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 부동산 시장 ‘한파’는 언제까지?
매출 감소에 지난해 상가 임대료 뚝 떨어져
올해 투자 심리 개선 가능성 높아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 ‘한파’가 계속되는 모습이다. 다만 자산운용사 마스턴투자운용은 올해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주요 동향과 전략을 담은 글로벌 보고서를 통해 서울을 주요 투자처로 꼽기도 했다.
최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4년 4분기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국 상가(통합)의 시장 임대료 변동을 나타내는 임대가격지수는 전분기대비 0.14% 하락했다.
상가 규모 등에 따라 나눠보면 중대형 상가(3층 이상이거나 연면적 330㎡ 초과)와 소규모 상가(2층 이하이고 연면적 330㎡ 이하), 집합 상가(집합건축물대장상 건물로 건물 내 호별 개별 소유) 모두 임대가격지수가 0.11%, 0.18%, 0.20%씩 각각 하락했다.
전국 평균 임대료는 상가(1층 기준)는 집합 2만7000원/㎡, 중대형 2만6500원/㎡, 소규모 2만700원/㎡이었다. 또 공실률은 중대형 상가는 13.0%, 소규모 상가는 6.7%, 집합 상가는 10.1%에 달했다. 부동산원은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위축 심화로 임대가격지수가 하락세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역별로 보면 서울과 그 외 지역간의 양극화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뚝섬, 용산역 등 핫플레이스 상권을 중심으로 유동 인구와 매출이 늘면서 중대형상가의 임대가격지수가 1.59% 상승했으며, 소규모상가와 집합상가도 각각 2.00%, 1.00% 올랐다.
반면 경기(중대형상가 -0.38%, 소규모상가 -0.34%, 집합상가 -0.52%)를 비롯해 그 외 전 지역은 상가 구분 없이 모두 하락세를 나타냈다. 세종은 집합상가 임대가격지수 하락률이 6.31%에 달했으며 인천, 강원, 전북, 경남은 소규모상가 임대가격지수가 1%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부동산원은 “서울-지방 상권의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시장 분위기는 공실률에도 여실히 반영됐다. 지난해 전국의 오피스 공실률이 8.9%를 기록한 가운데 서울은 공실률이 5.6% 수준에 그쳤다. 충북(27.7%), 강원(26.0%), 경북(23.0%), 전남(20.9%) 등은 공실률이 20%를 상회했으며 광주(19.9%), 부산(18.1%), 충남(19.3%), 경남(18.0%) 등도 전체 오피스의 5분의 1 가까이가 공실로 나타났다. 전국의 상가 공실률은 중대형상가가 13.0%로 가장 높았고, 집합상가 10.1%, 소규모 상가 6.7% 수준이었다. 서울은 중대형상가(8.9%), 소규모상가(4.8%), 집합상가(9.1%)의 공실률이 모두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지난해 12월 서울 업무·상업용 빌딩 거래금액의 경우, 직전월의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기업 알스퀘어의 알스퀘어 애널리틱스(RA)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업무·상업용 건물의 총거래액은 1조 546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3조 6919억원)보다 58.1% 급감한 수치다. 같은 기간 거래 건수도 144건으로 전월(164건) 대비 12.2% 감소했다.
유형별로 보면 업무용 빌딩 거래 건수는 10건으로 전월과 같았으나 거래액이 1조8507억원에서 6598억원으로 64.3% 줄었다. 상업용 빌딩 거래 건수는 131건으로 전월(150건) 대비 12.7% 감소했으며, 거래액은 8639억원으로 전월(1조 5254억원) 대비 43.4% 감소했다.
월별 거래 추이를 보면 서울 업무·상업용 빌딩 거래 건수는 3월 이후 증가세를 보이다가 9월부터 하락하며 조정기에 들어갔다. 거래액의 경우 3월 2조9777억원, 6월 2조8792억원, 9월 3조3654억원, 11월 3조6919억원 등 분기 말에 대형 거래가 집중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상황속에서 전문가들은 올해 투자 심리가 개선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류강민 알스퀘어 리서치센터장은 “아직 시장 안정화 단계는 아니지만, 2024년은 안정적인 임대 및 금리 인하로 거래 회복세를 보였다”며 “2025년에는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투자 심리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체투자 자산운용사 마스턴투자운용은 최근 2025년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주요 동향과 전략을 다룬 보고서를 통해 한국을 주요 투자처로 꼽기도 했다. 보고서는 팬데믹 이후 각국 오피스 시장의 회복력을 평가하기 위해 공실률, 임대료, 가격 변동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출한 ‘글로벌 회복성 지수(Global Resilience Score)’를 공개했다.
이를 토대로 향후 투자 매력도가 높은 지역과 상대적으로 기회와 위험이 있는 도시를 비교했으며 도시별 회복력과 성장 가능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했다. 서울, 마이애미, 오슬로는 회복력이 강하고 장기적 안정성을 갖춘 투자처로, 향후 지속적 수익이 기대되는 ‘최상위 티어(Exceptional)’로 평가받았다.
마스턴투자운용 R&S(Research&Strategy)본부는 도시별 회복성과 향후 성장성 분석을 결합해 글로벌 도시들을 4개 티어(Tier)로 구분해서 투자 매력도를 평가했다. 도시별 회복성이 높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지역(마이애미, 시드니, 베를린, 파리 등)은 장기적인 투자와 안정적인 포트폴리오에 적합하고, 성장 가능성과 높은 회복력을 갖춘 지역(서울, 밀라노, 댈러스 등)은 보수적인 투자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지효진 마스턴투자운용 R&S본부 글로벌리서치팀 이사는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2025년 하반기부터 회복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안정성과 성장 가능성을 겸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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