성 뷰티라는 개념이 ‘화장’보다는 ‘관리’에 가깝다는 것을 남성 고객들이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이번 팝업 공간을 꾸렸다”며 “이번 팝업 매장 방문객들이 다양한 브랜드를 체험한 후 맨즈뷰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우 이정하가 비레디의 ‘트루 톤 로션 에어리’ 제품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아모레퍼시픽]

메이크업 이어 뷰티 디바이스 사용까지

남성 메이크업 제품은 주로 ‘자연스러움’에 초점을 맞춘다. 화장한 티가 나지 않으면서 결점은 감추고, 생기는 더해주는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남성들이 찾는 메이크업 제품군은 주로 컬러 로션·아이브로우·컬러 립밤 등이 있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조사한 ‘남성 그루밍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20대 남성 중 23%는 비비크림과 같은 피부 톤 보정 화장품을 쓰고, 17%는 틴트나 컬러 립밤 같은 색조 제품을 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화장품 업체들도 남성 메이크업 제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맨즈 뷰티 브랜드인 ‘비레디’는 2022년 ‘남성 토탈 스타일링 브랜드’로 리브랜딩하고 다양한 제품군을 출시하고 있다. 비레디의 베스트셀러는 ‘트루 톤 로션’이다. 로션 하나로 스킨케어·자외선 차단·톤 커버까지 되는 제품이다. 최근엔 피부 관리 기능을 추가한 신제품 ‘트루 톤 로션 에어리’를 출시해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 외에도 비레디 생기 립밤, 블루 쿠션과 블루 파운데이션이 인기 제품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앞으로도 남성들이 부담 없이 쉽게, 자신만의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메이크업 및 헤어 스타일링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지알 ‘부스터 프로’ 제품의 에어샷 모드 기능이 켜진 모습. [사진 에이피알]

메이크업뿐만 아니라 남성들의 피부 관리에 대한 욕구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사지 기능 및 피부 관리가 가능한 뷰티 디바이스의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에이피알이 전개하는 메디큐브 국내 공식몰의 판매 데이터 분석 결과, 에이지알 뷰티 디바이스가 출시된 2021년 3월부터 2024년 8월까지 메디큐브 화장품 및 에이지알 뷰티 디바이스 구매자 중 남성 회원의 비중은 전체 회원 약 4명 중 1명꼴로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 남성 구매자가 전체 남성 구매의 50% 이상이었고, 그 뒤를 이어 30대 남성 구매자가 30% 이상의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모공을 관리하는 뷰티 디바이스가 남성들에게 인기였다. 에이지알 디바이스별 구매자 양상을 분석한 결과 ‘ATS 에어샷’의 남성 구매자 비중이 전체의 약 1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사회적 인식 변화와 함께 자기 관리에 대한 남성들의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남성 뷰티 소비자의 관심도 또한 증대되고 있음을 나타낸다”며 “뷰티 디바이스는 사용이 간편하고 효과적인 피부 관리를 가능하게 해 남성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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