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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비트코인 '7만 달러' 코 앞… 테슬라도 트럼프 집권 전 가격으로 급락

급락 중인 비트코인 가격(이미지=Google)
비트코인과 테슬라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기대를 모았던 ‘트럼프 트레이드’의 약발이 다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9만 달러를 밑돌며 8만 달러대까지 떨어졌고, 테슬라는 트럼프 집권 전 수준으로 후퇴하며 시가총액 1조 달러 선이 무너졌다.

비트코인은 오전 6시 30분 기준 8만3900달러에 거래 중이다. 한때 8만 달러 초반까지 하락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이는 올해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을 하루 앞두고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10만9114달러) 대비 20% 이상 하락한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비트코인은 ‘비트코인의 전략자산화’, ‘가상화폐 관련 규제 철폐’, ‘대통령 직속 가상자산 자문위원회 신설’ 등 친(親)가상화폐 정책 공약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등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발표된 가상화폐 정책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여기에 더해 관세 정책 강화로 인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금리 인하 가능성이 줄어들었다. 이는 가상화폐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지난 21일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비트(Bybit)에서 발생한 14억6000만 달러 규모의 해킹 사건이 투자 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 해킹 배후로 북한 해킹 조직 ‘라자루스’가 지목되면서 디지털 자산 플랫폼의 보안 우려가 커졌고, 비트코인 하락세를 가속화시켰다.

비트코인과 함께 트럼프 트레이드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테슬라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전날보다 3.96% 내린 290.80달러에 마감하며, 5거래일 연속 하락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6일 트럼프 대통령 당선 확정 직후 기록한 수준과 근접한 가격이다. 테슬라는 12월 17일 역대 최고점(479.86달러)에서 39.4% 하락하며 시가총액 1조 달러 선이 붕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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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급락은 유럽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유럽 전기차 시장이 전체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테슬라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했다.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주요 시장에서 모두 부진을 겪었으며,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반영됐다. 또한, 일론 머스크의 정치 활동이 미국과 유럽 소비자들에게 반감을 일으켜 테슬라 영업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딥워터에셋 매니지먼트의 진 먼스터는 “최근의 테슬라 주가 하락은 투자자들이 올해 실적에 대한 기대치를 재조정하는 과정”이라며,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가 소비자와 투자자의 신뢰를 저하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반면 인공지능(AI) 산업을 대표하는 엔비디아(Nvidia)는 상승세를 보이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4.36% 오른 132.15달러(약 18만9476원)에 거래되었다. 이는 전날 2% 이상 하락했던 낙폭을 빠르게 회복한 것으로, AI 데이터 센터 시장에 대한 공급 과잉 우려를 잠재우는 분위기다.

이날 큰 폭의 상승은 장 마감 후 예정된 분기(2024년 11월~2025년 1월) 실적 발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매 분기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었던 엔비디아는 이번에도 강력한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가상화폐 및 테슬라 등 특정 자산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높아졌지만, 정책 우선순위에서 후순위로 밀리고 있으며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의 홍성욱 연구원은 “대선 직후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비트코인과 테슬라는 현실적인 정책 방향이 드러나면서 조정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CNBC 역시 비트코인과 테슬라의 하락을 미국 증시와 거시적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추진하는 관세 정책이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으며, 이로 인해 가상화폐 및 테슬라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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