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번엔 진짜 ‘엔비디아 왕국’ 입성할까?...주요점은 ‘결합력’
삼성 또 언급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블랙웰 대량 양산 앞두고 HBM3E 다각화
[이코노미스트 라예진 기자] 엔비디아 왕국을 꿰찬 SK하이닉스 자리를 노리는 삼성전자의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인 ‘블랙웰’이 4분기 출시가 시작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이 새롭게 열렸다. 절치부심하던 삼성에게도 엔비디아 왕국의 입성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엔비디아 대표는 이를 암시하는 공식 발언을 하기도 했다. 11월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홍콩과학기술대에서 열린 명예박사 학위수여식에서 “삼성의 인공지능(AI) 메모리칩 사용 승인을 위해 최대한 빠르게 일하고 있다”며 “삼성으로부터 HBM3E 8단과 12단 제품을 모두 납품받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랙웰의 대량 양산을 앞두고, 이에 사용되는 HBM3E에 삼성 제품을 납품하고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실적발표에서는 블랙웰의 HBM3E 공급사로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만 언급했지만, 황 CEO의 말대로 삼성 제품이 엔비디아 퀄테스트를 모두 통과하면 삼성 역시 본격 양산되는 블랙웰에 제품을 납품하게 된다.
이 같은 황 CEO의 움직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GTC 2024’ 행사를 찾은 황 CEO는 삼성전자 부스에 전시된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12단 HBM3E에 ‘승인’을 의미하는 영문인 ‘APPROVED’와 함께 친필 사인을 남기기도 했다.
엔비디아, 제품 수급·가격 협상에서도 다각화 必
현재는 엔비디아의 HBM을 SK하이닉스에서 대부분 독점적으로 납품하고 있다. 삼성 인증이 완료되면 본격적인 경쟁 구조가 형성될 예정이다. 모든 결정은 엔비디아 측의 승인에 걸려있기 때문에 삼성의 HBM3E 제품이 얼마나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잘 결합하는지가 주요 관측 요소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보다 포트폴리오가 다양한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만 딱 맞는 HBM 개발에 비교적 집중하지 못한 실정이었지만, AI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면서 삼성 역시 엔비디아 결합 상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며 “엔비디아의 퀄테스트를 통과하고 대량 주문이 시작되면 삼성은 범용 제품부터 고부가가치 제품군까지 메모리 시장을 더욱 장악하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3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삼성전자 측은 “D램의 경우 HBM3E 판매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며, HBM4의 경우 하반기 개발, 양산 진행 예정”이라며 메모리 사업부의 계획을 설명했다.
납품처를 다양화하는 것은 엔비디아 입장에서도 효율적이다. 엔비디아의 블랙웰이 주요 빅테크 서버에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이에 활용되는 HBM3E 수요가 급증하는데 이에 대한 물량을 SK하이닉스 한곳에서 모두 납품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발주처로 삼성이 더해지면 물량 수급 부담이 덜어진다. 가격 협상에서도 SK하이닉스와 삼성과의 경쟁 구도가 유리하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의 HBM 다각화는 당연한 수순”이라며 “하지만 연초부터 삼성의 언급이 있었지만 아직까지도 삼성전자의 HBM3E 퀄테스트가 완료되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삼성 제품이 엔비디아 제품과 얼마나 잘 결합하도록 제작됐는지가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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