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고려아연 주총 전운…집중투표제 도입 갈등 ‘국민연금 vs 글로벌 펀드’ [이슈+]

고려아연 집중투표제 도입 두고 국민연금은 찬성, 글로벌 연기금은 반대
가처분 소송 결과와 표결 참여가 경영권 분쟁 향방 중요 변수 작용 전망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가 입주한 오피스빌딩.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오는 23일 열릴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집중투표제 도입을 둘러싼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요 국내외 기관들의 표결 참여와 가처분 소송 결과가 이번 사안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19일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정부연기금을 운용하는 노르웨이은행투자관리(NBIM)는 고려아연 임시 주총에서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 안건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NBIM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표결 결과에서, 이사 정원을 19명으로 제한하는 안건과 고려아연 측이 추천한 이사 후보 전원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NBIM은 반대 이유로 “효과적인 이사회 구성을 위해 견고한 후보 지명 및 선출 과정을 유지해야 한다”며 “현 경영진의 재무적 성과 부진, 리스크 관리 실패, 주주에 대한 부적절한 대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과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CalSTRS) 역시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반면 국민연금은 집중투표제 도입에 찬성하며 이목을 끌고 있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책위)는 이번 임시 주총에서 정관 변경에 찬성표를 던지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의 선택은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6곳 중 4곳이 찬성한 흐름과 맞물려 고려아연 임시 주총의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임시 주총의 마지막 관문은 현재 진행 중인 가처분 소송 결과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집중투표제 도입을 전제로 한 이사 선임을 막아달라며 제기한 가처분 신청의 결과가 주총 전날인 21일까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소송의 쟁점은 상법의 집중투표제 관련 문구 해석이다. 상법에는 “정관에서 달리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사에 대해 집중투표 방식으로 이사를 선임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고려아연은 기존 판례를 근거로 정관 변경과 이를 전제로 한 집중투표제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MBK·영풍은 정관 변경이 선행되지 않은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며 반박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임시 주총이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둘러싼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을 가늠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집중투표제 도입 여부는 이사 선임 구조를 바꾸고 경영권 방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헌법재판소 담 넘은 남성 체포…시위대 확산 속 비상근무 돌입

2경북도, 설 명절 앞두고 온·오프라인 특별 판매전

3영덕군, 고향사랑기부자에 '영덕대게' 감사이벤트

4"러 파병 북한군, 이르면 4월 궤멸"…올해 초까지 3천여명 사상

5트럼프 밈 코인 1만8000% 급등…親가상자산 정책 신호탄?

6강남 노른자 땅에서 재격돌?…삼성·현대, 재건축 대전 2라운드

7 이스라엘군 “하마스, 요건 이행해야”…휴전 발효 지연

8금감원, 공매도 전산화 시스템 3월 완료…무차입 공매도 방지 박차

9고려아연 주총 전운…집중투표제 도입 갈등 ‘국민연금 vs 글로벌 펀드’

실시간 뉴스

1헌법재판소 담 넘은 남성 체포…시위대 확산 속 비상근무 돌입

2경북도, 설 명절 앞두고 온·오프라인 특별 판매전

3영덕군, 고향사랑기부자에 '영덕대게' 감사이벤트

4"러 파병 북한군, 이르면 4월 궤멸"…올해 초까지 3천여명 사상

5트럼프 밈 코인 1만8000% 급등…親가상자산 정책 신호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