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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인 25만 시대…탈모 치료 시장 대표 주자는

[국산 탈모 신약 언제쯤]①
잠재적 탈모 환자 1000만명 추정
중장년층 남성 고민 ‘탈모’…여성·청년 환자 수 증가
안드로젠 관련 약물 많아…JAK 억제제도 최근 개발

2023년 2월 26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대한미용성형레이저의학회 미용의료기기 박람회’의 한 부스에서 탈모 치료 기기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나이가 들수록 모발이 가늘어지는 증상은 남녀노소 모두 겪는다. 특히 남성은 앞머리와 정수리의 모발이 빠지는 ‘탈모’로 고민하는 사례가 많다. 하지만 탈모를 치료하거나 예방하기 위해 복용할 수 있는 약물은 많지 않다. 제품은 많지만, 탈모 치료 자체에 효능을 보이는 약물은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 등으로 제한적이다. 탈모 치료에 효과가 있는 약물을 개발하려는 기업 경쟁이 아직 치열한 이유다.

안드로젠성 탈모 많아

탈모는 모발이 자라야 할 부위에 모발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통상 두피의 머리털이 빠지는 현상을 탈모라고 부른다. 머리털은 매일 50~70개가 빠지지만, 100개 이상의 머리털이 빠진다면 탈모일 가능성이 크다. 탈모의 원인은 다양하다. 먼저 노화로 인해 모발 건강이 악화하면 머리털이 얇아지며 쉽게 빠지게 된다.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기거나, 신체적·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머리숱이 적어지기도 한다.

자연적으로 모발이 빠지는 경우를 제외하면 남성호르몬인 안드로젠의 영향으로 탈모가 발생할 수 있다. 남성형 탈모로 불리는 안드로젠성 탈모는 흔한 탈모 질환으로, 국내 50대 남성 3명 중 1명꼴로 발생한다. 머리털이 가늘어지고, 머리털이 잘 빠지지 않는 뒤통수의 모발과 비교해 정수리나 앞머리의 머리털의 굵기가 가는 것이 특징이다. 안드로젠성 탈모는 남성 외 여성에서도 ‘여성형 탈모’로 나타난다.

국내 탈모 환자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탈모 환자의 수는 2018년 22만4840명에서 2022년 24만7915명으로 2만명 이상 늘었다. 다만 업계에서는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를 합해 국내 1000명의 탈모 환자가 있다고 추산한다. 실제 국내 최대 탈모 커뮤니티 ‘대다모’(대한민국 사람들 다 모발 부자 되세요)의 2024년 방문자 수는 624만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78만명 늘었다. 탈모, 두피 관리, 모발 이식 정보를 얻으려는 사람이 늘어서다.

실제 탈모는 성별과 연령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탈모로 진료를 가장 많이 받은 연령대는 2022년을 기준으로 22.5%를 차지한 40대다. 하지만 30대 탈모 진료 환자도 전체 환자의 21.5%를 차지하며 40대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또, 20대인 탈모 진료 환자 비중은 18.6%로, 탈모 환자가 가장 많다고 알려진 50대의 비중 18.2%를 앞지른다. 여성 환자의 비중도 44.6%로, 전체 환자 수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탈모를 향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탈모 방지 샴푸’ 시장도 성장세다. 탈모 치료에 효과가 있는 약물을 처방받거나 모발을 이식하기보다, 탈모 샴푸로 쉽게 탈모를 관리하려는 수요 때문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에 3072억원이었던 국내 탈모 관리 시장 규모는 2025년 499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샴푸 시장에서 탈모 방지 샴푸의 비중도 2015년 31.2%에서 2020년 42.7%로 증가했다. 

피나스테리드·두타스테리드 양분

문제는 탈모를 향한 관심이 커지는 반면 새로운 탈모 치료 성분 개발은 더디다는 점이다. 국내 탈모 치료 시장은 피나스테리드 성분과 두타스테리드 성분의 약물이 양분하고 있다. 피나스테리드 성분의 탈모 치료제는 오가논의 ‘프로페시아’가, 두타스테리드 성분의 탈모 치료제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아보다트’가 대표적이다. 두 약물 모두 국내 특허가 만료돼 여러 복제약(제네릭)이 출시돼 있다. 안드로젠성 탈모의 경우 미녹시딜 성분의 약물을 바르기도 한다.

이 중 미국에서 가장 먼저 허가받은 약물은 미녹시딜 성분의 치료제다. 화이자는 1970년대 미녹시딜 성분의 고혈압 치료제를 개발했다, 이 약물이 탈모에도 효과가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미녹시딜 성분의 약물은 이후 탈모 치료제로 세계 여러 국가에서 허가받았다. 국내에서는 여성형 탈모의 경우 미녹시딜 성분의 약물이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 성분의 약물보다 먼저 탈모 치료제로 쓰인다.

미녹시딜 외 탈모 치료제로 대중적으로 쓰이는 약물은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다. 세계적으로는 피나스테리드 성분의 탈모 치료제가 두타스테리드 성분의 탈모 치료제보다 폭넓게 쓰인다. 피나스테리드 성분의 약물이 탈모 치료제로 미국에서 승인받은 시기는 1990년대다. 이 약물은 당시 먹는 약(경구용) 형태의 남성형 탈모 치료제로 허가받아 빠르게 세계 탈모 치료제 시장을 장악했다.

두타스테리드 성분의 탈모 치료제는 앞서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로 허가받은 이후 탈모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점이 알려지며 뒤늦게 탈모 치료 시장에 진입했다. 피나스테리드처럼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의 생성을 억제해 탈모가 악화하지 않게 돕는다. 특히 두타스테리드 성분의 탈모 치료제로 알려진 아보다트는 여러 나라 중 한국에서 처음 승인된 약물이다.

최근에는 화이자가 개발한 원형탈모 치료제가 국내에서 허가돼 주목받았다. 중증 원형탈모 치료제 리트풀로(성분명 리틀레시티닙토실산염) 이야기다. 리트풀로는 12세 이상인 중증 원형탈모 환자가 탈모 치료를 위해 쓸 수 있는 치료제다. 미국에서는 2023년, 국내에서는 2024년 허가됐다.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와 달리 야누스키나제(JAK) 억제제라 면역 활성 경로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원형탈모를 치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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