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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이 챌린지와 매드맨 전략 [EDITOR’S LETTER]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10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한 관세에 관한 서명된 행정명령을 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최근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노바이’(NO BUY) 챌린지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소유한 제품이 다 떨어질 때까지 새 상품을 구매하지 않겠다는 것인데요, 틱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신의 노바이 항목을 공유하는 숏폼 영상을 올리며 챌린지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노바이 챌린지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SNS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를 정도로 참여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미국 언론들은 노바이 챌린지 확산의 이유에 대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경제가 나아지기보다 더 어려워지고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어 앞날을 대비하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소비자심리가 꽁꽁 얼어붙고 있는 것은 미국 만의 일이 아니고, 유럽, 한국 등 아시아에서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지난해 11월 100.7에서 12월 비상계엄으로 88.2로 급락했다가 올해 1월에는 91.2, 2월엔 95.2로 반등했지만 기준인 100을 넘진 못했습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을 밑돌면 앞으로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본다는 뜻입니다.

전 세계를 뒤덮고 있는 불황의 먹구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취임 이후 포문을 연 ‘관세 전쟁’이 주요 요인으로 꼽힙니다. 트럼프는 이웃 국가인 캐나다·멕시코에는 25%관세를, 중국에는 10% 추가 관세를 각각 부과하는 것을 시작으로 오는 3월 12일부터는 자국에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매기기로 했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모든 무역 파트너를 대상으로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도 밝혔고, 최근에는 자동차 25%, 반도체와 의약품에 최소 25% 이상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예고했습니다. 동맹도 겨냥한 이 같은 ‘관세 폭탄’은 1기 때보다 더 강력해진 트럼프 대통령의 ‘미치광이 전략’으로 보는 견해가 적지 않습니다. 이에 전 세계는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고, 소비자들은 불안감에 지갑을 닫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매드맨 전략’은 국제 안보 질서도 흔들고 있습니다. 그가 덴마크령 그린란드 편입 의사를 드러내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 동맹국들이 반발하고 있고, 가자지구 주민을 주변국으로 이주시키고 휴양지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하자 아랍국들이 들고 일어났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한 달 만에 세계 경제와 안보가 혼돈 속에 빠져들면서 미국은 물론이고 각국 시민들이 경제난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데요, 그렇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미치광이 전략을 거둬들일 것 같지 않습니다. 지금은 견디고 헤쳐 나갈 수밖에 없는데요, 이를 위해 중요한 것은 내부적으로 똘똘 뭉치는 겁니다. 최근 정부는 트럼프발 관세 전쟁과 관련해 360조원 이상의 무역금융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등 통상 총력전에 나서고 있고,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겸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 기업의 대표들은 민간 경제사절단을 꾸려 미국 워싱턴을 방문했습니다. 민관과 정치권이 하나 되어 이 위기를 극복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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