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증시, 경기 회복 속 신중한 접근 필요"
[2025년 증권 시장 전망]②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센터장
"조선‧전력‧IT 섹터 기대…탄핵 정국 큰 영향 없을 것"
"미국 시장 지나친 낙관 경계…해외-국내 분산 투자해야"
[이코노미스트 정동진 기자] 2025년 국내 증시는 금리 인하와 경기 회복 가능성 속에서 긍정적인 흐름이 기대되면서도 탄핵과 같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단기적인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제기되고 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경기 회복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한국 증시는 이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올해 국내 및 해외 증시 전망 및 과제를 제시했다.
조선‧전력‧IT 섹터 유망…반도체 시장 긍정적
박 센터장은 올해 국내 유망 섹터에 대해 조선·전력기기·인터넷 IT 서비스 부문을 꼽았다. 그는 “조선과 전력기기는 기존 수주가 탄탄하게 뒷받침되고 있어 올해에도 좋은 실적을 기대할 수 있다”며 “인터넷 IT 서비스는 트럼프 2기무역 분쟁과 같은 이슈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내수 중심으로 업황 개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섹터에 대해서는 “금리 인하 효과가 누적되며 글로벌 경기 회복이 본격화되면 반도체 시장도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특히 AI 관련 수혜를 받는 SK하이닉스 등은 내년 중반 이후부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한 “반도체 업계의 시클리컬한 요소(경기 순환에 따라 주기적으로 변동하는 특징)는 경기 회복 시 상승 여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차 전지 산업에 대한 전망은 다소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박 센터장은 “한국 2차 전지 산업은 중국의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에 밀리고 있다”며 “일부 기업이 선방할 수는 있지만, 전체적인 산업 경쟁력은 중국에 비해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은 기술력과 고객사와의 관계를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IRA(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보조금 폐지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보조금 폐지가 현실화된다면 한국 전기차 및 2차 전지 기업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특히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조금 폐지 후에도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기술 혁신과 가격 경쟁력 강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최근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고 평가받는 탄핵 정국에 대해서는 "탄핵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과거 사례를 보면 정치적 이벤트가 시장의 방향성을 장기적으로 좌우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증시는 결국 기업 실적과 글로벌 경제 환경에 따라 움직인다"며 "정치적 불확실성을 지나치게 두려워하지 말고 장기적인 투자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증시 강세 이어질 가능성 높지만…지나친 낙관 경계해야”
미국 증시에 대해서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박 센터장은 “최근 몇몇 AI 관련 종목들의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미국 증시는 강세를 이어가겠지만, 특정 섹터나 종목에 대한 지나친 쏠림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M7(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구글(알파벳), 엔비디아, 메타, 테슬라)은 “광고, 클라우드, 하드웨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으며, 각 기업의 개별적인 성장 전략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투자자들은 M7에 대해 지나친 낙관보다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들 기업은 각각의 강점을 기반으로 성장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엔비디아와 같은 AI 반도체 기업은 지속적인 기술 혁신이 투자 관점에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AI 관련 종목들은 높은 밸류에이션과 변동성을 동반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 센터장은 “미국 증시는 여전히 글로벌 증시를 선도하고 있지만, 최근 과열된 일부 섹터는 조정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실적 기반의 투자와 분산 투자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밸류에이션 매력 큰 신흥시장…인도‧중국 주목
신흥 시장으로는 인도와 중국을 주목했다. 박 센터장은 “신흥 시장 투자는 미국과 한국 증시에 비해 밸류에이션 매력이 크다”며 “중국 테크 기업들의 경쟁력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인도 시장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보이는 내수 기반 대기업 중심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인도는 내수 중심의 대기업들이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어닝 성장이 기대된다”며 인덱스 투자를추천했다. 중국 시장에 대해서는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만큼 테크와 전기차 관련 기업 중심으로 선별적 투자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홍콩 증시의 TSMC와 비야디, 샤오미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유망하다”고 덧붙였다.
달러–원 환율은 올해 상반기 중 1400원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금리 인하와 글로벌 경기 회복이 달러 약세로 이어질 것”이라며 “환율 변동성을 고려해 해외투자 포지션을 늘리되, 국내 투자 비중도 적절히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센터장은 2025년 투자 전략에 대해 미국 시장에 대한 비중을 절반 정도로 유지하면서, 나머지는 한국과 신흥시장에 적절히 분배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올해 한국 증시는 약 10%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시장”이라며 “분산 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고 기회를 극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특히 “환율 변동과 금리 변화는 장기적으로 투자자들이 조정 가능한 부분이므로, 이를 지나치게 우려하기보다는 실질적인 기업 실적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구조적 문제 해결 필요
박 센터장은 한국 증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어닝 변동성이 크고, 압도적인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 부족하다”며 “수출 중심의 산업 구조로 인해 글로벌 시장 상황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점이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가격 경쟁력에 민감한 산업 구조는 매출과 이익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인 혁신과 경쟁력 강화를 통해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할 수 있는 기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디스카운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과 더불어 기업들의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 구축이 필요하다”며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강조했다.
박 센터장은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실적에 집중하라”며 “실적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은 변동성 속에서도 장기적인성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워런 버핏의 투자 철학처럼, 믿을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고 시장의 단기 변동성을 견디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했다. 끝으로 “2025년은 경기 회복의초기 단계로, 투자자들은 분산 투자와 실적 중심의 투자 전략을 통해 불확실성을 헤쳐 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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