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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여파에 적자 늪 중소형 증권사…신용등급 강등 우려

[부동산 부실 공포]②
중소형 증권사 신용도 하락 경고음
부동산 PF 관련 부실 리스크 직격탄

증권사 신용등급 하향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증권사 신용등급 하향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깊어지면서 대형사에 이어 중소형 증권사 재무구조를 훼손할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지면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 등 국내 신용평가사는 보고서를 통해 중소형 증권사들의 신용도 하향이 불가피한 점을 경고하고 있다. 실제 올해 상반기 나신평은 SK증권의 신용등급은 ‘A’에서 ‘A-’로 강등했다. 신용등급이 ‘A’인 다올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기업평가도 케이프투자증권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신용등급은 기업이 회사채나 기업어음(CP)을 발행할 때 발행금리에 영향을 미친다. 회사채는 최상등급이 AAA+고, AAA부터 BBB 등급까지가 투자에 적격한 등급으로 분류된다. 증권사 신용등급은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에 중요한 잣대가 된다.

중소형 증권사의 신용도 내림세는 부동산 PF 관련 부실 위험성으로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에 따르면 중소형 증권사의 부동산 PF 가운데 위험성이 큰 중·후순위 비중은 72%에 달한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의 중·후순위 비중(32%)보다 두 배 이상 고위험 비중이 높다.

증권사의 부동산금융은 2016년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시장이 호황을 보이기 시작하고 이전까지 건설사가 주로 담당하던 부동산 PF 유동화에 대한 신용보강을 증권사가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확대되기 시작했다. 2019년까지 메리츠증권을 필두로 종투사의 매입확약 등 신용공여형 우발부채 증가폭이 가장 높았다. 그러나 2020년 이후 저금리 환경이 조성되면서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고위험 고수익 추구 성향이 높아졌고 공격적인 부동산금융 확대가 나타났다.

이 기간 동안 중소형사는 종투사 및 대형사 대비 매입확약 증가폭이 고위험 익스포저를 중심으로 크게 나타났고 이에 힘입어 높은 수익성을 시현할 수 있었다. 특히 열위한 자본여력으로 인해 부동산금융 내 틈새시장 공략과 공격적인 수익추구를 위해 위험이 높은 중·후순위, 브릿지론을 중심으로 매입확약 제공을 늘렸다. 2020년 이후 종투사가 우량한 익스포저를 중심으로 부동산 PF 매입확약 규모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해 온 반면, 중소형사는 뒤늦게 고위험 부동산익스포저 확대에 뛰어들면서 빠르게 매입확약 규모를 확대해왔다. 

수익성 저조 중소형사 추가 손실 위험 ↑

이에 단기간 내 빠르게 부동산금융을 확대해 부동산금융 의존적인 사업구조를 보유한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부정적인 충격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실제 중소형 9개사(유진·DB·LS·다올·부국·SK·한양·케이프·리딩투자증권)의 수익성은 2021년 정점을 기록한 이후 저하됐다. 2019년부터 1%를 상회한 2021년 1.9%까지 상승한 ROA(총자산순이익률)는 이후 2022년 0.5%, 2023년 0.3%(다올투자증권 자회사 매각익 제외), 2024년 상반기 0.5%로 낮아졌다. 수익효율성을 가늠할 수 있는 판관비 대비 순영업수익 비율도 크게 저하되면서 실적 저하가 지속되고 있다. 

무엇보다 현재의 부동산 PF 시장 환경을 고려했을 때 상대적 수익성이 저조한 중소형사의 경우 추가 손실 위험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국내 증권업 부동산 PF 대손충당금 및 준비금은 3조4000억원이다. 증권사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은 총 3조2000억원으로 전체 부동산 PF 노출액의 12.1%를 차지하고 있다. 사업장 정리계획 추진과정에서 고위험 사업장을 보유한 종투사가 아닌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충당금 적립분을 상회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윤재성 나이스신평 금융평가본부 금융평가1실 수석연구원은 “과거 대비 높아진 금리수준과 부동산 PF 경기 저하, 부동산금융에 대한 감독당국의 규제 강화 등의 환경을 고려할 때 비 종투사의 부동산금융부문의 위축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PF 유동화증권의 경우 신규 발행건수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전체 PF 유동화증권 신용보강 제공 주체 중 2022년까지 50%를 상회하던 증권사 비중은 2024년 상반기에 40%를 하회하는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송기종 나신평 금융평가본부 금융평가1실장은 “2020년 이후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가장 마지막 순간까지 고위험 익스포저를 늘려왔다”며 “그 결과 최근 부동산 PF 환경 저하의 부정적인 충격이 증폭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과거 대비 높아진 금리수준과 부동산 PF 경기 저하, 부동산금융에 대한 감독당국의 규제 강화 등의 환경을 고려할 때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부동산금융부문의 위축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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