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미래 맡은 4세...경영 능력 ‘시험대’
[오너家 3·4세가 뜬다]⑥
김건호 삼양홀딩스 전략총괄 사장 겸 화학2그룹장
원칙과 소통 중시하는 인물...미래 사업 발굴 집중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삼양그룹 오너가 4세 김건호 사장의 어깨가 무겁다. 지난해 말 지주사 사장으로 신규 선임돼 그룹 성장 전략과 재무 등을 책임져 온 김 사장은 앞으로 반도체 및 스페셜티(고기능성) 소재 등 미래 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 최근 요직을 도맡으며 경영 행보를 넓히고 있는 김 사장이 자신의 경영 능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경영 행보 넓히는 삼양가 4세
삼양그룹이 김 사장에게 그룹의 미래를 맡긴다.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은 삼양그룹은 최근 정기 임원인사에서 김 사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엄태웅 삼양홀딩스 그룹장에게 1년 만에 재무 부문을 넘겨 김 사장이 온전히 미래 사업 구상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특히 삼양그룹은 기존 화학그룹을 1·2그룹으로 분할한 뒤 김 사장에게 전략총괄과 화학2그룹장을 겸하도록 했다. 화학2그룹은 ▲국내 최대 반도체 포토레지스트(PR) 소재 전문기업 삼양엔씨켐 ▲퍼스널케어 소재 전문기업 케이씨아이(KCI) ▲지난해 인수·합병한 글로벌 케미컬 기업 버든트(Verdant) 등 스페셜티 사업을 진행하는 계열사로 구성된다.
김 사장의 손에 그룹의 미래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은 삼양그룹은 새로운 100년을 위해 글로벌·스페셜티 사업 확대에 나선 상황이다. 김 사장의 부친인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은 지난 8월 진행한 2024년 삼양그룹 조회에서 ‘변화와 혁신을 통한 성장’을 제시하며 3대 경영방침으로 ▲스페셜티·글로벌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캐시플로(현금흐름) 중심 경영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를 강조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김 회장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글로벌과 스페셜티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며 “모든 임직원들이 같은 목표를 향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긴밀하게 소통해 스페셜티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위한 실행력을 제고 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김 사장의 첫 과제는 ‘비전 2025’ 달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양그룹은 글로벌 시장에서 오는 2025년까지 자산의 30%를 운영하고, 이익의 60% 이상을 스페셜티 관련 제품에서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상태다.
새해 본격적인 시험대 오른다
김 사장은 1983년생으로 2007년 미국 리하이대학교(Lehigh University)에서 재무학을 전공하고 JP모건 애널리스트(분석가)로 활동하다 2014년 삼양사에 입사했다. 그는 2023년 삼양홀딩스 전략총괄사장으로 선임되기 전까지 ▲삼양사 해외팀장·글로벌성장팀장 ▲삼양홀딩스 글로벌성장퍼포먼스유닛(PU)장 ▲휴비스 미래전략주관(사장) 등을 거쳤다.
과거 이력에서 엿볼 수 있는 것처럼 김 사장은 미래 신사업 발굴에 집중해 왔다. 휴비스 재직 시절에는 전략기획실 내 혁신성장태스크포스(TF)까지 신설하며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했다. 김 사장이 주도한 대표적인 투자 사례는 미국 스마트섬유 스타트업 솔리얀이다. 해당 기업은 섬유에 최적화된 화학증착코팅(불소화합물을 사용하지 않고 폴리머를 기화시켜 직물 표면을 얇게 코팅하는 방식) 기술을 개발한 곳이다. 휴비스는 2022년 5월 투자전문 자회사 휴비스 글로벌을 통해 솔리얀 지분 25%를 인수했다.
솔리얀 지분 인수 당시 김 사장은 “친환경·스마트섬유 기술 혁명을 통해 섬유 소재도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그로부터 4개월 뒤 휴비스는 대한민국방위산업전 2022에서 솔리얀이 개발한 전도성 섬유가 접목된 군용 발열 장갑 등 스마트 발열 소재를 공개하기도 했다. 다만 이후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그룹 외부에서 김 사장이 이제는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김 사장은 유력한 삼양그룹 후계자다. 그는 지난 10월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양그룹 창립 100주년 기념식에서 김 회장의 뒤를 이어 무대에 올라 그룹의 미래 비전 등을 발표했다. 현재 그룹 내에서 김 사장과 경쟁 구도를 그리는 오너가 인물은 없다. 그의 부친인 김 회장은 삼양사·삼남석유화학·삼양패키징·삼양이노켐 등을 자회사로 둔 삼양홀딩스 지분 41.93%(특수관계인 포함)를 보유 중이다. 삼양그룹 4세 중 경영 전면에 나선 것은 김 사장뿐이다. 그는 삼양그룹 지주사인 삼양홀딩스의 지분 2.92%를 보유 중이다.
