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혼란 속 핵심은 ‘성장 동력’
고려아연, 한때 시가총액 5위 기록하기도
고려아연과 영풍 ‘미래 신사업’, 실적’은 엇갈려
[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고라아연과 영풍·사모펀드(PEF) 운용사 MBK의 ‘경영권 싸움’에 한국 자본시장이 들썩였다. 분쟁의 중심 고려아연의 주가는 연일 롤러코스터를 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9시 29분 기준 고려아연의 시가총액은 44조5212억원까지 올라, 시가총액 5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당시 시가총액 42조8256억원 현대자동차를 넘어선 수치다.
영풍·MBK ‘장군’, 고려아연 ‘멍군’
오르내리는 주가만큼, 지분 확보를 위한 양측의 싸움도 치열했다. 시작은 영풍·MBK다. 영풍·MBK 측은 지난 9월 13일 고려아연에 대한 공개매수를 공식화했다. 초기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66만원이었으나, 이후 9월 26일 공개매수 가격을 주당 75만원으로 인상하는 등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영풍·MBK가 던진 승부수인 셈이다.
고려아연도 방어에 나섰다. 지난 10월 2일 고려아연은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매입 계획을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베인 캐피탈과 함께 주당 83만원에 자사주 공개 매수를 추진한 것. 이는 당시 영풍·MBK 측의 공개매수가 보다 8만원 높은 금액이었다.
고려아연이 움직이자, 영풍·MBK도 쫓아왔다. 영풍·MBK 측도 지난 10월 4일 공개매수 가격을 83만원으로 인상했다. 이에 고려아연은 다시금 매입가격 인상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당시 고려아연이 택한 공개매수가는 89만원이었다. 고려아연과 영풍·MBK의 과감한 배팅으로 인해 양측의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쩐의 전쟁’이라는 말까지 나오기도 했다.
결국 금융감독원까지 나섰다. 지난 10월 8일 이복현 금감원장은 양측의 분쟁이 과열됨에 따라 공개매수와 관련된 불공정 거래 관련 조사 착수를 지시했다. 당시 이 원장은 투자자들의 오해를 초래할 수 있는 풍문과 주가 형성에 부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 등에 대한 단속을 주문했다.
그럼에도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고려아연 공개매수 종료 후, 유통물량이 급감함에 따라 주가가 상승하는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또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 될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도 맞물려 비정상적 주가 변동도 발생했다.
당초 업계는 자사주 공개매수 종료 전일인 10월 22일 주가 안정을 예상했다. 다만, 해당 날짜에도 주가는 하락하지 않았다. 여전히 공개매수가액인 89만원 수준을 유지했다. 이후 10월 29일 고려아연의 주가는 154만3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진화에 나선건 고려아연이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지난 10월 30일 유동성 제약 및 주가 급등 문제 해결을 위해 신주 발행을 결정했다. 신주 발행 규모는 발행 주식의 20%에 해당하는 373만2650주다. 주당 가격은 67만원으로, 일반 공모 형태였다.
다만, 시장과 일부 주주들은 일반 공모로 인한 지분 희석으로 주주가치 하락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고려아연은 지난 11월 13일 이사회 결의로 일반공모 계획을 철회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경쟁력 지표 ‘성장 동력’ 살펴보니
고라아연과 영풍·MBK의 경영권 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혼란스러운 주가와 양측의 법적 공방 속에서도 핵심은 결국 ‘성장동력’이다. 고려아연과 영풍·MBK의 성장동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는 ‘미래 신사업’과 ‘실적’이 대표적이다.
먼저 고려아연이다. 고려아연의 성장동력 핵심은 ‘트라이카 드라이브’다.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핵심은 3가지다. 바로 ▲신재생에너지·수소 ▲이차전지▲자원순환 등이다. 고려아연은 이 3가지를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고 투자를 진행 중이다.
친환경을 겨냥한 고려아연의 선택은 적중한 모양새다. 고려아연의 올해 3분기 동(Copper) 매출액은 지난해 보다 37%(280억원) 증가했다. 올해 3분기 총 8332톤의 동을 판매해 약 100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고려아연은 동 정광 구매 원료가 아닌 아연과 연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과 폐전자제품의 인쇄회로기판(PCB) 등으로 동을 생산한다. 이러한 이유로 고려아연의 동은 지속가능경영(ESG)의 대표 사례로 평가받는다.
영풍이 추진 중인 신사업은 당장은 없다. 영풍은 현재 기존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핵심 사업 중 하나로 평가받는 영풍 제련소가 위태롭다는 점이다. 영풍 석포제련소는 연간 아연 생산량이 40만톤(t)에 달해 단일 제련소 중 세계 4위급인 거대 제련소다.
지난 10월 24일 장형진 영풍 고문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부 종합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바 있다. 영풍 석포제련소는 카드뮴 오염수를 낙동강에 불법으로 배출하다 적발되거나 황산 유출 등 각종 환경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또 1997년 이후 석포제련소에서 산업재해로 노동자 15명이 사망했으며, 최근 9개월간 노동자 3명이 숨져 박영민 영풍 석포제련소 대표 등이 구속된 바 있다.
가동률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연간 공장 평균 가동률은 100%를 유지중이다. 다만, 영풍의 가동률은 지난 5년간 80% 안팎을 유지하다, 올해 상반기 58.4%까지 급락했다.
