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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LX 700h가 ‘밀림’을 개척하는 방법 [타봤어요]

산·강·바위 모두 부담 없이 주파해
온로드 주행서도 ‘주행의 재미’ 선사

강원도특별자치도 인제군에 위치한 ‘LX 오프로드 파크’서 강물에 도하중인 렉서스 LX700h 모습. [사진 렉서스코리아]
[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어디든 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렉서스 LX 700h의 첫 느낌이다. 가파른 산길과 흐르는 강물도 문제없었다. 울퉁불퉁한 바위길도 보란 듯이 넘는다. 30도에 육박하는 경사도 자유자재다. 분명 차에 큰 무리가 가는 오프로드 코스임에도 불구하고, 극한의 상황을 모두 이겨냈다. 시승 내내 입에서는 “이게 되네”라는 말이 나왔다. 핸들을 돌리고, 액셀을 밟는 단순한 운전 경험이 이렇게 까지 즐거울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정장을 입고, 밀림을 개척하다

기자는 강원도특별자치도 인제군에 위치한 ‘LX 오프로드 파크’서 직접 렉서스 LX700h를 몰아봤다. 코스는 ▲소형 경사로 ▲수중도하 ▲바위 ▲통나무 ▲사면 경사로 ▲경사로 ▲모굴 ▲머드 ▲회전 교차로 ▲오솔길 등으로 이뤄졌는데, 각각의 코스마다 LX 700h이 가진 무기를 몸소 체험해 볼 수 있었다.

1시간이 넘는 시간 오프로드 코스를 달리는 동안 든 생각은, ‘정장을 입고 밀림을 개척하다’였다. 럭셔리 SUV라는 LX 700h의 고급진 이미지와 달리, 성능은 재난 환경 수준에도 끄떡없을 만큼 강했다. 이를 실현시킬 수 있었던 비결은 렉서스 엔지니어들이 밤낮 없이 고민한 기술들이었다.

오프로드 주행에서는 바위나 험지와의 충돌 등으로 차량에 큰 충격이 가해질 수 있다. 이러한 극한 조건에서도 탑승자의 생존 공간은 물론 파워 유닛과 연료 탱크 등 주요 부품을 효과적으로 보호하며 안심 주행을 가능하게 해주는 구조가 바로 ‘프레임 구조’다. 프레임 구조는 차체와 섀시가 분리된 형태로, 충격 흡수 능력이 뛰어나 험로 주행이 잦은 오프로드 차량에 특히 유리하다.

차체 프레임에는 특별한 기술이 적용됐다. 바로 ‘곡선형 테일러 웰디드 블랭크’(TWB) 공법이다. 이 공법은 두꺼운 강판과 얇은 강판을 정밀하게 레이저로 용접해 하나의 철판으로 만든 뒤, 프레스로 성형하는 방식이다. 덕분에 강도와 강성을 유지하면서도 불필요한 무게는 줄여 차량의 전체적인 경량화를 실현했다.

서스펜션 시스템 역시 인상적이다. LX 700h 만의 서스펜션 덕분에 바위가 많은 지형이나 ‘모굴’과 같은 요철이 많은 노면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차량 바퀴가 노면을 잘 따라가도록 서스펜션 스트로크(움직이는 범위)를 충분히 확보했고, 바운드(압축)와 리바운드(반발) 모두에 여유를 줘 험로 주행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또한 좌우 바퀴가 각각 다른 방향으로 움직여야 할 상황에서도 뛰어난 접지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리지드 서스펜션’ 방식을 적용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능동형 차고 조절 서스펜션’(AHC) 기술이다. 이 시스템은 세 가지 핵심 기능을 통해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최적의 주행 성능과 편안함을 제공했다. 먼저 차고(지상고) 조절 기능이다. 이 기능을 활용해 도로 환경에 따라 차량의 높이를 자동으로 조정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일반 도로 주행 시에는 ▲무게중심을 낮춘 노멀(Normal) 모드 ▲고속 오프로드에서는 하이1(Hi1) ▲바위가 많은 저속 오프로드에서는 하이2(Hi2) ▲승·하차 시에는 차량 높이를 낮춘 로우(Lo) 모드로 바꿀 수 있다. 필요에 따라 차량의 높이를 직접 조작할 수 있어, 주위 환경과 차량을 온전히 지배해 움직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다음은 스프링의 강도(스프링 레이트) 제어다. 일반 주행 시에는 부드러운 승차감을 위해 스프링을 느슨하게 유지하고, 급코너·급가속·급제동 시에는 스프링을 단단하게 조여 차체의 흔들림을 줄이며 안정감을 높였다.