김 사장은 원칙을 중시하면서도 막힘없는 소통을 통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추구하는 성격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양홀딩스 출신의 한 관계자는 “김 사장은 원칙과 규칙을 중요시 여기는 사람”이라며 “다만 원칙에 바탕을 두면서도 구성원의 의견을 경청하고 자유롭게 소통함으로써 최적의 방안을 도출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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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행보 넓히는 삼양가 4세
삼양그룹이 김 사장에게 그룹의 미래를 맡긴다.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은 삼양그룹은 최근 정기 임원인사에서 김 사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엄태웅 삼양홀딩스 그룹장에게 1년 만에 재무 부문을 넘겨 김 사장이 온전히 미래 사업 구상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특히 삼양그룹은 기존 화학그룹을 1·2그룹으로 분할한 뒤 김 사장에게 전략총괄과 화학2그룹장을 겸하도록 했다. 화학2그룹은 ▲국내 최대 반도체 포토레지스트(PR) 소재 전문기업 삼양엔씨켐 ▲퍼스널케어 소재 전문기업 케이씨아이(KCI) ▲지난해 인수·합병한 글로벌 케미컬 기업 버든트(Verdant) 등 스페셜티 사업을 진행하는 계열사로 구성된다.
김 사장의 손에 그룹의 미래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은 삼양그룹은 새로운 100년을 위해 글로벌·스페셜티 사업 확대에 나선 상황이다. 김 사장의 부친인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은 지난 8월 진행한 2024년 삼양그룹 조회에서 ‘변화와 혁신을 통한 성장’을 제시하며 3대 경영방침으로 ▲스페셜티·글로벌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캐시플로(현금흐름) 중심 경영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를 강조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김 회장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글로벌과 스페셜티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며 “모든 임직원들이 같은 목표를 향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긴밀하게 소통해 스페셜티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위한 실행력을 제고 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김 사장의 첫 과제는 ‘비전 2025’ 달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양그룹은 글로벌 시장에서 오는 2025년까지 자산의 30%를 운영하고, 이익의 60% 이상을 스페셜티 관련 제품에서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상태다.
새해 본격적인 시험대 오른다
김 사장은 1983년생으로 2007년 미국 리하이대학교(Lehigh University)에서 재무학을 전공하고 JP모건 애널리스트(분석가)로 활동하다 2014년 삼양사에 입사했다. 그는 2023년 삼양홀딩스 전략총괄사장으로 선임되기 전까지 ▲삼양사 해외팀장·글로벌성장팀장 ▲삼양홀딩스 글로벌성장퍼포먼스유닛(PU)장 ▲휴비스 미래전략주관(사장) 등을 거쳤다.
과거 이력에서 엿볼 수 있는 것처럼 김 사장은 미래 신사업 발굴에 집중해 왔다. 휴비스 재직 시절에는 전략기획실 내 혁신성장태스크포스(TF)까지 신설하며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했다. 김 사장이 주도한 대표적인 투자 사례는 미국 스마트섬유 스타트업 솔리얀이다. 해당 기업은 섬유에 최적화된 화학증착코팅(불소화합물을 사용하지 않고 폴리머를 기화시켜 직물 표면을 얇게 코팅하는 방식) 기술을 개발한 곳이다. 휴비스는 2022년 5월 투자전문 자회사 휴비스 글로벌을 통해 솔리얀 지분 25%를 인수했다.
솔리얀 지분 인수 당시 김 사장은 “친환경·스마트섬유 기술 혁명을 통해 섬유 소재도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그로부터 4개월 뒤 휴비스는 대한민국방위산업전 2022에서 솔리얀이 개발한 전도성 섬유가 접목된 군용 발열 장갑 등 스마트 발열 소재를 공개하기도 했다. 다만 이후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그룹 외부에서 김 사장이 이제는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김 사장은 유력한 삼양그룹 후계자다. 그는 지난 10월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양그룹 창립 100주년 기념식에서 김 회장의 뒤를 이어 무대에 올라 그룹의 미래 비전 등을 발표했다. 현재 그룹 내에서 김 사장과 경쟁 구도를 그리는 오너가 인물은 없다. 그의 부친인 김 회장은 삼양사·삼남석유화학·삼양패키징·삼양이노켐 등을 자회사로 둔 삼양홀딩스 지분 41.93%(특수관계인 포함)를 보유 중이다. 삼양그룹 4세 중 경영 전면에 나선 것은 김 사장뿐이다. 그는 삼양그룹 지주사인 삼양홀딩스의 지분 2.92%를 보유 중이다.
김 사장은 원칙을 중시하면서도 막힘없는 소통을 통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추구하는 성격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양홀딩스 출신의 한 관계자는 “김 사장은 원칙과 규칙을 중요시 여기는 사람”이라며 “다만 원칙에 바탕을 두면서도 구성원의 의견을 경청하고 자유롭게 소통함으로써 최적의 방안을 도출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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