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s LG, AI 전략 갈렸다"...韓 제조 투톱 기업의 선택은?
[韓 산업 대들보의 ‘현주소’] ④
전세계 손 안에 AI 스마트폰 쥐게 하는 삼성
가정에서 벗어나 기업 고객 노리는 LG
[이코노미스트 라예진 기자]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인공지능(AI)이라는 같은 목적지를 향하지만, 다른 길을 선택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전자는 범용화하는 AI 기술 상품 개발에 주력한다면 LG전자는 B2B(기업간거래) 사업용 AI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과 LG가 택한 AI 생태계 전략은 무엇일까.
삼성이 펼치는 AI 사업 전략은 지난 CES 2024에서 공개한 컨퍼런스 주제에서부터 엿볼 수 있다. 삼성이 내세운 슬로건은 ‘모두를 위한 AI: 일상 속 똑똑한 초연결 경험’이다. 말 그대로 삼성 제품을 사용하는 모두, 누구나 AI 기술을 즐길 수 있게끔 한다.
가장 먼저 AI 기술 탑재를 본격화한 기기는 스마트폰. 삼성은 올해 초 AI 기능이 더해진 갤럭시S24를 세계적으로 출시하면서 AI폰 확산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갤럭시 AI폰에는 삼성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가우스’와 구글이 제공하는 ‘제미나이’를 포함한 생성형 AI 모델이 탑재했다.
또 이전 모델도 AI 기능이 더해진 운영체제(OS)를 다운받으면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결과적으로 현재 삼성의 AI 기능이 가능한 스마트폰은 갤럭시 폴드6, 플립6, 폴드5, 플립5, 폴드4, 플립4, S24 시리즈, S23 시리즈, S22 시리즈, S24 FE, S23 FE 등 11개 종에 다다른다. 특히 이중 S24 FE, S23 FE는 보급형으로 출시돼, 100만원 이하대의 가격으로 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다.
AI 기기 보안 기술 함께 키운 삼성
삼성은 AI폰 시장 선점에 적극적인 태세다. 갤럭시S24를 출시하면서 노태문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은 “연내 1억 대 모바일 기기에 갤럭시AI를 탑재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지난 10월 24일에는 스마트폰 AI 지원 언어를 기존 16개에서 20개까지 확대하면서 삼성의 AI폰을 자국어로 사용할 수 있는 국가를 4곳이나 더 늘렸다.
이외에도 AI 기능을 강화한 가전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삼성은 올해 초 AI 기능이 더해진 로봇청소기를 출시하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데 이어, 지난 11월 6일에는 AI 기능이 더해진 주방기기로 꾸며진 미래형 주방을 공개하는 등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AI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때 흥미로운 점으로는 삼성이 가정용 AI 제품을 출시하면서 강조하는 기술력이 다른 AI 기술이 아닌, 보안 성능이라는 것이다. 카메라가 탑재된 AI 가전 제품이 많기 때문에 삼성은 사생활 유출을 막는 강력한 보안 기술까지 함께 개발했다. 특히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는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은 더욱 보안을 강화해, 글로벌 안전과학 회사 UL 솔루션즈(UL Solutions)의 사물 인터넷 보안 성능 평가(UL Solutions IoT Security Rating)에서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 등급까지 획득했다.
지난 11월 4일 삼성이 개최한 ‘삼성 AI 포럼 2024’의 첫 발표의 주제가 ‘AI 안전을 위한 베이지안 오라클’일 만큼 삼성은 AI 전략의 주요점으로 안전하고 신뢰성 높은 AI 시스템 구축을 꼽고 있다.
B2B 매출 비중 늘리는 LG전자
LG전자는 기존의 B2C 사업을 B2B 중심으로 바꾸기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을 꾀하며, AI 기술도 B2B 사업용으로 개발하고 있다. 지난 8월 조주완 LG전자 CEO는 LG전자 인베스터 포럼에서 2030년까지 전체 매출에서 B2B의 비중을 45% 수준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LG전자는 호텔, 매장, 기업, 학교, 의료기관 등에 LG전자 제품을 제공하는 BS(Business Solutions)사업본부의 매출을 2030년까지 현재 2배 수준인 10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LG전자는 BS 사업군에 사용될 제품에 AI 기술을 탑재해 경쟁력을 높이고, AI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원하는 외부 업체에 컨설팅과 기술력을 공급하는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사업 등을 본격적으로 펼치며 B2B 사업 역량에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이중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사업은 올해부터 시작했지만 수요가 높아, 올해 수주 규모만 3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진다.
물론 B2C용 AI 제품도 함께 내놓고 있다. 이때 LG전자가 강조하는 기술력은 기기간 연결성이다. LG전자는 자체 플랫폼인 LG 씽큐 플랫폼으로 축적해온 스마트홈 기술에 최근 인수한 글로벌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 앳홈(Athom)의 개방형 생태계와 IoT 연결성을 기기에 접목했다. 이 같은 기술력으로 가전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생성형 AI를 탑재한 공감지능 홈 허브인 ‘LG 씽큐 온’을 공개하기도 했다.
AI 기술을 탑재한 B2C부터 신사업 B2B 사업 확장에 나선 LG전자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2030년 매출 100조, 연평균성장률 7%, 영업이익률 7%, EV/EBITDA 멀티플 7을 달성하는 일명 ‘7.7.7’ 성과를 목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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