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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첫 방문한 이창용 “낡은 경제구조 개혁해야”

한은·기재부, 직원·인턴과 타운홀미팅
최상목 “해외 우수 인재 적극 유치”

이창용 한은 총재(오른쪽)와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30일 ‘한은 총재와 경제부총리가 함께하는 타운홀 미팅’ 전, 세종 청사 앞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정부세종청사를 찾았다. 이날 이 총재와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양 기관 직원과 인턴 등 150명과 함께 타운홀 미팅을 개최했다. 한은 총재가 정부세종청사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행사는 정책을 기획하는 기재부 직원들과 연구·분석을 담당하는 한은 직원, 미래 세대인 청년들이 지속 가능한 경제를 위한 구조개혁의 방향을 묻고, 해답을 찾고자 마련됐다. 주제는 ‘한국경제 고르디우스의 매듭 풀기: 지속 가능 경제를 위한 구조개혁’이다.

최 부총리는 우리나라 경제가 성장잠재력 약화, 사회 이동성 저하, 인구 오너스(Onus) 등의 구조적 문제가 누증되면서 지속가능성의 위기에 직면했고, 일견 단기·경기적 이슈로 보이는 문제도 그 기저에는 구조적 문제가 자리 잡고 있어 구조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낡은 경제구조를 그대로 두고 조금씩 수리하면서 우리 경제를 이끌어가는 것이 이제는 한계에 봉착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총재는 “낡은 경제구조를 시대에 맞게 개혁해야만 한다는 데에는 국민적 이견이 없지만, 막상 개별 사안에 들어가게 되면 세대 간·지역 간·계층 간 갈등으로 구조 개혁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해 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총재는 “구조개혁이 모든 계층을 만족시킬 수는 없겠지만 기존의 공급자 중심에서 이제는 수요자-공급자 간 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대담에서 이 총재는 최근 BIS 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소개했다. 그는 “AI 및 디지털 전환이 우리 경제의 생산성을 높여 장기적으로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일자리 대체, 금융시장 리스크 확대 등 문제점도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 우리의 대응에 따라 큰 기회이자 도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분산된 지역 투자로는 투자효율과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의도한 목적을 달성하기가 어렵다면서 비수도권 거점도시 중심으로 균형발전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1990년대 중반 이후 기술 기반 혁신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산업 혁신을 이뤄내 잠재성장률을 반등시킨 미국의 사례가 한국 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최근 서비스 산업이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교역재 성격이 강화됨에 따라 글로벌 서비스 교역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므로 IT와 수출 강국인 우리나라가 서비스 산업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 부총리는 “개방적인 인재 생태계 구축을 통해 글로벌 인재를 적극 유치해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인구 문제에도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우리 기업의 수요에 맞는 해외 우수 인재들에 대해서는 관련 제도와 규정을 보다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담 이후 이 총재는 한은과 기재부의 젊은 직원 간의 인적 교류를 확대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최 부총리는 공감의 뜻을 표하며 기재부와 한은 직원들이 더 자주 만나 소통하고 더 적극적으로 협력해 줄 것을 당부하고, 이번 행사에서 논의된 사안들이 향후 한은의 연구·분석과 기재부의 정책 수립에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은은 기재부가 경제 현상을 다각도로 바라보고(회전), 깊이 있게 연구(책장)해 좋은 정책을 만들기 바란다는 응원의 메시지로 기재부 도서관에 회전 책장을 증정했다.

이 총재는 “회전 책장이 정책과 연구가 만나 한국경제의 희망을 만들어 가는 데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최 부총리는 “회전 책장 앞에서 쌓아가는 매일의 작은 고민이 큰 직관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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