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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염증 치료제 임상 논문 준비…내년 투고 계획” [이코노 인터뷰]

[신규 모달리티: 엑소좀]­② 최철희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 대표 인터뷰
IL-202 호주 임상 1상 혈액 분석
염증세포서 약물 효력 패턴 발견

최철희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 대표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엑소좀(Exosome)은 세포가 분비하는 30~200나노미터(nm) 크기의 물질이다. 특정 세포로 향하는 기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고, 안전성도 높아 엑소좀을 치료제로 개발하려는 기업이 많다.

최철희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 대표(엑소좀산업협의회장)는 “엑소좀이 특정 세포에 도달해 합쳐지면 엑소좀 안에 담긴 물질이 해당 세포로 들어가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특정 물질을 엑소좀에 넣는 기술은 엑소좀의 표면에 단백질을 붙이는 다른 기업의 기술과는 차별화된 기술이다.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는 치료 효과를 내는 단백질을 엑소좀에 넣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단백질을 엑소좀에 넣는 익스플로어(EXPLOR) 기술 ▲표적(세포)을 찾아내 단백질을 전달하는 엑소타깃(EXO-TARGET) 기술 ▲순도가 높은 엑소좀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퓨어엑소(PURE-EXO) 기술 등이다.

최 대표는 “엑소좀에 자극을 주면 엑소좀의 표면에 잠시 구멍을 낼 수 있다”며 “구멍을 통해 세포에 결합한 엑소좀 내 단백질이 특정 세포로 들어가면 치료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는 엑소좀에 단백질을 더 잘 넣기 위한 기술을 추가로 개발하고 있다. 현재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는 광유전학(Optogenetics·빛으로 세포를 제어하는 연구 분야)을 활용해 엑소좀 내 단백질이 세포로 들어가게 하는데, 새로운 기술은 광유전학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엑소좀에 단백질을 넣는 기술이다.

최 대표는 “광유전학 기술을 활용하려면 빛에 반응하는 물질도 엑소좀에 넣어야 한다”며 “새로운 기술은 이를 넣지 않아도 돼 기존 기술보다 개선된 기술”이라고 했다.

“IL-202 효력 관련 논문 준비”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는 엑소좀 치료제 개발 기업이다. 한국과학기술대(KAIST·카이스트) 교수로 재직하던 최 대표가 2015년 창업했다. 현재 시리즈 C 라운드를 진행하고 있으며, 시리즈 A, 시리즈 B 투자 금액을 합하면 600억원 정도를 투자받았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매출은 1억원, 영업손실은 126억원이다.

최 대표가 엑소좀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이유는 의료현장에 도움이 되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신경과 전문의이기도 한 최 대표는 단백질을 엑소좀에 넣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엑소좀 치료제 개발에 관심을 두고 시작했다.

최 대표는 “카이스트에서 여러 분야의 교수들을 묶어 창업을 지원한다”며 “같은 그룹으로 묶인 한 교수가 엑소좀을 연구했고, 엑소좀에 단백질을 탑재하면 의학 측면에서 치료제로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기술을 개발했다”고 했다.

최 대표는 현재 이 기술로 엑소좀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임상 단계가 가장 앞선 신약 파이프라인은 호주에서 임상 1상을 마친 항염증 엑소좀 치료제 후보물질 ‘IL-202’다. IL-202는 엑소좀에 srIκB(super-repressor IκB) 단백질을 넣은 물질이다.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1월 18명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IL-202의 호주 임상 1상도 마쳤다. 최 대표는 “혈액 분석 결과 염증 세포에서 약물의 효력을 볼 수 있는 유형(패턴)을 발견해 이를 논문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는 해당 내용을 올해 말까지 분석해, 내년에 공개할 계획이다.

최철희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 대표 [사진 신인섭 기자]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는 IL-202 외에도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융모암 치료제로 ‘ILB-332’를,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ILB-312’를,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로 ‘ILB-323’도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엑소좀에 탑재할 10여 개의 단백질을 연구하고 있다.

최 대표는 “엑소좀은 어떻게 조작(Engineering)하느냐에 따라 특정 세포로 보낼지 유도할 수 있다”며 “단백질을 엑소좀에 얼마냐 잘 탑재하는지, 어떤 단백질을 선택할 것인지, 단백질을 넣은 엑소좀이 특정 세포에 얼마나 잘 도달하는지가 엑소좀 치료제의 치료 효과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싱글 애셋 기업과 협력 논의”

엑소좀 치료제는 새로운 치료 접근 방법(모달리티)인 만큼 신규 시장을 개척하려는 기업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는 엑소좀에 단백질을 넣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약물이 될 단백질을 확보한 기업과 협력해 새로운 후보물질을 개발할 가능성도 크다.

최 대표도 이들 기업과 만나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의 엑소좀 치료제 개발 기술을 이전하기 위한 여러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최 대표는 “올해 초부터 30여 개의 기업 미팅을 통해 기술이전과 공동연구 등을 추진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일부 기업과는 텀 시트(term-sheet)를 작성하기 이전 논의(study)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기술이전 성과를 낸다면 싱글 애셋(single-asset)을 보유하고, 익스플로어와 같은 플랫폼 기술은 없는 곳이 될 것”이라며 “미국 나스닥 상장 기업과 실제 성과를 내기 위해 소통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기술이전 못지않게 공동연구 형태의 협력도 논의하고 있다”며 “임상 경험 등을 공유할 수 있는 기업과 협력하는 등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와) 밀착해서 나아갈 수 있는 기업도 찾고 있다”고 했다.

또, 최 대표는 “엑소좀 치료제는 초기 단계의 기술인 만큼, (엑소좀 치료제가 신약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기업과 이른 시일 내 협력 소식을 만들어 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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