실적도 극명하게 갈린다. 고려아연의 연결기준 연간 매출은 지난 5년간 6조원 대에서 10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영업이익률도 10% 안팎을 기록 중이다. 이에 반해 영풍은 하락세다. 영풍은 지난해 약 1700억원에 달하는 영업 적자를 냈다. 별도 기준으로는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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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MBK ‘장군’, 고려아연 ‘멍군’
오르내리는 주가만큼, 지분 확보를 위한 양측의 싸움도 치열했다. 시작은 영풍·MBK다. 영풍·MBK 측은 지난 9월 13일 고려아연에 대한 공개매수를 공식화했다. 초기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66만원이었으나, 이후 9월 26일 공개매수 가격을 주당 75만원으로 인상하는 등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영풍·MBK가 던진 승부수인 셈이다.
고려아연도 방어에 나섰다. 지난 10월 2일 고려아연은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매입 계획을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베인 캐피탈과 함께 주당 83만원에 자사주 공개 매수를 추진한 것. 이는 당시 영풍·MBK 측의 공개매수가 보다 8만원 높은 금액이었다.
고려아연이 움직이자, 영풍·MBK도 쫓아왔다. 영풍·MBK 측도 지난 10월 4일 공개매수 가격을 83만원으로 인상했다. 이에 고려아연은 다시금 매입가격 인상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당시 고려아연이 택한 공개매수가는 89만원이었다. 고려아연과 영풍·MBK의 과감한 배팅으로 인해 양측의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쩐의 전쟁’이라는 말까지 나오기도 했다.
결국 금융감독원까지 나섰다. 지난 10월 8일 이복현 금감원장은 양측의 분쟁이 과열됨에 따라 공개매수와 관련된 불공정 거래 관련 조사 착수를 지시했다. 당시 이 원장은 투자자들의 오해를 초래할 수 있는 풍문과 주가 형성에 부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 등에 대한 단속을 주문했다.
그럼에도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고려아연 공개매수 종료 후, 유통물량이 급감함에 따라 주가가 상승하는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또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 될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도 맞물려 비정상적 주가 변동도 발생했다.
당초 업계는 자사주 공개매수 종료 전일인 10월 22일 주가 안정을 예상했다. 다만, 해당 날짜에도 주가는 하락하지 않았다. 여전히 공개매수가액인 89만원 수준을 유지했다. 이후 10월 29일 고려아연의 주가는 154만3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진화에 나선건 고려아연이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지난 10월 30일 유동성 제약 및 주가 급등 문제 해결을 위해 신주 발행을 결정했다. 신주 발행 규모는 발행 주식의 20%에 해당하는 373만2650주다. 주당 가격은 67만원으로, 일반 공모 형태였다.
다만, 시장과 일부 주주들은 일반 공모로 인한 지분 희석으로 주주가치 하락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고려아연은 지난 11월 13일 이사회 결의로 일반공모 계획을 철회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경쟁력 지표 ‘성장 동력’ 살펴보니
고라아연과 영풍·MBK의 경영권 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혼란스러운 주가와 양측의 법적 공방 속에서도 핵심은 결국 ‘성장동력’이다. 고려아연과 영풍·MBK의 성장동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는 ‘미래 신사업’과 ‘실적’이 대표적이다.
먼저 고려아연이다. 고려아연의 성장동력 핵심은 ‘트라이카 드라이브’다.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핵심은 3가지다. 바로 ▲신재생에너지·수소 ▲이차전지▲자원순환 등이다. 고려아연은 이 3가지를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고 투자를 진행 중이다.
친환경을 겨냥한 고려아연의 선택은 적중한 모양새다. 고려아연의 올해 3분기 동(Copper) 매출액은 지난해 보다 37%(280억원) 증가했다. 올해 3분기 총 8332톤의 동을 판매해 약 100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고려아연은 동 정광 구매 원료가 아닌 아연과 연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과 폐전자제품의 인쇄회로기판(PCB) 등으로 동을 생산한다. 이러한 이유로 고려아연의 동은 지속가능경영(ESG)의 대표 사례로 평가받는다.
영풍이 추진 중인 신사업은 당장은 없다. 영풍은 현재 기존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핵심 사업 중 하나로 평가받는 영풍 제련소가 위태롭다는 점이다. 영풍 석포제련소는 연간 아연 생산량이 40만톤(t)에 달해 단일 제련소 중 세계 4위급인 거대 제련소다.
지난 10월 24일 장형진 영풍 고문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부 종합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바 있다. 영풍 석포제련소는 카드뮴 오염수를 낙동강에 불법으로 배출하다 적발되거나 황산 유출 등 각종 환경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또 1997년 이후 석포제련소에서 산업재해로 노동자 15명이 사망했으며, 최근 9개월간 노동자 3명이 숨져 박영민 영풍 석포제련소 대표 등이 구속된 바 있다.
가동률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연간 공장 평균 가동률은 100%를 유지중이다. 다만, 영풍의 가동률은 지난 5년간 80% 안팎을 유지하다, 올해 상반기 58.4%까지 급락했다.
실적도 극명하게 갈린다. 고려아연의 연결기준 연간 매출은 지난 5년간 6조원 대에서 10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영업이익률도 10% 안팎을 기록 중이다. 이에 반해 영풍은 하락세다. 영풍은 지난해 약 1700억원에 달하는 영업 적자를 냈다. 별도 기준으로는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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