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크린 과학자’로 불린 이정민 박사가 2일 숙환으로 별세하며 화학계에 큰 슬픔을 남겼다. 향년 76세.

3일 인터넷 과학 전문 매체 헬로디디에 따르면, 이 박사는 서울의 한 병원에서 생을 마감했다. 1948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희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후 삼화물산에서 화공기사로 근무하며 대학원 과정을 병행했고, 이후 경희대 강사와 동창화학 개발과장을 거쳐 1978년 전남대 화학공학과 전임강사로 재직하게 되었다.

1979년, 한국화학연구소(현 한국화학연구원) 초대 소장 성좌경(1920∼1986)의 제안으로 연구소에 합류하며 국내 화학산업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했고, 2009년 퇴직할 때까지 약 30년간 연구소에서 근무했다. 이 기간 동안 이 박사는 24건에 이르는 산업화 제품을 개발했으며,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성과로 고부가가치 표백제 ‘옥시크린’ 개발에 참여했다.

이 박사가 연구소로 옮긴 1979년에는 동양화학공업㈜이 소다회와 과산화수소를 원료로 하는 신제품 개발을 추진 중이었고, 이를 계기로 한국화학연구소와 공동연구가 시작되었다. 1984년에는 생산이 본격화되며 옥시크린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표백제의 국산화에 성공, 표백과 살균, 냄새 제거는 물론 빨래를 삶는 불편을 해소한 혁신적인 제품으로 평가받았다.

올해로 출시 40주년을 맞은 옥시크린은 1984년 동양화학공업 생활용품사업부 시절에 출시해 광고 등을 통해 인지도를 높였다. 과거 세탁용 표백제는 락스로 대표되는 염소계 표백제가 널리 쓰였지만 몇몇 단점도 있었기에 산소계 표백제인 옥시크린이 출시하자 크게 히트했다. 옥시의 대표 제품으로 유명했고, 옥시라는 회사 이름도 옥시크린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이 박사는 친환경 세제 개발에 필수적인 제올라이트 소재를 국산화해 일본에 역수출하는 데도 기여했고, 이 공로로 1994년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훈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조정욱 씨와 자녀 이승일, 이승현 씨가 있으며,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4호실에 마련되었다. 발인은 5일 오전 6시 30분이며, 장지는 남한강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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