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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10억 중산층 타깃한 'K-핀테크' 밸런스히어로 ...성공키 2가지 [이코노 인터뷰]

사얀탄 고시(Sayantan Gosh) 밸런스 히어로 CCO
2021년 매출 242억원에서 2023년 845억원으로 쑥↑
스마트폰 사용 정보 수집해 신용 평가하는 새 시스템

밸런스히어로의 사얀탄 고시(Sayantan Gosh) CCO. [사진 밸런스히어로]

[이코노미스트 라예진 기자] 불안한 국내 정세를 피하고 사업의 확장성을 꿈꾸며 인도 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국내 기업이 늘고 있다. 실제 인도는 14억 인구를 지닌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문화적 특징, 까다로운 정부의 규제 등으로 인도에서 성공을 거두는 것은 쉽지 않다. 

이 같은 불확실한 기회의 땅, 인도에서 매해 매출 급등을 기록하는 기업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한국 핀테크 스타트업 밸런스히어로다. 밸런스히어로는 지난 2021년 매출 242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2022년에는 646억원, 2023년에는 845억원으로 성장했다. 2023년 영업이익은 160억원을 기록했는데 2024년 상반기 영업이익만해도 이미 170억원을 넘겨 매해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인도에서 성공을 거둔 비법은 무엇일까. [이코노미스트]는 인도에서 근무하는 밸런스히어로의 사얀탄 고시(Sayantan Gosh) CCO와 화상 통화를 통해 직접 현지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었다.  

밸런스히어로의 첫 시작은 모바일 소액 충전 서비스 투루밸런스였다. 인도에서는 통화 시간을 선불제로 소액을 결제해 충전하면서 사용하는 것을 알고, 앱으로 편리하게 요금을 충전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인도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현재의 성공으로 이어진 대출 서비스는 인도 시장에 진출한지 5년 만인 지난 2019년에 인도 정부의 대출 사업 허가가 나오면서 시작하게 됐다.   

밸런스히어로 화면 모습. [사진 밸런스히어로]

당국의 허가 이후 바로 시작한 대출 서비스는 현재까지 매해 고속 성장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밸런스히어로의 높은 성적표에 사얀탄 CCO는 두 가지 확실한 키(Key)가 이었다고 설명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다국적 기업에서 일하며 미국, 유럽, 호주 등에서 신용카드 리스크 관리 전략을 짰던 사얀탄 CCO가 다시 본고지 인도로 돌아온 이유도 밸런스히어로의 성장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이름만 들어도 모두 아는 글로벌사에서 일하다 인도에서 시작한 한국의 스타트업에 일하게 된 까닭은 잠재력을 봤기 때문지요. 인도는 14억 인구를 기반으로 금융 산업이 확장할 수 있는 엄청난 규모의 시장이에요. 그런데 밸런스히어로는 이 시장에 제일 필요한 타깃인 중산층을 공략했죠. 그게 바로 밸런스히어로 성공의 첫 번째 키예요." 

밸런스히어로의 대출 주요 대상을 중산층으로 잡은 것이다. 사얀탄 CCO는 설명했다. "인도의 중산층은 10억명 수준으로 사회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공식적이고 빠른 신용 공급원이 부족했어요. 수십 년 전만 해도 중산층이 몇 분 안에 대출을 받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지요. 전통적인 은행은 중산층을 대상으로 대출을 제공하려 하지 않았어요. 특히 무담보 대출은 더욱 그랬지요. 현재도 인도에는 12개의 공공 부문 은행과 21개의 민간 은행이 존재하지만, 이들은 주로 도시의 상류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요. 밸런스히어로는 바로 이 큰 격차를 메웠지요. 금융 서비스에 목 말랐던 중산층, 타깃을 아주 적절하게 설정한 거였죠."

스마트폰 사용 내역이 신용 평가로 
사얀탄 고시(Sayantan Gosh) CCO가 기자와 화상 통화를 하며 밸런스히어로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라예진 기자]

밸런스히어로는 인도의 중산층에게 전통 금융사는 제공하지 않는 무담보 신용 대출을 간편하고 빠르게 제공했다. 이 같은 서비스의 배경에는 기술력이 있었다. 사얀탄 CCO가 강조하는 성공법 두 번째 키가 바로 밸런스히어로만의 자체 대안신용평가시스템(Alternative Credit Scoring System·이하 ACS)이다.  

"전통적인 신용 리스크 관리는 신용평가 기관 정보 같은 전통적인 데이터에만 의존했죠. 그러나 ACS는 대출을 신청하는 고객의 스마트폰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결합해 평가해요. 예를 들어 여행 빈도, 차량 소유 여부, 소비 패턴, 메시지, 앱 사용 등을 살피는 거죠. 구체적으로 여행을 자주 가거나 배달앱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경제적 활동이 활발한 사람이라고 판단하는 거죠. 수집된 방대한 정보는 머신러닝을 통해 또 기술의 발전을 도와요. 2020년 7월에 시작한 밸런스히어로 ACS는 계속 업데이트돼 현재 6번째 버전을 사용하고 있고 곧 7번째 버전 적용을 준비하고 있어요. 버전이 올라갈 수록 속도는도 빨라졌죠" 

타깃과 기술이 맞아 떨어진 밸런스히어로 서비스는 인도 중산층의 사업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사얀탄 CCO는 "소규모 기업 및 자영업자들에게 운영 비용을 대출해줬어요. 실제 밸런스히어로 대출 금액의 36%가량이 자영업자에게 지원됐습니다"며 "여성 경제인에게도 도움을 줬죠. 월별 대출 집행에서 17%가 여성 고객입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인도 시장 진출을 꿈꾸는 국내 기업가들에게 '인도 시장에 적합성'을 따지라고 당부했다. "아무리 좋은 제품, 기술이어도 그 제품이 인도 시장에 적합하지 않다면 성공하기 어려워요. 그러나 '제품-시장 적합성(Product-Market Fit)'을 꼼꼼히 따진다면 인도는 다른 기업가에게도 기회의 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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