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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입는 시중은행…고객 서비스 물론 직원용 플랫폼까지

[금융권 AI 열풍]②
보고서‧문서요약 등 직원 생산성 높여
AI 은행원 등 초개인화 경험 제공

은행권에서 금융 AI가 널리 확산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사진 게티이미지프로]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시중은행이 인공지능(AI) 기술 실험을 넘어 현장 접목에 나섰다. 은행 산업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AI를 비롯한 디지털 전략은 곧 회사 전체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이에 은행들은 ‘리딩뱅크’ 자리를 지키거나 탈환하기 위해 AI를 경쟁력 제고의 원동력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AI 확산 가능성 커
한국금융연구원 ‘2024년 금융인력 기초통계 분석 및 수급전망’ 연구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은 국내 21곳 중 8곳(38.1%)이 AI를 활용한다고 밝혔다. 금융권 전 업종에서 AI 도입 비중이 가장 높았다. 

AI를 활용하지 않은 은행에 향후 AI 도입 방침을 물은 결과를 보면 ‘그럴 계획이 없다’고 답한 경우가 매우 적었다. 은행의 경우 13곳 중 1곳만이 이와 같이 답했다.

반면 향후 도입계획에 관해 ‘중립’이나 ‘긍정’이라고 밝힌 곳은 은행 12곳에 달했다. 은행 업종 전반적으로 AI 도입 의지가 큰 만큼 은행에서 금융 AI가 널리 확산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전문가들 또한 금융사의 AI 활용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김상진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금융산업, 불확실성의 파도를 넘어서’ 보고서에서 “망분리 규제 특례에 기반한 생성형 AI 활용 금융서비스가 고객 응대, 직원 생산성 제고 및 비용 효율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금융사들은 고객 대상 친화적 금융상담, 맞춤형 시황정보 제공에서 설계사 세일즈 화법 제공, 코드 자동생성 등으로 생성형 AI 활용 범위가 확산되며 직원 생산성을 제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생성형 AI로 직원 생산성 높이고 초개인화
실제로 각 은행들은 업무에 AI 활용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오는 4월을 목표로 ‘그룹 공동 생성형AI 플랫폼’ 구축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생성형 AI 적용에 공통적으로 필요한 기술 제공 ▲생성형 AI 최신 기술 공동확보 및 활용 지식의 공동자산화 ▲금융분야 생성형 AI 기술 사용에 대한 규제 보안성 문제 공동해결 등의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국민은행은 고객·현장·직원 중심의 비즈니스 추진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영업지원 측면에서 생성형 AI 도입 및 활용을 추진 중에 있다. 개인별로 맞춤화된 자산관리부터 디지털 금융 상담, 그리고 업무 자동화와 보안강화까지, 고객의 필요에 맞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음성만으로 업무 가능하도록 생성형 AI가 탑재된 ‘AI은행원 2.0’의 운용과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더해 AI를 기반으로 상품·서비스 큐레이션부터 앱 화면 구현까지 고객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AI 초개인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신한은행은 ‘AI 비서’를 통한 업무자동화도 본격 확대한다. 생성형 AI를 결합한 문자 인식 시스템(OCR) 고도화로 자동화 영역을 확장하고, 완결형 업무 자동화로 인력효율화를 지원해 비용을 절감한다.

신한은행 관계자가 AI 창구에서 AI 은행원을 통해 업무처리하는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 김윤주 기자]

해외송금·통역·자산관리에도 AI 접목
AI는 고객 상담뿐 아니라 해외송금·통역 등의 분야에서도 활용된다. 하나은행은 ‘AI 해외송금 예측’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는 하나은행의 외환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 기업 인터넷뱅킹을 통해 AI 기반의 해외송금 예측 모형을 구축·운영 중이다. 이는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해외송금 소요시간을 예측하고, 송금 완료 후 수취인 도착까지 실시간으로 진행상태를 확인하는 서비스다. 또한 해외에서 보낸 받을 송금까지 예측하는 서비스 제공한다. 해외송금 서비스는 무역결제의 주된 방식이지만 기존에는 현지와의 시차, 현지 금융사와의 결제 시스템 연계 등의 이유로 송금 소요시간이 발생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AI는 은행 영업 창구에서 ‘통역사’ 역할도 한다. 최근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 손님 비중이 지속 증가하고 있다. 이에 하나은행은 영업점을 방문한 외국인 손님과의 원활한 상담을 위해, 38개 언어를 동시 통역할 수 있는 AI 서비스 인프라 구축 및 운영 중이다. 현재 평택외국인센터점에서 해당 서비스가 운영되며, 추후 외국인 특화점포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산해나갈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4월 생성형 AI 기반 예·적금 상담서비스 ‘AI뱅커’를 오픈한 뒤, 대화형 언어모델의 적용 범위를 확대해가고 있다. 지난 11월에는 자체개발을 통한 ‘AI대출상담원’을 출시했고, 현재는 생성형 AI 기반 신규 서비스의 사전 검증을 위한 ‘챗봇 실험실’도 운영중이다. 향후 서비스를 확대해 개인화된 청약상담이 가능한 ‘AI청약상담원’을 출시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AI 활용한 자산관리서비스도 지속 고도화한다. 오는 4월에는 고객들도 ‘우리WON뱅킹’을 통해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올해 하반기에는 개인의 자산형성을 지원하는 ‘목표 달성 투자(GBI) 포트폴리오’ 서비스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단순 업무는 자동화해 대체하고 고난이도 업무는 지능화된 툴(Tool)을 제공해 직원의 효율적인 업무처리를 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라며 “대고객 서비스로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대직원 업무 지원으로 업무 생산성 증대 및 완성도를 향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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