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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했던 롯데정밀화학, 하반기 수익성 '훈풍' 부나

글로벌 1위 의약용 셀룰로스 유통사와 계약
10년 간 1조원 추가 매출 전망... 공장 증설 진행
유럽 EUDR 정책도 긍정적 영향 기대

롯데정밀화학 울산 공장 전경. [사진 롯데정밀화학]

[이코노미스트 라예진 기자] 업황 둔화로 올해 상반기 부진한 성적표를 기록한 롯데정밀화학이 실적 반등의 신호를 나타내고 있다. 첫 신호탄으로는 업계 글로벌 1위 유통사와의 계약이다. 지난 7일 롯데정밀화학은 세계 1위 의약용 셀룰로스 유통사인 미국 컬러콘과 유통 계약 맺음을 알렸다. 

셀룰로스는 롯데정밀화학이 미래 사업으로 집중하고 있는 그린소재 사업부문의 주요 소재로, 롯데정밀화학 매출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셀룰로스는 산업용과 식의약용 등 두 가지로 나뉘는데, 이번 계약건은 의약용으로 글로벌 제약 시장 공급 확대를 기대하게 된다. 특히 컬러콘은 세계 27개 거점을 운영하는 세계 1위 의약용 셀룰로스 유통사로, 롯데정밀화학은 이번 계약 기간인 10년간 1조원 규모의 추가 매출을 예상한다.

계약과 함께 롯데정밀화학은 실탄 마련에도 적극적이다. 롯데정밀화학은 내년까지 790억원 규모의 의약용 셀룰로스 공장 증설을 진행 중이다. 증설이 완료되면 생산능력 기준으로 현재 세계 2위에서 세계 1위의 의약용 셀룰로스 제조사가 된다. 

롯데정밀화학 관계자는 “셀룰로스는 롯데정밀화학에서 성장시키고자 하는 스페셜티 사업의 대표”라며 “이번 계약을 통해 증설 물량을 판매하고 추가 생산을 확대하는 기반이 됐다”고 설명했다. 

21년 호황기 상황과 유사 
두 번째 긍정 신호로는 오는 12월에 시행되는 유럽산림파괴방지제도(EUDR·Europe Deforestation Regulatio) 정책이다. 이 정책이 롯데정밀화학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지만, 경쟁사의 경쟁력을 낮추며 롯데정밀화학의 에피클로로히드린(ECH) 사업이 비교적 우위에 위치할 수 있게 된다. ECH 사업은 에폭시수지 원료인 에피클로로히드린 생산 사업으로, 롯데정밀화학 케미칼의 주요 사업이다.  

EUDR의 핵심 내용은 삼림 파괴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의 EU 역내 유통을 금지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EU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거나 수출하는 기업들은 광범위한 실사를 통하여 EUDR을 준수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데, EUDR의 주요 적용 제품 중에 팜유(Oil Palm)가 포함된다. 롯데정밀화학 ECH 사업의 경쟁사로 꼽히는 대부분의 중국사들은 팜유를 사용한 글리세린 공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정책 시행 이후, 글리세린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기존에 자랑하던 원가 경쟁력까지 잃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롯데정밀화학 ECH는 프로필렌 공정으로, 유럽 정책 영향을 받지 않고 마진을 유지하게 된다.

롯데정밀화학의 해외 매출액은 총 매출의 45% 가량을 차지할 만큼 크기 때문에 이 같은 우호적인 대외상황은 롯데정밀화학의 수익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보인다. 위정원 대신증원 애널리스트는 “올해 중국 ECH 예상 설비 가동률은 46% 수준인데, 이는 지난 21년도 롯데정밀화학의 ECH 마진 호황기 때와 유사하다”며 “올해 4분기 이후 ECH 마진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아직 대외상황을 면밀히 지켜봐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글로벌 유통사 계약은 확실한 기회이지만, 유럽 EUDR 정책이 중국 경쟁사에 얼만큼 영향을 미칠지는 따져봐야 한다는 시선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리세린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원가 경쟁력이 커진 건 사실이지만 12월에 시행하는 EUDR 정책이 경쟁사 ECH 생산에 끼치는 영향이 미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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