시승 중 예상보다 깊은 강물을 지나게 되는 순간이 있었다. 순간적으로 불안감이 엄습했지만, ‘LX 700h’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묵직하고 안정적으로 물살을 가르며 앞으로 나아갔다. 하이브리드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뛰어난 도하 성능을 보여준 데는 이유가 있다.

렉서스는 이번 LX 700h를 개발하면서 전동화 기술과 오프로드 성능의 완벽한 조화를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병렬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했다. 3.5리터 V6 트윈 터보 엔진과 10단 자동 변속기 사이에 클러치가 포함된 모터 제너레이터(MG)를 배치해, 엔진과 모터가 각각 혹은 동시에 최적의 출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이 시스템은 다양한 주행 상황에서 자동으로 전환되며, 출력과 토크를 노면에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또한, 일반적인 하이브리드 차량과 달리, LX 700h에는 별도의 발전기(얼터네이터)와 스타터가 기본으로 장착돼 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일시적으로 정지되더라도 엔진만으로도 주행이 가능한 비상 운행 모드가 지원된다. 이는 외진 오지나 극한 환경에서도 안심하고 차량을 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중요한 기술적 기반이다.

특히 도하 성능 면에서는 엔진 차량과 동일한 수준인 700mm를 실현했다. 이는 하이브리드 메인 배터리에 특수 방수 구조를 적용한 덕분으로, 수중 주행 시 배터리 보호는 물론, 전기 계통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게 했다.

이외에도 ‘크롤 컨트롤’(Crawl Control) 기능을 통해 미끄러운 노면에서 가속 페달이나 브레이크를 조작하지 않고, 스티어링 휠만으로 극저속 주행이 가능했다. 조향에만 집중하면 돼 험로 주행에 대한 피로감을 줄일 수 있었다. 

‘내리막 주행 제어장치(DAC)’는 급경사에서 각 바퀴에 가해지는 브레이크 유압을 자동으로 조절해, 가속 페달 없이도 일정한 속도로 안전하게 하강할 수 있도록 도왔다. 차와 운전자가 하나 된 순간이었다.

도로주행 중인 LX 700h. [사진 렉서스코리아]
묵직함이 주는 온로드 주행의 재미

온로드 주행에서도 진가는 발휘됐다. 강원도 인제에서 춘천까지 왕복 226km를 주행하는 동안 LX 700h는 잠시 잊고 있었던 럭셔리 SUV의 성능을 다시금 떠올리게 했다. 먼저 고속도로 진입램프에서 가속 페달을 깊게 밟는 순간, 반응하는 것은 전기 모터였다. 

트윈 터보 엔진의 과급 지연(터보랙)을 모터 어시스트가 즉각적으로 보완해 기다림 없는 강력한 가속감을 전달했다. 덕분에 큰 차체를 잊게 만드는 기민한 반응성과 민첩한 움직임을 경험할 수 있었는데, 마치 스포츠카처럼 액셀을 밟는 재미가 있었다. 

중속 영역에서도 LX 700h는 인상적이다. 이 차량은 모터 어시스트를 활용해 변속 없이도 부드럽고 연속적인 가속을 실현한다. 고급 세단처럼 우아하고 조용한 가속감은 도심에서 특히 빛을 발하며, 장시간 운전 시 피로를 확연히 줄여주는 요소로 작용하기에 충분했다.

복잡한 도심 주행 상황에서도 LX 700h는 탁월한 정숙성과 응답성을 유지한다. 감속 시에는 엔진을 정지시키고 모터의 회생제동을 활용해 효율을 높이며, 코너에서는 모터 주행을 통해 조용하면서도 정밀한 조향이 가능하다. 다시 가속이 필요할 때는 엔진이 자연스럽게 작동하고, 모터가 즉시 어시스트에 나선다.

이 모든 주행 상황 속에서 인상적인 것은 병렬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정교한 협조 제어다. 엔진, 클러치, 모터 간의 유기적인 전환을 통해 운전자는 복잡한 기계 작동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쾌적한 주행에만 집중할 수 있다. ‘정제된 움직임’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경험이었다.

차량 가격은 성능에 비례해 책정됐다. ▲오버트레일 1억6587만원 ▲럭셔리 1억6797만원 ▲VIP 1억9457만원 등으로 가격이 매겨져 있는데, 단순히 오프로드 주행용으로 타기엔 충분히 부담스러운 가격대다. 다만, 럭셔리 SUV 한 대로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모두 즐기고자 하는 이들에겐 나쁘지 않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LX 오프로드 파크’서 시승 차량들이 운행 중이다. [사진 렉서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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