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은행권 불확실성 여전…위기 속 돌파구는?
[새 각오 다진 금융사] ③
가계대출 연체율↑⋅지난해 환율 IMF 이후 ‘최악’
위기 돌파구는 ‘신사업·M&A’…미래 먹거리 사활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다양한 대내외 위기 요인이 중첩되면서 새해 금융권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나 지난달 ‘비상계엄’ 이후 정국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은행권에도 ‘비상등’이 커졌다. 가계대출 연체율 증가 폭이 두드러지고, 환율 상승세가 장기화하는 등 수익성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환율 종가는 1472.3원에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연말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1997년 1630.0원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새해에도 외환시장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이에 1월부터 환율은 1500원을 돌파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책연구기관은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이인영,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DI는 “3~4%의 환율 변동은 통상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바, 환율의 1500원 도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라며 “환율 방어를 위한 외환보유액 매도가 외환위기를 다시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시티그룹, 스탠다드차타드 등 해외 투자은행(IB) 환율 전망치 역시 내년 1분기 1435원, 2분기 1440원, 3분기 1445원으로 나타났다. 일본 노무라는 내년 3분기 환율이 1500원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순익 감소세 전환…이자장사도 ‘끝물’
여기에 은행권들의 순익 역시 감소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올해 은행의 실적과 향후 경영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전 분기 대비 1조원 감소한 6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은 작년 동기 19조5000억원에서 7000억원 감소한 18조8000억원을 기록하며 감소세로 전환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은행의 주된 영업이익의 원천인 이자 수익의 감소다. 3분기 국내은행의 이자 이익은 14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 14조9000억원 대비 3000억원 감소했다. 상반기 대출 증가로 이자수익자산이 큰 폭으로 늘었음에도, 예대금리차 축소로 인한 순이자마진이 큰 폭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은행의 분기별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말 2.53%를 기록한 이후 점차 축소되면서 올해 1분기 말 2.50%, 2분기 말 2.36%, 3분기 말 기준 2.24%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분기별 순이자마진도 올해 1분기 말 1.63%에서 2분기 말 1.60%, 3분기 말에는 1.52%로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새로운 부실의 가능성을 의미하는 연체율도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국내은행 연체율은 0.53%에서 전월 말(0.47%) 대비 0.06%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전년 8월 말의 0.43%와 비교해 0.10%p 오른 수치다.
연체율 상승의 주된 상승 원인은 중소기업과 가계의 신용대출 연체율 증가로 분석된다. 기준금리 인하로 향후 연체율이 다소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되나, 전반적으로 가계·중소기업 등 경제의 하부구조를 차지하고 있는 부분부터의 어려움이 현실화하는 양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역시 은행이 처한 대내외 경영환경 역시 녹록지 않다. 실물경기 둔화 움직임 속에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전환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은행의 순이익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지속발전 위한 수익원 다변화 중요”
문제는 은행들이 이 같은 위기를 돌파할 만한 뾰족할 묘책이 없다는 점도 변수다. 가계대출 연체율 및 환율 상승세,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 내수 부진 등 은행이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비즈니스 확장이나 신사업 발굴, 비은행 분야 인수합병(M&A) 등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이자 외 수익을 창출할 방안을 찾고 있다. 내수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진출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무엇보다 디지털 전환 등 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며 지속 발전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과감한 혁신이야말로 은행업의 활력을 유지하면서도 국가 금융시스템의 기초체력을 견고하게 유지할 키(key·열쇠)라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금리 하락기에는 은행의 주된 수익원인 이자이익이 감소하고, 이에 따라 전반적인 은행의 수익성은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당국의 규제 강화 움직임 등도 부담으로 작용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은행이 특유의 공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보니 다른 산업과 달리 엄격한 규제 체계를 적용받아 새로운 도전에 장애 요소가 많은 편”이라며 “금융과 비금융의 기반을 모두 넓힐 수 있는 규제 완화를 검토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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