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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은 확실히 다르네”...‘A2 시대’ 여는 서울우유 [가봤어요]

아시아 최대 규모 ‘서울우유 양주공장’
서울우유 전체 생산량의 40% 담당
A2+ 우유·비요뜨·커피포리 등 생산

서울우유 양주공장 외경. [사진 이지완 기자]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쾌적하고 조용했다. 서울시 종로구 숭인동에서 차로 약 1시간 30분을 달리면 경기도 양주시 은현면 용암리에 위치한 서울우유협동조합(이하 서울우유) 양주공장이 나온다.

서울우유 양주공장 주변은 산과 논, 밭으로 둘러싸여 있다. 보통 촌으로 들어가면 비료와 가축 냄새가 코를 찌르기 마련이다. 그런데 서울우유 양주공장에서는 어떤 불쾌감도 느끼지 못했다. 우리가 즐겨 마시는 흰 우유처럼 첫 인상이 깔끔했다.

아시아 최대 규모 똑소리 나는 우유공장

서울우유 양주공장은 기존 용인공장과 양주공장을 통합해 2021년 4월 최신 자동화 공장으로 다시 태어났다. 약 25만5498㎡의 부지 면적(약 7만7000평)에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를 자랑한다. 이는 아시아 종합 유가공 공장 중 최대 규모다. 공사 기간만 7년, 총 3000억원이 투입됐다고 한다.

단순히 규모만 큰 것이 아니다. 서울우유 양주공장은 하루 최대 1700톤가량의 원유를 처리할 수 있다. 이는 전체 목장(국내 기준)에서 하루 생산되는 양의 약 30%에 달한다. 이 공장에서 하루 생산되는 제품은 200ml 기준 346만 개다. 서울우유 전체 생산량(하루 830만 개)의 40%를 양주공장이 책임진다.

서울우유 양주공장에서 생산되는 대표 제품은 ‘나100% 우유’ ‘비요뜨’ 등이다. ‘분유’ ‘버터’ ‘연유’ ‘유음료’ 등을 포함하면 60여 개의 유제품이 서울우유 양주공장에서 생산된다.

지난 4월 서울우유가 출시한 차세대 제품인 ‘A2+ 우유’도 양주공장에서 생산된다. A2+ 우유는 A2유전형질을 지닌 젖소에서 원유를 추출한다. A2+ 우유는 우리가 흔히 마시는 우유(A1·2 혼입)보다 소화가 용이하다. 유당불내증(유당 분해 효소가 없어 소화하지 못하는 증상)에도 일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가에서 가져온 원유를 추출하기 위해 대기 중인 차량의 모습. [사진 이지완 기자] 
서울우유 양주공장은 EFL 공법으로 A2+ 우유를 생산한다. 해당 공법은 2번의 원심분리기로 세균과 미생물을 한 차례 더 제거하고, ESL 충전으로 신선함이 오래 유지될 수 있게 한다. 현재 양주공장에서 하루 생산되는 A2+ 우유의 양은 13만 개(약 30톤)다.

서울우유는 A2+ 우유가 저출산 문제와 저렴한 수입 멸균우유 공세의 해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서울우유는 오는 2029년 기존 농장을 모두 A2전용목장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서울우유와 협력하는 1430개 목장 중 36곳이 A2전용목장으로의 전환을 끝마쳤다.

A2+ 우유 가격은 일반 우유보다 약 30% 정도 비싸다. 하지만 소비자 반응이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우유에 따르면 A2+ 우유는 출시 5개월(9월 기준) 만에 누적 판매 2000만 개를 돌파했다.

조혜미 서울우유 우유마케팅 차장은 “A2전용목장에서만 집유하고, 건강한 젖소를 통해 체세포수 1등급, 세균수 1A등급의 고품질 원유를 쓴다”며 “100% A2 우유를 위해 목장, 수유, 생산, 제품 총 4단계에서 매일 A2 검사를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최상의 제품을 만들기 위한 노력

서울우유의 핵심 시설답게 양주공장은 최신 자동화 설비로 똑똑하다. 원유의 집유부터 생산과 출하까지 전 과정을 모니터링하는 이력 추적 시스템 등 첨단 IT 기술이 집약됐다. 서울우유 양주공장은 물류 자동화 창고 시스템 도입으로 실시간 재고 관리는 물론 포장 다양화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안전과 친환경을 고려한 설계가 서울우유 양주공장의 특징이다. 서울우유는 선진 수유 방식인 ‘원웨이 시스템’(One-Way System) 도입으로 신선한 품질의 원유를 확보해 위생을 강화했다.

서울우유 양주공장은 친환경 설비로 중무장했다. 공장 옥상에는 1400평 규모의 태양광 발전 설비가 설치됐다. 이는 시간당 최대 80만kW의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초저녹스(NOx) 버너가 적용된 친환경 보일러 시스템은 질소산화물 및 탄소배출을 기준 대비 50% 이하로 줄인다. 서울우유는 수질오염 방지를 위해 방류수 수질을 법적 기준 대비 1~15% 수준으로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서울우유 양주공장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철저한 위생 관리’다. ‘우유로 세상을 건강하게’라는 서울우유의 경영이념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서울우유는 1937년 경성우유동업조합으로 시작해 87년 동안 ‘건강한 우유’를 위해 달려왔다.
완성된 제품의 출하를 위해 대기 중인 차량들. [사진 이지완 기자]
우리가 마시는 우유는 착유→집유→원유검사→균질→살균→품질검사→포장→제품검사 등 총 8가지 공정을 거친다. 각 공정을 담당하는 시설에는 살균 소독기가 설치돼 있었다. 모든 시설의 문은 접촉이 없을 경우 자동으로 닫히게 설계돼 있었다. 이지은 서울우유 공장지원팀 차장 “문을 잡고 있지 않으면 자동으로 닫힌다”며 “혹시라도 외부로부터 벌레 등이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완벽한 품질을 위한 공정별 최적의 온도 설정도 눈에 띄었다. 카톤(우유팩) 충전 공정이 이뤄지는 곳은 당일 쌀쌀했던 외부 온도가 잊힐 정도로 따뜻했다. 제품 보관이 이뤄지는 창고는 5도 이하로 온도가 유지돼 늦가을처럼 쌀쌀했다. 현장에서 만난 서울우유 관계자는 “제품의 오염을 막기 위해 위생에 정말 많이 신경 쓴다”며 “정밀한 필터를 거쳐 제품이 나오기 때문에 이물질이 유입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자신했다.

함창본 서울우유 양주공장장은 “서울우유 양주공장의 규모는 세계 10위권 수준이며, 자동화 전환 수준으로 보면 글로벌 1위”라며 “서울우유에서 생산하는 우유는 세계 3위 수준으로 호주, 뉴질랜드보다 우수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목적은 최고의 유제품을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우유 양주공장 커피포리 생산 모습. [사진 서울우유]
서울우유 양주공장 A2+ 유유 생산라인 모습. [사진 서울유유]

서울우유 양주공장 비요뜨 생산 모습. [사진 서울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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